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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으로 폐암 진단하는 전자코 개발…ETRI, 200회 임상에서 75% 정확도 확인

2019-10-08박응서 기자

호흡하는 기체 분석 시스템에 이용하는 센서. 사진제공 ETRI

국내 연구진이 호흡(날숨)을 이용해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의료용 ‘전자코’를 개발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폐암을 일찍 파악해 예방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폐암세포가 만드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호흡할 때 나오면 이를 감지하는 센서와 이 데이터로 폐암 환자를 판별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호흡할 때 나오는 날숨에 들어 있는 다양한 기체에서 사람이 냄새는 맡는 특성을 활용해, 전자소자로 사람 코처럼 냄새를 맡아 질병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전자코’를 만들었다.

현재 폐암 진단에 주로 사용하는 X선 검사나 CT검사는 방사선을 활용해, 검사 때마다 방사선에 노출되는 위험이 있다. 또 비용이 높아 부담도 크다. 지난해 한국인 사망원인 1위가 암이었고, 이 중 폐암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그만큼 폐암 진단과 예방법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사람 호흡만으로도 간단하게 폐암을 진할 수 있다. 우선 검진자의 날숨을 비닐 키트에 담는다. 날숨이 찬 비닐에 탄소막대기를 넣으면 호흡 중 배출되는 여러 가스 성분이 막대기에 붙는다. 다시 이 막대기를 전자코 시스템에 넣는다. 시스템을 작동하면 센서에 달라붙은 가스에 따라 전기 저항이 달라진다. 이렇게 날숨의 구성성분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기존 환자 정보와 비교해 폐암 유무를 판별한다.

연구진은 분당 서울대병원의 도움으로 폐암 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 날숨을 채취해 200회를 분석한 뒤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계학습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해 적용한 결과 약 75%의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동 병원 흉부외과 연구팀이 임상적 유의성도 확인해 폐암환자 진단 보완재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음을 보였다.

 

ETRI 박형주 선임연구원이 분석 시스템에 넣을 날숨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ETRI

 

이 기술은 기존 병원 진단 장비에 비해 센서 제작 비용이 저렴하고 가격 대비 정확도가 높다. 편의성도 우수해 폐암 환자의 수술 예후 모니터링은 물론, 일반인의 건강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 정보를 추가로 얻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판별 정확도를 높이고, 위암과 대장암 같은 다양한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지도 알아볼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 이대식 박사는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폐암 진단 관련 의료기기 시장경쟁력 확보는 물론, 정부의 건강보험료 지출 비용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연구를 수행한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도 “이번 연구성과로 저렴하면서도 편리하게 폐암발병 여부를 검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정확도 개선과 빅데이터 적용 등을 통해 시스템을 고도화해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센서&액추에이트 B’에 게재됐다.

 

박응서 테크엠 기자  gopoong@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