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 사진=이성우 기자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 사진=이성우 기자

서울을 찾은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계정 추상화'를 강조했다. 이를 통해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의 고질적인 문제인 복잡한 사용자경험(UX)도 해결할 수 있을거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개선해온 비탈릭 부테린은 앞으로 10년은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이용자 편의성을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7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에서 열린 '비들 아시아 2024'에서 비탈릭 부테린이 '계정 추상화의 미래(The Future of Account Abstraction)'를 주제로 키노트 강연했다. 이날 그는 "열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계정 추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년 동안 이더리움은 아래서부터 체인을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대표적인 것이 PoS 전환이이다. 앞으로의 10년은 생태계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이용자 단계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정 추상화가 블록체인의 복잡하고 불편한 UX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정 추상화란 이더리움 내 두 가지 지갑을 하나처럼 쓸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더리움엔 '외부 소유 계정(externally owned account, EOA)'과 '계약 계정(contract account, CA)'이 있다. EOA는 검증 용도로 사용하는 계정으로 개인키(Private Key)를 가지고 트랜잭션을 쏜다. 그리고 CA는 컨트랙트 데이터가 오면 이를 수행한다. 대표적인 가상자산 지갑 메타마스크가 EOA의 대표적인 예다.

이같은 구조 때문에 블록체인 이용자들은 굉장히 복잡하고 불편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계정의 모든 보안을 개인키 하나에 의존하고 있어 개인키를 도난 당하면 모든 자산을 잃을 수 있고, 시드문구를 잃어버린다면 계정 복구가 완전히 불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계정 프로그래밍이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 CA는 프로그래밍 가능하다. 때문에 CA는 보안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비밀번호를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 다만 개인키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트랜잭션을 실행할 수 없다.

계정 추상화는 EOA와 CA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계정을 추상화시키는 것이다. 계정에 개인키가 없어도 트랜잭션을 실행 및 검증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증 및 검증이 빨라질 뿐만 아니라 개인키 관리도 요구하지 않는다. 또 이더리움이 아닌 다른 가상자산으로 가스비를 낼 수도 있다. UX가 극적으로 개선되는 것이다.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 2021년 계정 추상화를 구현하는 ERC-4337을 제안한 바 있다.

비탈릭 부테린은 "계정 추상화는 연구 단계에서 생산 단계로 가고 있다"며 "이용자 수준에서의 불편함이 많은데, 이를 개선하고 더 나은 생태계로 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시일내서 많은 개선들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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