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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앤트렌드-화웨이 보이콧①] 화웨이 사태 본질은 미 vs 중 패권 싸움

반 화웨이 동맹 무너져…"미국 5G 시장 장악하려고 중국 견제"

2019-02-23김태환 기자

 미국이 강력하게 제재하기 시작하면서 세계가 화웨이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를 거부하다가, 최근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화웨이 장비를 따로 제재하지 않겠다고 밝혀 업계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사실상 백도어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는데다 중국과 미국이 5G 패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의견이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는 다소 억울한 상황에 처했다. 도입 장비가 백도어와 관련 없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이 중국에 대한 불신과 정보유출에 대한 불안감으로 회사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손상받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설계 도면을 검증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재빨리 대응하는 등 백도어 대비 체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독일 너마저도”…반(反) 화웨이 동맹 ‘와르르’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기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 5G 또는 6G 기술을 가능한 빨리 (도입되기를) 원한다. 이는 현재 표준보다 훨씬 빠르고 영리하며, 강력하다”면서 “미국 기업들은 반드시 노력을 강화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뒤처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은 화웨이 5G 장비가 백도어 해킹 우려가 있다며 화웨이 제품을 미국 내에서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추진해왔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런 트럼프 발언이 화웨이에 대한 유화책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화웨이 장비를 반대해오던 미국마저도 다소 누그러진 기조를 보임에 따라 화웨이 5G 장비에 대한 글로벌 국가들 채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영국과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때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전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 수장이었던 로버트 해닝언은 지난 2월 13일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는 것은 사이버 보안과 5G 네트워크 설계 복잡성에 대한 기술 이해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영국 통신그룹 BT는 미국 CNN을 통해 “화웨이와 협력해 온 여러 해 동안 우려할 만한 일은 아직 없었다”면서 “중국 화웨이 기술이 보안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1일에는 독일 정부가 화웨이가 통신장비를 통해 스파이 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없어 화웨이 5G 통신망 사업 참여를 허용하는 쪽으로 잠정 결정했다. 뉴질랜드와 프랑스도 ‘반 화웨이’를 탈피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영국과 뉴질랜드는 미국과 민감한 안보 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스(Five Eyes)’ 멤버임에도 미국과 다른 행보를 보인 셈이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은 5G 장비로 화웨이 장비를 선호한다. 영국 BBC는 필리핀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5G테스트 장비 주요 업체로 화웨이를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태국과 필리핀의 글로브 텔레콤은 화웨이 5G테스트 장비를 구축키로 했으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M1도 화웨이와 5G 서비스 테스트에 돌입했다.

 

 

미국도 백도어 활용 무차별 해킹…본질은 5G 패권 경쟁

문제는 화웨이만이 해킹을 한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데다 미국이나 유럽국가들 역시 똑같은 수법으로 해킹을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백도어 공격은 정상적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민감한 프로그램 정보나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을 지칭한다.

백도어 공격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뤄지는데, 통신장비를 만들 때 미리 물리적인 칩을 심는 ‘서플라이 체인’ 공격과, 만들어진 제품에 물리적·소프트웨어적으로 접근해 해킹하는 공격이 있다. 화웨이가 의심받는 백도어는 ‘서플라이 체인’ 공격이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인민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과거 2016년 일부 화웨이 스마트폰에 백도어 해킹이 나타난 점을 들어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려 했다.

당시 화웨이폰은 사용자가 누구와 통화하는지, 어디를 방문했는지, 누구에게 어떤 문자메세지를 보내는지를 수집했다. 화웨이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탑재한 소프트웨어를 만든 중국 회사 실수이며, 제조 단계서부터 백도어를 탑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을 빌미로 미국은 지난해 FBI와 CIA, NSA가 공식적으로 미국 국민에게 화웨이와 ZTE 폰을 쓰지 말라고 권고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019년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는 미 행정기관이 화웨이와 ZTE 같은 중국 통신장비를 조달하는 것을 금지시킨다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 올해 3월에는 미국 기업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백도어 문제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 역시 백도어 해킹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조지프 스노든의 폭로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13년 6월 전직 미국 국가안보국(NSA) 계약요원 에드워드 조지프 스노든은 NSA와 영국 정보기관이 글로벌 국가들을 대상으로 일반인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고 사찰했다고 폭로했다.

사찰은 9.11 테러 이후 재발방지 목적으로 진행됐으며 특수목적접근작전(Tailored Access Operations, TAO)이라고 부르는 공격툴(Tool)을 사용했다. 이 툴은 네트워크를 모니터링할 목적으로 라우터와 스위치, 방화벽을 감염시키도록 설계한 악성코드를 무작위로 심고 공격한다. 결국 세계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해킹을 감행하는 미국이 중국 화웨이보고 ‘나쁜놈’이라고 말하는 형국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5G 시장에서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킹 의혹은 장비 도입을 저지하려는 명분에 불과하고, 자국 5G 장비를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12일 미국 폼페이오 장관의 유럽 순방에서 화웨이 설비 사용 저지를 주요 의제로 삼고 있으며, 미국 행정부는 5G와 관련된 업체들이 중국 화웨이가 아닌 시스코 같은 미국 기업 제품을 사용하길 권장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5G는 아직 태동하는 시장인데다 미국은 5G 시장에서 현재 선도적인 국가가 아니다”면서 “안 그래도 갈 길이 바쁜데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제품이 치고 들어오니 이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테크M=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