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지수, 각국 주식시장의 시총을 해당국의 명목GDP로 나눈 비율…100% 넘으면 해당 국가의 전체 주식시장 가치가 한 해 동안 생산하는 경제적 가치보다 높다는 의미
올 3월 기준 크립토 시장 시총은 2.4조 달러, 중국 제외 신흥시장 명목GDP는 27.6조 달러…버핏지수 환산시 0.09배, 절대수치 보다는 역사적 수치의 변동이 더 중요 
현 강세장이 2021~2022년 버핏지수(0.1~0.12배)까지 상승한다면 올해 예상 GDP 기준 2.7~3.3조 달러의 크립토 시장의 목표 시총 설정 가능

임동민 님 / 캐리커처=디미닛
임동민 님 / 캐리커처=디미닛

<2편에 이어>

지난 두 편에 걸쳐 미국 증권시장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과 유통에 의미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ETF라는 가장 혁신적인 비히클(Vehicle)에 비트코인이라는 잠재적 큰 자산(Asset)을 증권화하고  ▲채굴 ▲장외시장 ▲가상자산거래시장 ▲전통증권시장에서 시세를 형성하는 자금조달 수단이 됐습니다. 오늘은 크립토 시장의 가치평가에 대해, 다음은 향후 크립토 시장에 대한 인디이콘의 중장기적인 시선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의 가치평가는 '상향식(Bottom-up)'과 '하향식(Top-down)'으로 구분합니다. 먼저 상향식 가치평가는 개별자산의 가치평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현금흐름 방식인데, 자기자본과 타인자본 조합으로 형성한 자산이 창출할 수 있는 현금흐름의 합계를 추정하는 것입니다. 개별 증권을 분석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다음 하향식 가치평가는 전체시장의 가치평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이나 산업이 형성될 때의 시장규모를 추정하는 것인데, 대표적으로 워렌 버핏이 국가별 전체 주식시장의 자본화 정도를 가늠하는 버핏지수가 있습니다. 각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을 해당국의 명목GDP로 나눈 비율입니다. 버핏지수가 100%를 넘으면 해당국가의 전체 주식시장 가치가 한 해 동안 생산하는 경제적 가치보다 높다는 의미입니다. 오늘은 이 버핏지수를 통해 전체 크립토 시장의 시가총액을 가늠해 보겠습니다.

버핏지수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자산시장의 시가총액 ▲해당국가 혹은 지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가 필요합니다. 이번 가치평가에서 저는 크립토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과 중국 이외 신흥시장의 전체 명목GDP를 사용해 크립토 시장의 버핏지수를 산출하겠습니다. 크립토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코인마켓캡, 중국 이외 신흥시장 명목GDP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데이터를 사용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중국 이외 신흥국의 성장구도가 전개될 것

먼저 중국 이외 신흥시장 명목GDP에 대한 데이터와 추이를 살펴봅시다. 2024년 중국 이외 신흥시장의 명목GDP는 27.6조 달러로 추정됩니다. 2024년 미국, 중국, 유로의 명목GDP가 각각 27.9조, 18.6조, 16.3조 달러이고, 전세계 명목GDP는 109.7조 달러로 추정됩니다. 최근 전세계 경제성장의 추이로 볼 때, 향후 구도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중국 이외 신흥국의 성장구도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중 중국 제외 신흥시장에서 크립토가 기술이 아닌 금융으로서 사용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중국 제외 신흥시장 명목GDP와 성장률 추이를 봅시다. 달러로 환산한 중국 제외 신흥시장의 명목GDP는 2009년 마이너스(-) 9.1%, 2015~2016년 각각 -11.9%, -0.4%, 2020년 -8.9% 세 차례 감소했습니다. 앞으로 중국 제외 신흥시장 명목GDP가 플러스(+) 6% 가량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IMF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중국 제외 신흥시장의 이러한 경제구도는 크립토 시장의 변동과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어 보입니다. 

중국 제외 신흥시장의 경제위기가 발생하고 회복하는 국면에서 크립토 시장의 강세가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앞으로 +6% 가량의 꾸준한 성장에서 크립토의 기술, 화폐, 자본으로서의 사용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크립토 시장의 버핏지수를 산출할 때 필자가 중국 제외 신흥시장의 명목GDP에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점 때문입니다.

자료 : IMF WEO
자료 : IMF WEO

이제 중국 제외 신흥시장 명목GDP와 크립토 시장의 버핏지수를 산출하고, 가격(Price)을 명목(Nominal)GDP로 나눈 밴드를 그래프로 도출해 보겠습니다. 2024년 3월 현재 전체 크립토 시장의 시가총액은 2.4조 달러, 2024년 중국 제외 신흥시장 명목GDP는 27.6조 달러입니다. 이를 버핏지수로 환산하면, 27.6조분의 2.4조로 0.09배입니다. 크립토 시장의 경우 버핏지수의 절대수치보다는 역사적 수치의 변동이 더 중요합니다. 

자료 : Coinmarketcap, IMF WEO
자료 : Coinmarketcap, IMF WEO

위 그래프를 보면, 우리는 두 가지를 주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중국 제외 신흥시장의 경제위기와 회복이 있었을 때, 크립토 시장의 강세장이 발생한 이후 가격조정이 진행됐습니다. 2016~2017년의 강세장과 2018년의 조정, 2020~2021년의 강세장과 2022년의 조정이 바로 그 사례입니다. 지금은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과 유통으로 인한 유동성으로 인해 강세장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2021~2022년과 2023~2024년 크립토 강세장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2021~2022년 중국 제외 신흥시장 대비 크립토 시장의 버핏지수는 0.02배에서 0.1~0.12배까지 상승했다가 2022년 0.04배까지 하락했습니다. 2023~2024년 크립토 시장의 버핏지수는 0.04배에서 현재 0.09배까지 상승했습니다. 

현재의 강세장이 2021~2022년의 버핏지수인 0.1~0.12배까지 상승한다면, 2024년 예상 GDP 기준 2.7~3.3조 달러의 크립토 시장의 목표 시가총액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24년 중국 이외 신흥시장의 성장이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 2025년 이후 성장경로에 따른 시장잠재력 확대도 반영될 수 있습니다.


중국 제외 신흥시장의 경제위기·회복 있었을 때 크립토 강세장 이후 가격조정 진행

크립토 시장의 하향식 가치평가에 대한 저의 시선에 동의하신다면, 투자자 분들은 세 가지 질문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첫번째 질문은 2024년 이후 중국 제외 신흥시장에 거시적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가입니다. 만약 2015~2016년, 2020년과 같은 경제위기가 발생한다면 크립토 시장의 성장기반의 축소가 반영되면서 조정이 나타난 패턴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두번째 질문은 2022년 크립토 시장의 가격조정을 일으킨 충격, 예를 들면 전세계 인플레이션으로 발생할 금리상승 등 신흥시장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금융충격, 테라-루나 붕괴나 FTX 파산 등 크립토 시장충격 등이 있을 지 여부입니다. 2024년 이후 그러한 금융충격이 없다면, 향후 과열을 해소하는 조정이 있더라도 조정 폭은 2022년과 같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 이외에 크립토 생태계의 펀더멘탈(Fundamental)에 변화를 가할 혁신이나 확장이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결국 크립토 자산 전체에 대한 장기적인 자산배분과 선별의 전략과 실행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향후 크립토 시장에 대한 인디이콘의 중장기적인 시선을 전해드리면서 금융·자본시장 '혁신의 끝판왕' 세계관 시리즈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4편에 계속>

글=임동민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Who is> 임동민 님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와 KB투자증권,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지금은 독립적인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일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경험하고, 실물경제를 분석하고, 시장과 경제에 대한 단기 및 중장기 전망을 제시해 왔다. 전통적인 실물경제,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디지털금융 및 포용금융, ESG 투자, 블록체인 및 암호자산 등 새로운 트렌드에도 관심이 많다. '인디이콘의 경제M' 코너를 통해 독자들에게 미래 경제를 내다보는 독립적이면서도 균형 있는 시선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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