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사진=넥슨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사진=넥슨

넥슨코리아를 이끌며 넥슨을 국내 1등 게임사로 일궈낸 이정헌 대표가 이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한다. 그룹의 머리라고 할 수 있는 넥슨(일본법인)의 수장을 맡아 '글로벌 넥슨'을 향한 행보를 시작하는 것. 이미 한국 게임시장에서 '라이브 게임'이라는 초격차 전략을 입증한 이 대표는 올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넥슨의 지위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그가 못다핀 창업주 故 김정주 NXC 회장의 꿈을 이뤄낼 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27일 넥슨(일본법인)은 일본 현지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를 넥슨재팬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는 주총에 앞서 열린 이사회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일본 현지의 기대감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올해는 넥슨의 설립 3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글로벌 확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간 해외 주요 인사들이 맡던 넥슨재팬 대표는 넥슨 그룹의 전사적 글로벌 경영을 맡는 자리다. 사실 넥슨의 창업자인 故 김정주 NXC 회장은 국내시장보다 더 많은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일본 상장을 결정, 지난 2011년 일본 도쿄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일찍부터 게임의 본고장인 일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02년 일본에 현지법인을 세웠다. 특히 당시만해도 게임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한국을 떠나 게임 기술을 높게 쳐주던 게임종주국 일본에서 승부를 보기로 결정했다. 

이후 넥슨은 국내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북미 시장에서 손꼽히는 게임 개발사의 위치를 거머쥐었다. 특히 국내법인은 개발과 서비스를 총괄하고, 넥슨 일본법인 수장은 글로벌 확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며 이원화된 전략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다. 

이제 넥슨 글로벌 경영을 이끌게 된 이정헌 대표는 여러모로 넥슨 내에서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3년 넥슨에 신입사원으로 입사, 20여년간 근무해 온 넥슨의 베테랑이다. 말 그대로 신입사원이 본사의 글로벌 경영까지 맡게된 것. 특히 그는 지난 2014년 사업본부 본부장, 2015년 사업총괄 부사장을 역임했고 2018년 넥슨코리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개발자 출신이 아님에도 특유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넥슨코리아 대표로 있는 동안 연평균 20%의 매출 성장을 일궈냈다. 대표적으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메이플스토리M, 블루아카이브, 데이브 더 다이버 등 신작게임을 흥행시킨 것은 물론 이정헌 특유의 라이브게임 전략을 바탕으로 FC온라인4(옛 피파온라인4),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10년~20년 넘게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어냈다.

특히 넥슨은 특정 장르나 플랫폼에 치중되지 않는 다양한 흥행 게임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면서 경쟁사로 분류됐던 엔씨소프트나 넷마블과의 격차를 벌렸다. 한때 이들과 '3N'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실적으로 경쟁사를 압도하면 '넥슨 1강' 시대를 열었다. 이정헌 대표가 줄곧 주창한 '초격차 경영'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선 이 대표가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핵심 타이틀을 속도감 있게 준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여름 출시를 준비 중인 차세대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와 '마비노기 모바일'을 비롯,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잠입 생존 게임 낙원, 팀 대전 액션 게임 웨이크러너 등 다채로운 장르의 게임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넥슨을 다음 세대로 이끌어갈 역할을 맡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넥슨의 강력한 가상 세계는 전례 없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고, 넥슨의 글로벌 운영 및 개발 팀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신작 개발과 기술적인 혁신에 대한 넥슨의 헌신은 넥슨이 세계를 무대로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회사가 안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성장을 위한 궤도에 오른 시점에 글로벌 대표이사라는 자리를 넘겨받게 되었는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글로벌 타이틀들의 안정적인 운영과 글로벌 성공작이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신작 개발에 대한 투자로 넥슨의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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