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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보다 ‘테크핀’ 금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주도권 바뀌나

상대적으로 변화가 느린 금융권…IT 기업 발 빠른 대처 확산

2019-04-10김태환 기자

출처=셔터스톡

 은행과 보험 카드사들이 주도해 금융서비스에 IT기술을 접목하는 핀테크(Fintech)에서 IT기업들이 나서서 금융 서비스를 접목하는 테크핀(Techfin)이 확산되고 있다.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방향을 틀기 힘든 금융기업과 달리 테크핀 기업은 완전히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할 수 있어 빠르게 혁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여전히 존재하는 규제와 더불어 테크핀 스타트업은 자금난으로 서비스가 사장될 우려가 있어 정책 자금지원과 규제완화 필요성도 대두된다.

 

ICT 바탕에 금융 도입 ‘테크핀’

최근 ICT업계에 따르면 금융사가 주도하는 융합인 핀테크보다 구글이나 아마존, 카카오 같은 IT 기업이 주도하는 테크핀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테크핀은 2016년 중국 알리바바 회장 마윈이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마윈은 “핀테크는 기존 금융 시스템 기반 위에 ICT를 접목시킨 서비스인 반면, 테크핀은 ICT 바탕 위에 금융 시스템을 구축한 서비스”라고 언급했다.

테크핀 기업에는 마윈의 알리바바를 비롯해 아마존과 애플, 삼성전자, 카카오 같은 글로벌 IT기업부터 모인과 렌딧, 토스 같은 스타트업이 포함된다.

아마존은 ‘페이먼트 파트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테크핀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아마존 계정에 카드 정보가 연결돼 있는 고객들이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이룬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할 때 아마존 페이로 구매할 수 있게 지원한다.

아마존 홈페이지에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한 가입자는 2억8000만명으로, 이미 3000만명 회원이 아마존 페이를 활용해 지급결제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애플페이’와 ‘삼성페이’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해놓으면 온오프라인에서 간편결제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 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해 주목받았다. 비트코인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이더리움과 트루USD, 베이직 어텐션토큰(BAT), 어거(REP), 체인링크, 팍소스 스탠더드, 메이커, USD코인, BNB, ZRX, 코스미 등을 지원한다.

카카오는 송금결제를 지원하는 카카오페이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출시 12시간 만에 가입자가 18만명을 넘어서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공인인증서 설치 같은 번거로움이 없는데다 간편한 사용방법,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무료와 같은 혜택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됐다.

토스 역시 공인인증서 없이 송금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출금할 때 자동이체에 쓰는 CMS 기능을 이용해 가상계좌로 돈을 보내는 방식을 활용한다. 토스는 최근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렌딧은 개인 간 P2P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렌딧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은 머신러닝 기반으로 구동된다. 대출자들의 최근 1년간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신용도를 평가한다. 신용평가사에서 제공하는 사기 정보공유 데이터와 함께 직장 신용정보와 상환정보를 종합해서 반영한다.

 

 암호화폐 지갑이 탑재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10(출처=삼성전자)

 

금융권과 다른 의사결정 구조가 경쟁력

IT업계에서는 주체가 금융사가 아닐 경우 상대적으로 의사결정에서 자유롭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 분야에 대해 완전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 의사결정이 빠르고 힘 있게 진행된다는 의견이다.

일반적으로 금융사는 핵심 수입원에 대한 집착이 크다. 은행은 예대마진, 카드사는 수수료 수입 규모가 커 이들을 포기하지 못한다. 따라서 체질 변화에 소극적이고, 새로운 시도에 대해 지지부진한 태도를 가지게 될 확률이 높다.

20여년간 카드사에서 마케팅과 신사업 분야에서 일했던 황용택 페이코인 대표는 “한국 금융권은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어떤 범위라는 자신들이 만든 틀 안에서만 혁신을 얘기한다”면서 “카드사는 가맹수수료 문제로 고민하는데, 수수료를 지키는 방식으로만 고민한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신용카드사에서 가맹수수료 수입은 전체 수입에서 90% 가까이 차지하는데, 캐시카우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신사업을 추진하는 다른 부서가 기를 펴지 못한다”면서 “이런 정치적인 구조로 인해 신사업 부서가 계속 힘에서 밀리고, 성과가 나지 않으면 폐지되는 수순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청한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의 보수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새로운 사업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도록 제약한다”면서 “상대적으로 핀테크를 잘하고 있다는 금융지주사들도 속내를 보면 결국 부수적으로 진행하는 사안들이지 메인 사업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전력을 다하는 테크핀 업체와 경쟁이 안 된다”고 말했다.

테크핀이나 핀테크 모두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혁신을 이루는 자산이 될 수 있기에 모두가 성공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으로 정부에서도 핀테크 관련 규제완화에 관심이 많지만 업계에서는 샌드박스로만 끝나고 결국 규제안은 그대로 남을 수도 있다고 걱정한다”면서 “정부가 면피성이 아니라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며, 상대적으로 자본이 없는 테크핀 스타트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이나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이 고려된다”고 설명했다.

 

[테크M=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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