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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피플]고삼석 전 방통위 상임위원① "두번째 임기는 처음부터 절반만 할 생각이었다"

"새 정부 출범 후 미디어 부문 장애물 정리하는 역할 수행...소명 다하고 물러나"

2019-12-02서정근 기자

방통위 상임위원 직에서 물러난 고삼석 전 위원.

최근 야인(野人)이 된 고삼석 전 방통위 상임위원은 자리를 내놓는 과정에서, 그리고 그 이후 행보에서 궁금증과 눈길을 모으고 있는 인사다.

고삼석 전 위원은 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 방송개혁 활동에 몸담은 이래 미디어·ICT 부문에서 민주당 정부의 이론가이자 실행가로 활동해왔다. 박근혜 정부가 중반부로 접어든 2014년에 야당 몫의 방통위 상임위원이 됐고 정권교체 후 재차 상임위원이 된 후에는 이효성 위원장과 함께 새 정부 미디어 정책의 방향타를 쥐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효성 위원장이 사퇴하고 고삼석 위원까지 자리를 내놓자 '임기제'가 기본인 방통위 거버넌스의 '뿌리'가 흔들렸다는 우려가 나왔고, 그 배경에 눈길이 쏠렸다. 총선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데, 최근 고삼석 전 위원이 출간한 저서 '5G 초연결사회, 완전히 새로운 미래가 온다'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목이 쏠렸다.

고삼석 전 위원은 "자리를 내놓게 된 이유로 여러 이야기들이 나돌았던 것을 알고 있으나 나는 처음부터 두번째 임기는 절반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생각했다"며 "내 계획과 구상대로 됐다면 이효성 위원장 보다 내가 먼저 물러났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어진 시간 동안 충분히 역할을 했고, 그 소명을 다했으니 홀가분하게 자리를 내놓고 다른 역할을 찾아 떠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 전 위원은 "정권이 바뀌었는데, 과거 정부부터 이어져 온 문제가 (공영방송과 미디어 거버넌스 곳곳에) 있었다"며 "나는 적폐라는 표현을 잘 안쓰는데, 새정부 입장에서 정리해야 할 것들, 곳곳에 장애물이 있는 상황이었다"고 술회했다.

이전 정부 사람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전 정부의 정책 등 '장애물'이 있었고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일반 공무원' 출신이 아닌 미디어·ICT 부문에서 이론과 집행을 맡아온 '키맨'이었던 자신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지명하는 상임위원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알아야 하고, 설명 안들어도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자리인데, 나름 최적화된 후보였다"고 자평한 고 전 위원은 "1년반 동안 장애물을 잘 정리하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논란도 없지 않았다. 정부와 민주당이 임기가 남아있는 공영방송 사장단들을 무리하게 내보냈다는 비판이 있었고, 공영방송 이사장 임명 과정에서 집권당이 점하는 '기득권'을 포기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철회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 전 위원은 이같은 일각의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공영방송 사장 임명 과정에서 청와대와 야당이 나눠갖는 지분이 6대4였다면 우리의 새로운 안(박홍근 의원이 과거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을 토대로 새롭게 마련한 안)은 그 지분율을 55대 45, 51대 49로 바꾸는 안이었다"고 설명한 고 전 위원은 "그렇다면 이정도의 안은 야당이 받아줬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전 위원은 "우리가 집권했을 때 전정부가 임명한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 임기가 2년 남아있었다"며 "아마도 야당은 이들의 임기가 남아있는 2년 동안 자신들이 공영방송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기가 남아 있는 KBS, MBC 사장을 내몬 것이 잘못됐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는 지적에 고 전 위원은 "정부도 웬만한 자리는 임기를 지켜줬고, 실제 EBS 감사는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답한 후 "KBS, MBC의 경우는 정부가 나서기 전에 두 회사 조직원들이 나선, 내부 투쟁의 성격이 컸다"고 평가했다.

고 전 위원도 이 과정에서 "무리수가 전혀 없진 않았다"고 인정했으나 "이정도면 굉장히 무난하게 잘 매듭이 지어진 셈"이라고 자평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마치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 '15년만의 정권교체'라고 주장한 박근혜 정부의 출범 초기 주요 포스트 인선과 비교하면 더욱 그랬다는 것이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