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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앞과뒤] 넥슨 인수전 승자들은 전리품을 어떻게 나눠가질까①

사후에도 배제하기 어려운 텐센트 영향력, 넥슨재팬 상장 유지 여부 등에 눈길

2019-02-22서정근 기자

넥슨이 21일 진행한 예비입찰에 그간 이름이 오르내렸던 KKR, 베인캐피털, 힐하우스캐피털, MBK파트너스 등 대형 사모펀드들이 인수 의향서를 일제히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 시점에선 누가 의향서를 제출했는지 그 명단이 정확히 확인되진 않습니다. 컷오프를 거친 후 생존한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들간의 '2라운드'가 펼쳐질 시점이 되어야, 보다 구체적인 향방을 점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넥슨이 가진 현금보유고가 4조원을 상회하는 만큼, 입찰 조건 중 '구매대금 총액' 중 최소 4조원은 '일시불 현금납입'이 가능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이 있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참여한 이들 중 '승자'가 가려지면 넥슨이라는 전리품은 어떻게 나눠질까요. '나눠진다'는 표현을 쓴 것은 '공동구매'의 형태로 인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누군가 단독딜로 넥슨을 인수한다 해도 일정 시점이 지나면 그 승자가 텐센트와 다시 '이야기'를 해야 할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넥슨 매각 예비입찰이 이뤄진 21일, 넥슨재단이 대전광역시에서 진행한 충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에 참석한 김정주 넥슨 창업자(사진 왼쪽 두번째).

 

넥슨의 영업이익이 한국 등 '평범한' 국가에서 난다면 입찰자들은 보다 더 홀가분하게 참여해 더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익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게임 규제가 작동하고, 그 작동 매커니즘도 글로벌 표준으론 이해하기 어려운 돌발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는 '중국'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리스크입니다.

10조 주고 넥슨을 샀는데, 어느 순간 텐센트와 중국 정부의 불화가 다시 심해져 '던전앤파이터' 현지 서비스가 셧다운이라도 당하면 '대재앙'이 됩니다.

혹자는 이같은 상황을 두고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아주 퍼포먼스가 좋은 원자력발전소가 있어서 꼭 사고 싶은데, 이 원전이 위치한 장소가 지진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에 있는 형국"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모든 인수 후보군들이 이를 다 알고 있습니다. 후보군들 모두가 텐센트와의 연합을 내심 바라는 이유는 자본을 조달하기 벅차서 일수도 있지만 이같은 잠재적인 위협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도 텐센트가 끼어서 '미지(未知)'의 중국정부와의 사이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해주길 바랄테니까요.

재무적 투자자가 중심이 되어 넥슨을 살 경우. 일정 시점이 되면 넥슨을 되팔아 이익을 남겨야 하는데, 결국 텐센트가 이를 되사주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미 북미,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게임산업의 성장기가 끝난 상황에서,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가 나서서 넥슨을 되사줄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어렵습니다.

입찰에 참여한 넷마블은 MBK파트너스와의 연대는 일찌감치 공식화 했으나 텐센트와의 합작 최종 성사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전의 기사에서 언급했듯 넷마블 내부에선 본 입찰을 앞두고 텐센트가 자신들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낙관하는 기류가 강했습니다. MBK파트너스가 50% 이상의 군자금을 대고 넷마블의 현금과 차입금, 텐센트의 지원이 더해져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된다는 시나리오 였습니다.

텐센트와 넷마블이 넥슨을 네오플과 비(非) 네오플로 나눠 '분점' 하기로 이야기가 끝났다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텐센트가 '던전앤파이터'를 PC·모바일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항구적으로 중국에서 서비스 하는 한편 '던파' IP를 활용한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IP 라이센스도 전면 보장하고, 넷마블은 넥슨의 IP를 중국 외의 시장에서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분담안입니다. 넷마블이 '던파 레볼루션'을 필두로 '트라하 레볼루션', '마비노기 레볼루션', '모두의 카트라이더' 등을 쏟아낸다는 것이지요.

텐센트는 넥슨 매각과 무관하게 이미 '던전앤파이터' IP로 만든 자체 모바일게임을 '테스트' 목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넥슨이 만든 '던파 모바일'과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중국에서 함께 베타테스트해 더 좋은 반응을 얻는 게임을 '던파 모바일' 오피셜 버전으로 하자는 제안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물론 이는 과거시점이고, 넥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이같은 분담안이 실현되면 텐센트는 '남의 소유'인 '던전앤파이터'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고, 엔씨와의 IP 제휴가 종결된 후 좀체 활로를 찾기 어려운 넷마블도 향후 수년간 근심 걱정없이 버틸 수 있는 신규 IP자산을 손에 얻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분점’도 실행이 간단친 않습니다. 지배구조상 넥슨게임 부문 최상위 지배기업인 넥슨재팬이 일본 상장사이기 때문입니다. 인수자가 김정주 회장 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NXC가 소유한 넥슨재팬 지분(약 47%)을 모두 인수해도 53%에 해당하는 ‘기타주주’들을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기업 경영권이나 지배력과는 또 다른 관점의이야기 입니다.

과거 CJ인터넷과 넥슨이 ‘서든어택’ 판권을 둔 다툼을 벌일때 당시 남궁훈 CJ인터넷 대표가 넥슨이 인수한 게임하이(넥슨지티의 전신. 서든어택 개발사)에 제시한 계약조건을 공개적으로 알린 사례가 있습니다.

이는 “넥슨이 게임하이 인수해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우리가 제시한 조건보다 (게약금 총액, 수익배분 규모 등에서) 게임하이에 불리한 조건으로 서든어택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면 게임하이 주주들에게 배임행위가 된다”는 압박이었습니다.

결국 넥슨은 CJ인터넷이 제시한 조건보다 게임하이 몫의 수익분배를 더 늘리고 계약금도 더 주는 형태로 게임하이와 ‘서든어택’ 배급계약을 체결해 배임 논란을 차단했습니다.

이같은 논란은 텐센트와 넷마블, 넥슨재팬 주주들간에서도 재연될 수 있습니다. 넥슨의 새로운 주인이 텐센트가 던파 IP를 논란없이 온전히 보유할 수 있게 해주려면, 이전에 텐센트가 던파 IP를 얻기 위해 했던 제안들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 가는 조건을 제시해야 합니다.

단순 배급계약만 연장하려 해도 텐센트가 2015년에 넥슨과 던파 중국 계약을 연장할 당시 제시했던 수준과 동일한 수준을 제시해야 합니다. (당시 텐센트는 10년 연장 계약에 합의하고 전체 매출 중 3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의 로열티를 넥슨에 할애하기로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새로운 주인이 네오플만 넥슨에서 분리해 적정가격에 텐센트에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이 경우 넥슨그룹에서 네오플이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을 감안하면 매각대금 규모를 두고 새로운 지배주주들과 기존 기타주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김정주 회장과 그 일가가 보유한 넥슨재팬 지분(약 47%)만이 아닌, 지분 전량을 새 주인이 전량인수해 넥슨재팬을 일본에서 상장폐지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넷마블도 최근 컨퍼런스 콜을 통해 “넥슨재팬 지분 전량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하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알린 바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서정근 기자 (antilaw@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