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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엠기획] 텔레그램 암호화폐 '그램' 론칭 임박, 불법자금 우려 심화시키나

불법 자금 추적 국제 공조 활성화…“익명성 앞세우면 규제 철퇴 우려”

2019-09-03김태환 기자

출처=셔터스톡

리버스 ICO를 진행한 업체 중 가장 먼저 서비스를 론칭하는 텔레그램 암호화폐 ‘그램(GRAM)’이 불법 자금 유통망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 서비스하던 메신저부터 불법 단체가 악용한다는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일어난 데다 개발을 비공개로 진행해 규제 충족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KYC(고객신원인증)에 대한 국제 공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 불신을 해소하려면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버스 ICO 첫 번째 암호화폐 다음달 론칭

최근 뉴욕타임스 같은 외신에 따르면 텔레그램이 비공개암호화폐공개(PICO, Private Initial Coin Offering)에 참여한 투자자들과 “올해 10월 31일까지 그램 토큰을 제공할 예정이며, 이를 실행하지 못할 경우 투자한 금액을 모두 돌려준다”는 내용 계약을 체결했다.

보도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이달부터 공개적으로 그램 블록체인 플랫폼 테스트넷을 가동하고, 텔레그램 이용자들에게 ‘그램’ 토큰을 제공하는 것을 실험할 계획이다.

텔레그램은 지난해 두 차례 PICO를 통해 17억달러, 당시 환율로 약 1조8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텔레그램 암호화폐 ‘그램’은 메신저 내에서 손쉽게 결제와 송금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텔레그램은 이용자 수가 2억명이 넘는 세계적인 메신저다. 비영리 프로젝트로 시작해 부분 유료화나 광고가 없다. 특히 보안 성능이 뛰어나 사생활보호를 원하는 사람들이 애용한다.

‘비밀 대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송할 경우, 종단간 암호화를 적용해 두 단말기 간에서만 복호화가 가능한 비밀키를 적용한다. 이렇게 하면 서버는 암호화된 메세지를 단순히 전달하는 기능만 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감청해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지난 2014년 한국에서 카카오톡 감청 논란이 발생했을 때, 다수의 이용자들이 텔레그램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공안당국의 눈을 피하려는 홍콩 시위대들이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런 보안성 때문에 불법 단체들이 텔레그램을 악용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실제 텔레그램은 이슬람국가(ISA)의 테러단체들이 테러를 모의하는데 자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는 19세 여대생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돼 대도시에서 무차별 테러를 저지르려다 적발됐다. 이 여대생은 텔레그램을 활용해 AK소총을 구입하려다 발각됐다.

 

“신뢰 확보하려면 규제 적합 여부 공개해야”

이처럼 메신저를 악용하는 불법·테러단체가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암호화폐마저 출시되면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성에 기대 불법자금 유통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그램은 송금 서비스에서 익명성을 강조한다는 방침인데, 규제 당국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페이스북은 백서만 공개했는데도 미국 정부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이를 감안하면 텔레그램에 대한 제재 수위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불법 자금 추적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도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건전성을 확립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자금세탁방지(AML)와 고객신원확인(KYC) 준수가 핵심사항으로 기재돼 있다.

또 다른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그램은 리버스 ICO로는 첫 번째 론칭이 될텐데 첫 단추부터 어긋나면 나머지 프로젝트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테스트도 비공개로 진행해 어떤 암호화폐가 나올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인데, 신뢰를 확보하려면 결국 규제 적합 여부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테크엠 기자 kimthi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