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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페이스북 리브라 암호화폐 상용화 ‘선봉장’ 될 수 있을까

스테이블코인으로 변동성 억제…“글로벌 암호화폐 규제가 변수”

2019-06-21김태환 기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출처=뉴시스)

IT 공룡기업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 백서가 공개되면서 암호화폐 업계는 물론, 각 국가별 정부와 금융당국들도 시장 영향력과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관심이 있는 사용자들만 찾는 기존 암호화폐 플랫폼과 달리 이용자 수가 23억명이 넘는 거대 플랫폼을 이미 가지고 있어, 확산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계좌나 신용카드가 발급되지 않아 기존 금융권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도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 각 국가별 규제가 리브라 확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금융망을 이용하지 않고 정부 통제를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테크M은 페이스북 리브라를 둘러싼 여러 질문들을 문답식으로 정리해 봤다.

 

Q. 페이스북의 리브라는 어떤 암호화폐인가.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현재 암호화폐 1위인 비트코인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로 만들고 있으며, 지난 6월 19일 백서를 공개했다. 실물화폐와 가격이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 형태로 만들었다. 리브라는 은행 예금, 달러, 파운드, 유로, 스위스 프랑, 엔으로 발행된 단기 국채로 구성된 ‘바스켓’에 의해 가격이 유지된다. 리브라는 국제 송금과 함께 온‧오프라인 결제에 이용할 수 있다.

리브라는 기존 암호화폐처럼 영문약자를 사용하지 않고 법정 화폐 방식과 유사하게 ‘≋’라는 단위를 붙인다. 비트코인은 1BTC라고 표기하는 반면 리브라는 1≋라고 쓰고, 1리브라라고 읽는다.

 

Q. 리브라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운영되나.

리브라 프로젝트는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금융‧통신‧블록체인 기술업체들과 벤처캐피탈이 함께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 함께 만들고 관리‧감독한다. 따라서 페이스북이 마음대로 운영할 수 없는 구조다. 페이스북은 자회사인 카리브라를 통해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의사 결정 과정에 1표를 행사할 수 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리브라 블록체인과 개발자 플랫폼을 오픈소스로 제공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도 지원한다. 리브라 생태계에 참여할 기업들과 계약하는 역할도 맡는다.

리브라 컨소시엄 참여사들.

Q. 파급력이 클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는.

컨소시엄 참여 업체가 세계적인 기업들이다. 결제 분야에서는 마스터카드, 페이팔, 페이유(나스퍼의 핀테크 자회사), 스트라이프가 참여했다. 테크 분야는 부킹 홀딩스, 이베이, 페이스북/카리브라, 파페치, 리프트, 머카도파고, 스포티파이, 우버가 들어왔으며, 통신은 일리야드, 보다폰이 참여했다. 블록체인 분야는 앵커리지, 비선트레일즈, 코인베이스, 자포홀딩스가 함께 한다.

페이스북 자신도 거대 공룡기업이다. SNS 페이스북 월간 사용자 수는 23억명에 육박한다. 단순하게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시작하자마자 23억명의 잠재사용자를 확보하며 사업을 시작하는 셈이다. 게다가 마스터카드 신용카드사, 미국을 꽉 잡고 있는 간편결제서비스 페이팔까지 함께 하고 있다. 당연히 서비스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다.

 

Q. 어떻게 쓸 수 있는지.

페이스북 자회사 카리브라가 개발한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과 리브라를 지원하는 외부 업체 지갑을 통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는 자신의 거주국 화폐로 리브라를 살 수 있다.

사용자가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다면 지갑 앱과 연동해 리브라를 구매하고, 자국 화폐로 환전할 수 있다. 반면 계좌가 없다면 리브라 공인 유통 업체에서 현금을 주고, 월렛 앱에 리브라를 채워넣거나 리브라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카리브라 지갑은 별도 앱 형테로 제공되지만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에 내장될 수도 있다. 지갑에는 송금기능은 물론 QR코드 결제, 매장 내 결제, POS(point-of-sale) 시스템 통합도 제공된다.

 

Q. 리브라 참여 기업들의 수익은.

리브라는 수수료가 적기에 수수료 수입은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 업체들은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1000만달러(약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노드 운영자로 참여하면 배당 형태로 보상을 제공받는다.

만일 사용자들이 리브라를 많이 보유할수록 은행에는 자산이 축적되는데, 이들 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중 일부를 투자사가 배당으로 받는다. 리브라 생태계가 거대해진다면 이자 수익이 상당해져, 투자사들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리브라 인베스트먼트 토큰’을 별도로 발행한다. 토큰은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멤버에게만 판매되며, 소유기업은 토큰에 대한 담보로 은행에 예치된 자금에서 나오는 이자를 받는다.

 

Q. 소비자가 리브라를 사용하면 얻는 장점은 무엇인가.

우선 은행 계좌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현금결제 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적으로 은행 계좌가 없는 인구가 약 17억명에 육박한다. 이들이 자신들만의 전자지갑을 활용해 다양한 결제와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기존 금융 소비자들의 사용 편의성도 커질 전망이다. 페이스북 SNS를 이용하다 바로 친구에게 송금할 수 있다. 암호화폐 송금은 기존 은행의 스위프트망을 이용하지 않기에 수수료 역시 매우 줄어든다. 기존 간편결제나 간편송금 서비스도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선택권이 넓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금전 거래를 할 때 수수료가 적어 매우 효과적이다.

리브라 암호화폐 단위.

Q. 리브라 서비스 규제 가능성이 큰지.

규제 문제가 걸린다. 암호화폐 거래는 익명성을 확보한 채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신원증명에 대한 요구와 자금세탁에 대한 우려가 크다.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 총회에서는 암호화폐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가이던스)을 논의했다. 이전에 FATA가 내세웠던 가이던스 초안은 ▲적합한 고객 신원확인(Know Your Customer: KYC) ▲강화된 고객 확인(enhanced due diligence: EDD) ▲거래 모니터링 ▲의심 행동 보고와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규제는 현행 KYC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블록체인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미국 의회는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발행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소위원회의 맥신 월터스 위원장(민주당)은 지난 6월 19일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백서를 공개하자마자 “혹시 발생할 지 모를 위험 요소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암호화폐 발행 계획을 잠시 중단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세로드 브라운 의원(민주당)도 이날 정부 핵심 금융 감시 기관들에 페이스북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계획에 대한 실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Q. 한국 블록체인 업계 반응은 어떤가.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룡기업을 필두로 규제의 장벽을 깨주길 바란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청한 블록체인 스타트업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 블록체인 업계는 규제라는 촘촘한 그물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기업이 총대를 메고 나서면 정부 관계자들과 소비자들의 인식이 개선되고, 산업 전반에 활력이 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룡기업의 시장 독식 문제도 함께 제기된다. 공룡기업으로 사용자가 몰리고 나머지 스타트업들은 제대로 시작도 못해본 채 사장될 수 있다는 우려다.

 

Q. 리브라는 상장 계획이 있는지.

- 현재까지는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설계해 변동성을 축소시켰다. 다만 다른 암호화폐와의 가치 교환을 목적으로 상장될 여지도 있다. 실제 지난 3월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암호화폐 거래소와 협상을 진행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김태환 테크엠 기자 kimthi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