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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위 암‧유전병 임상, 암흑물질 탐지 경쟁…사이언스 2020 과학이슈 전망

2020-01-10박응서 기자

올해는 유전자가위(CRISPR)가 암과 유전 질병 치료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시험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사진제공 셔터스톡

올해 유전자가위 암과 유전병 치료 임상 실험과 암흑물질 탐지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 과학학술지 사이언스가 지난 2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과 함께 이종 기관 이식 활성화,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등장, 단백질을 활용한 고고학 연구, 위기에 처한 생물다양성과 기후 정책 등을 2020년 주요 과학이슈로 전망했다.

사이언스는 유전자가위(CRISPR)가 암과 유전 질병 치료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시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유전자가위로 암환자의 T세포에 있는 유전자 세 개를 비활성화하는 소규모 임상실험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방법은 면역체계에서 악성 세포가 자라는 것을 막아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에서 유전자가위 암치료에 대한 많은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또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에 결함이 있는 성인 유전자를 DNA편집기로 태아의 헤모글로빈에서 얻은 유전자로 보완해 낫 모양 적혈구 장애와 지중해성 빈혈을 가진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점진적으로 실명을 유발하는 유전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시력을 개선시키는 유전자가위 임상실험에서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종 기관 이식 활성화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유전자가위가 이종 기관 이식 분야를 다시 활성화시킬 전망이다. 사람 장기나 조직을 돼지 같은 동물에서 얻은 장기나 조직으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사람 간과 심장 등 수요에 비해 부족한 장기를 대체하고, 인슐린을 만드는 섬세포로 당뇨병을 치료하며, 실명을 치료할 각막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존 실험에서는 사람의 면역 체계가 다른 동물로 얻은 장기를 파괴해 한계가 있었다. 최근 유전자가위 실험은 돼지 유전자를 수정해 사람의 면역 반응을 막거나 약하게 만들고, 위험한 바이러스를 발생시킬 수 있는 잠재 DNA를 제거했다. 이렇게 편집된 돼지 장기를 원숭이에 이식해 오래 생존하는 것을 확인하며 안전성과 성능을 증명했다.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등장
올해 중국에서 초당 10의 18제곱만큼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슈퍼컴퓨터 경쟁은 중국의 3개 기관인 텐진의 국가슈퍼컴퓨팅센터, 진안의 국가슈퍼컴퓨팅센터, 수곤으로 알려진 다우닝정보산업이 경쟁하고 있어 어디에서 가장 먼저 선보일지는 미지수지만 중국에서 나올 것은 확실해 보인다. 슈퍼컴퓨터는 중국을 비롯해 유럽연합, 일본, 미국에서 유전학 연구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사용되며, 급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 발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암흑물질 탐지 경쟁
올해 두 개의 강력한 지하 탐지기가 가동에 나서며, 암흑물질 가상 입자 탐지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예정이다. 암흑물질은 우주에 널리 분포하지만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으면서 질량을 가진 물질이다.

먼저 이탈리아 그란 사소 국립연구소가 아주 낮은 온도의 액체 크세논을 8톤이나 갖춘 크세논엔티(XENON-NT) 검출기를 가동할 예정이다. 미국 사우스다코다 주에 위치한 샌포드 지하연구소에서도 액체 크세논을 10톤을 함유한 룩스제플린(LUX-ZEPLIN) 검출기를 가동할 예정이다. 두 검출기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암흑물질 사냥꾼들은 더 큰 검출기 제작에 나서거나 다른 형태의 암흑물질 탐지에 나설 수 있다.

룩스제플린(LUX-ZEPLIN) 암흑물질 검출기가 샌포드 지하연구소에서 데이터를 기록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샌포드 지하연구소

불 붙는 중성미자 연구
일본에서 우주 생성과 진화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도움을 줄 중성미자를 찾는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올봄 출범 22주년을 맞이한 슈퍼카미오칸데 중성자 관측소에서 과학자들이 희귀금속인 가돌리늄으로 만든 관측실의 민감도를 더 높일 예정이다. 이렇게 하면 초신성에서 나온 중성미자가 관측실의 물과 만날 때 발생시키는 신호를 감지해 폭발하는 별의 특성을 이해하는 단서를 얻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720억엔(약 7700억원)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단백질을 활용하는 고고학
올해 단백질이 100만년 전에 살았던 인류와 동물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단백질은 DNA보다 안정적이고, 분석방법이 좋다. DNA가 부족한 오래된 화석에서 과거를 연구할 때 단백질이 더 효과적인 이유다. 단백질은 치아나 뼈, 머리카락에서 얻을 수 있다. 또 단백질을 이용하면 식물과 동물 재료로 만든 공예품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심지어 양피지 필사물이나 문서를 봉인하는데 사용한 밀납에서도 얻을 수 있다. 과학자들은 항아리에 남아 있는 찌꺼기를 이용해 몽골에 살던 유목민이 낙타나 염소 우유를 처음 마셨는지도 알아내고 있다.

 

위기에 처한 생물다양성과 기후 정책
올해 10월 세계 각 나라는 중국 쿤밍에서 만나 생물다양성 협약 개정에 나서며, 실제 실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는 10년 전에 일본 아이치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 감소를 막기 위해 20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진행된 것이 거의 없을 정도다.

올해는 기후 변화 정책에서도 중요한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연합(UN)은 11월 초에 영국 글래스고우에서 기후정상회의를 열 예정인데, 각 나라는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공약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미국이 파리 기후 협약을 탈퇴한 상태인데, 올해말 미국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돼도 2021년 취임 뒤에나 가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네이처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에 올해 중국과 미국 등이 화성 탐사 경쟁에 나서고, 블랙홀에 대한 새로운 비밀을 밝히며, 과학자들이 인공적으로 효모를 합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새로운 소립자 발견, 쥐를 이용해 사람 세포를 배양하는 연구, 바이러스 번식을 막는 모기를 활용해 전염병 확산을 막는 연구,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훨씬 저렴하고 생산하기 쉬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안전하고 오래 쓰는 차세대 배터리인 고체전해질배터리를 이용한 전기자동차 등장 등을 2020년 주요 과학이슈로 꼽았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