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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어벤져스 유출부터 성인물도 마음대로…규제 사각지대 '웹하드'

저작권 침해한 영화·불법 촬영물·심의받지 않은 성인게임 등 제한없이 유통

2019-05-02고장석 기자

'O4월 개봉 [엔 뜨 게 임]', '어.벤.져.스 엔/드/게/임'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불법 촬영물이 국내 웹하드에서 퍼지고 있다. 필터링 단속을 피하고자 한 글자씩 제목을 떨어뜨려 쓰거나, 교묘하게 단어를 바꿔 쓰는 식으로 속여 영화 전체 영상을 통째로 올린 것이다.

중국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은 누군가 극장에서 카메라를 몰래 숨겨두고 촬영한 일명 ‘캠 버전’으로, 화질은 조악하지만 3시간 이상 분량으로 영화 전체가 담겨있다. 영화 개봉 다음 날 바로 웹하드에서 유통된 데다 한 때 국내 주요 웹하드 사이트의 인기 다운로드 순위에 올라갈 정도로 영향은 적지 않았다.

웹하드 측은 뒤늦게 대처에 나섰지만 이미 다른 웹하드와 토렌트 등으로 영상이 유출돼 손 쓸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번졌다.


웹하드에서 유포된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불법 촬영본

어벤져스뿐 아니라 국내 웹하드 사이트에는 저작권법을 위반한 영상이 수없이 유통되고 있다.

웹하드 사업자는 영상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헤비 업로더’라 불리는 전문 영상 제공자를 고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헤비 업로더는 하루에도 수백 개의 영상을 올리는데, 문제는 영상 중 대다수가 불법 자료라는 점이다.

실제로 한 웹하드에서는 헤비 업로더가 몰래카메라나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지속해서 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업로더는 이날 100여 개의 영상을 올렸는데 모두 성범죄 장면을 촬영한 불법 영상이었다.

업체에 게시글을 신고하자 불법 촬영물 영상은 삭제됐지만, 영상을 내려받은 사람이 얼마나 될지, 또다시 퍼져나갈지는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모 웹하드에 올라온 디지털성범죄 영상

이외에도 웹하드에서는 불법 성인 게임도 제한 없이 유통되고 있다. 수천 개에 이르는 일본산 성인 게임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은 채 다운받을 수 있게 되어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보자는 “웹하드에서는 음란성, 선정적, 성범죄 내용이 담긴 게임들이 유포되고 있는데, 아동 성범죄 등 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담고 있다”며 “미성년 여학생, 유부녀, 심지어 어린아이와 성관계를 맺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게임은 원칙적으로 게임위의 심의를 거쳐야 유통될 수 있지만 웹하드에서는 아무런 제재 없이 업로드가 이어지고 있다.

웹하드 업체들은 불법 영상이 웹하드에 올라오면 신고를 통해 삭제하고, 여러 번 적발되면 업로더의 판매 자격을 취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영상이 삭제되더라도 헤비 업로더들은 판매 자격이 유지되거나 아이디만 바꿔서 다시 영상을 올리는 일이 대다수다.

웹하드 업체가 계속 영상이 올라올 수 있도록 신고받은 영상만 지우고, 판매 자격을 유지하도록 눈감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웹하드 업체가 불법 영상이 유통될 수 있도록 불법 촬영물 업로더를 눈감아주는 행위는 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지난해 8월 일명 ‘웹하드 카르텔’에 대한 의혹이 제기 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국내 웹하드에는 불법 영상 업로드가 반복되고 있다. 웹하드 카르텔이란 웹하드 사업자들이 몰래카메라·디지털성범죄 영상 업로더를 고용해 조직적으로 영상을 올리고 불법 촬영물 유통을 방조해 거액의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다.

올해 1월을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44개의 웹하드 업체가 운영 중인 상황. 불법 촬영물 단속 현황을 비롯한 저작권·심의 규정 준수 점검이 시급하다.

 

고장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