3월 FOMC·ECB·BOJ 통화정책 결정, '중요한 디테일' 및 '제로금리 시대의 끝'이라는 의미 담겨져 있어
美 파월 의장,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감속 결정 여부 언급…통화긴축·유동성 회수 강도 낮추는 변화
ECB, 올해말 팬데믹긴급매입 프로그램(PEPP) 재투자 종료…2025년부터 유동성 회수하겠다는 의미
BOJ, 국채매입 지속하되 그외 증권·자산매입은 축소 및 중단 결정…미 연준·ECB 대비 여전히 완화적

임동민 님 / 캐리커처=디미닛
임동민 님 / 캐리커처=디미닛

지난 주에는 3월 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결정이 겹친 시기였습니다. 시장과 언론에서는 주로 미 연준(연방준비제도)과 ECB가 올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고,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피했지만, 빠른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이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3월 FOMC·ECB·BOJ 통화정책 결정에는 ▲중요한 디테일들과 ▲제로금리 시대의 끝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3월 미국·유럽·일본의 통화정책들에서 놓치면 아까운 디테일에 대해, 다음 칼럼에서는 제로금리 시대의 끝이 의미하는 바와 영향에 대한 인디이콘의 시선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FOMC, 금리인하의 시작과 대차대조표 정책의 변화 시사

3월 FOMC에서 연방기금 목표금리는 5.25~5.5%, 월 최대 950억 달러(국채 600억+MBS 350억)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유지됐습니다. 연준 위원들의 2024년 말 정책금리 전망 점도표의 중간값은 4.625%로 올해 75bp(0.75%포인트) 인하 전망이 유지되었습니다. 1~2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지 않아 금리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는 해소됐습니다.

이 밖에 논의된 디테일은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감속에 대해 곧 결정하겠다고 언급한 것입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있어 금리결정과 공개시장 조작(채권 매입·매각을 통한 소극적 개입)은 전통적, 대차대조표의 기조적인 정책(양적완화 혹은 양적긴축)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구분됩니다. 연준은 지금까지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를 병행해 강력한 통화긴축과 유동성 회수의 방향을 고수했습니다. 만약 금리인하를 실시하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완화하거나 중단한다면, 통화긴축과 유동성 회수의 강도를 분명히 낮추는 변화가 될 것입니다.


ECB, 금리결정과 전달의 메커니즘 변경 시사

3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중앙은행 수신금리 4.00%, 리파이낸싱 4.50%, 한계대출 4.75% 유지하고, 2024년 말 팬데믹긴급매입 프로그램(PEPP) 재투자 종료 등 종전 결정 유지했습니다. ECB는 금리정책은 연방기금목표금리의 설정을 통해 초단기, 단기 자금시장 금리가 결정되도록 유도하는 연준과 달리, 중앙은행 창구의 금리하한을 설정합니다. 즉 시중은행이 중앙은행과 자금을 거래할 때 금리하한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수신금리는 시중은행이 유로 시스템에 익일 예금을 할 때의 금리, 리파이낸싱금리는 시중은행이 ECB에서 일주일동안 대출을 할 때의 금리, 한계대출금리는 시중은행이 유로시스템에서 오버나이트 신용을 제공받을 때의 금리입니다. 2024년말에 ECB의 PEPP 재투자가 종료된다는 것은 2025년부터 유동성을 회수하겠다는 의미입니다. ECB의 대차대조표 정책은 연준을 후행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ECB의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명시하시는 않았지만, 6월에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는 형성되고 있습니다.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더라도 ECB는 유로존의 물가와 경제여건을 고려해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라는 라가르드 총재의 언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 논의된 디테일은 현행 금리하한 체계에서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간 격차를 축소하고, 상업은행 영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정할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것입니다. 대출금리와 수신금리는 각각 4.5%와 4%인데, 앞으로 예금금리는 유지하고, 대출금리는 낮추는 선택도 가능하다는 시사점이 있습니다. 또한 ECB는 현재 정책금리 결정이 민간 자금시장의 금리에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돼 통화정책 효과를 개선시킬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BOJ, 통화정책 정상화의 시작 시사

3월 BOJ 통화정책은 디테일이 선행된 많은 결정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당좌예금 구조를 NIRP(마이너스정책금리) 도입 이전 형태로 되돌리고, 초과지준에 대해 일률적으로 0.1% 금리 적용을 결정했습니다. 정책금리는 무담보 익일물 콜금리로 변경, 0~0.1%로 유도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전까지 BOJ는 은행들의 초과지준금에 - 0.1% 금리를 부과했습니다. 초과지준을 쌓을 때 금리를 주지 않고 부과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초과지준금을 쌓지 않고 대출을 늘리는 등 유동성을 확대시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BOJ의 이번 조치는 시중은행들이 초과지준금을 중앙은행 계정에 적절하게 보유하는 유인으로 재구조화하고, 정책금리는 무담보 익일물 콜금리가 0~0.1%에서 형성되는 방향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10년물 장기금리 상한목표치 1.0%를 삭제했습니다. 이는 YCC(장단기 수익률 타켓)의 명시적 설정을 폐지하는 조치입니다.

이 밖에 BOJ의 대차대조표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BOJ의 국채 매입규모는 현행 월 6조엔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금리의 급격한 상승 시 예정액에 상관없이 매입규모 확대, 지정가격 오퍼레이션 등 기동적으로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BOJ의 ETF(상장지수펀드)와 J-REITs(부동산투자신탁) 매입 중단, CP(기업어음) 및 회사채는 매입 규모를 점진적 축소해 일년 안에 매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간략히 정리하면 BOJ의 국채매입은 지속하되, 그 이외 증권 및 자산매입은 축소와 중단을 결정한 것입니다. BOJ의 통화정책은 미 연준과 ECB에 비교할 때 여전히 완화적(금리는 낮고, 국채매입은 여전히 유지)이라는 시사점도 있습니다. 한편 BOJ는 현 우에다 총재 이전, 구로다 총재(2013~2023년)부터 실시한 제로금리 정책 이외의 전면적인 유동성 확대 정책에서 서서히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도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2024년 3월 FOMC, ECB, BOJ 통화정책은 큰 방향성이 예고되고, 이를 뒷받침할 디테일한 결정들이 많았습니다. 미국의 경우 금리인하와 대차대조표 축소의 완화, 유럽의 경우 금리인하와 금리결정 및 전달구조의 변화, 일본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와 일드커브 컨트롤을 종식하고, 자산매입의 축소를 시작하겠다는 시사점이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미국·유럽·일본의 통화정책 변화가 의미하는 바, 제로금리 시대의 종식과 그 이후 전개될 변화와 영향에 대한 인디이콘의 시선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2편에 이어>

글=임동민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Who is> 임동민 님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와 KB투자증권,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지금은 독립적인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일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경험하고, 실물경제를 분석하고, 시장과 경제에 대한 단기 및 중장기 전망을 제시해 왔다. 전통적인 실물경제,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디지털금융 및 포용금융, ESG 투자, 블록체인 및 암호자산 등 새로운 트렌드에도 관심이 많다. '인디이콘의 경제M' 코너를 통해 독자들에게 미래 경제를 내다보는 독립적이면서도 균형 있는 시선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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