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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신고 버려지는 신발 없도록…“AI가 정확한 발사이즈 측정해 드려요”

딥러닝 기반 신발 사이즈 측정 솔루션 ‘펄핏’ 이선용 대표 인터뷰

2019-02-27곽예하 기자

이선용 펄핏 대표는 “고객이 온·오프 라인 어디서든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신발을 추천 받고 살 수 있도록 정확한 AI엔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달 온라인에서 구매한 사이즈 230mm 구두는 딱 한 번 신고 신발장에 방치돼 있다. 30분쯤 걷자 양쪽 새끼발가락이 너무 아파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한 번 신었기 때문에 반품할 수도 없고 “235mm를 살 걸” 하는 후회만 남았다.

평소 230mm 운동화를 신지만 앞부분이 좁은 구두 같은 경우 한 사이즈를 크게 신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사진으로 봤을 때는 앞부분이 그렇게까지 좁아보이지 않아 230을 선택했다. 하지만 결국 신발장 구석 신세가 됐다.

운동화라고 해서 모두 230mm을 신는 것도 아니다. 브랜드 별로, 또는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종류마다 맞는 사이즈가 달라지기도 한다.

펄핏은 이런 불편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한 서비스다. 이선용 펄핏 대표는 “매장에 가면 보통 세 개 정도 사이즈를 가져다 놓고 신어보는 경우가 대다수다. 온라인 쇼핑은 사이즈 교환이나 반품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이런 불편을 줄일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펄핏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펄핏은 딥러닝과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을 이용해 내발에 딱 맞는 신발을 찾아주는 서비스다. 제품군은 펄핏R, 펄핏S, 펄핏AI로 총 3가지다.

먼저 펄핏R은 발을 스캐닝해 모양을 실측하는 기술이며, 모바일과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다. 펄핏R은 고가 레이저 센서 대신에 카메라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다.

이 대표는 “외국에도 발 사이즈를 측정하는 스캐너가 많지만 대부분 고가 레이저 센서를 여러 개 활용해 비싸다”며 “대신 펄핏은 카메라와 영상분석 알고리즘인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수치를 추출한다”고 설명했다.

펄핏은 먼저 모바일 버전 펄핏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고, 이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계화했다. 오프라인 매장에 마련된 측정기기에 발을 넣으면 이미지가 추출되면서 사용자 발 길이와 높이, 그리고 폭을 측정한다. 오차범위도 0.1㎜ 이내다.

펄핏 앱을 사용하면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똑같이 발 치수를 잴 수 있다. 이 대표는 “3월 안에 더 업그레이드한 펄핏 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에 마련된 펄핏 측정기기에 발을 넣으면 이미지가 추출되면서 사용자의 발 길이와 높이, 그리고 폭을 측정한다.  (출처: 펄핏)

펄핏S는 센서를 이용해 신발 내측 사이즈를 측정하는 기기다. 펄핏AI는 펄핏R이 측정한 사용자 발 치수와 펄핏S가 측정한 신발 치수 데이터를 조합해 최적 사이즈를 추천한다. 이 대표는 펄핏AI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안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펄핏이 더 정확한 치수 정보를 제공하려면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는 여러 신발 브랜드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더 많은 사용 사례를 만드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펄핏은 지난해 9월 스포츠용품 업체 브룩스와 협약을 맺고 매장에 펄핏R을 임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바로 지난주에는 중국 상해에 가서 펄핏 테스팅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요즘 중국 상해는 기업들의 테스트배드 역할을 하고 있다. 상해에서 서비스가 성공하면 중국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뿐 아니라 동남아까지 진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실 이 대표는 펄핏 이전에 약 1년 정도 여성 신발 쇼핑몰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단순히 신발을 판매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고객 취향에 맞게 신발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였다. 당시 이 대표는 소비자가 디자인보다는 사이즈에 더 고심하고 궁금해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미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쇼핑몰 운영 당시 고객들에게 물었을 때도 대부분이 스타일보다는 사이즈 추천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또 펄핏과 같은 서비스가 신발을 판매하는 기업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쇼핑몰을 운영해보니 사이즈가 맞지 않아 생기는 교환이나 반품 요청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인력과 시간이 낭비됐다”며 “펄핏으로 인해 반품과 교환이 줄면 기업은 고객관리(CS)에 소모했던 시간을 다른 가치에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펄핏으로 사이즈를 측정한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받아볼 수 있다. (출처: 펄핏)

운동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마라톤 대회 현장에서 펄핏을 테스트해 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에 만족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운동화 매니아들은 온라인에서 한정판 운동화를 예약 주문하기도 한다. 이때 정확한 사이즈를 알고 있어야 실수 없이 주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단 운동화 시장을 시작으로 남성화나 수제화, 스키신발 등으로 펄핏 서비스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이 신발을 구매하는 패러다임을 바꿔 놓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지인이 아들 하키신발을 맞출 때 석고상을 떴다고 하면서 언제까지 이런 번거로움이 이어져야 하는지 묻더라”며 “이 얘기를 들으면서 앞으로 펄핏 서비스를 구매 트렌드의 하나로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소비자 데이터와 모든 신발 브랜드 데이터 베이스를 확보하고 싶다”며 “이를 통해 고객이 온오프라인 어디에서든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신발을 추천 받고 살 수 있도록 정확한 AI엔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테크M=곽예하 기자(yeha179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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