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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오진율 낮춘다…“천식 환자 90% 정확도로 진단”

AI 정확도 높이는데 데이터의 양 중요…11일 트럼프 발표한 ‘AI 개발 위한 행정 명령’ 영향 기대

2019-02-13곽예하 기자

과학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매년 많은 환자들이 오진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AI가 이런 오진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미국과 중국 연구원들이 AI가 어린 나이에 흔히 발병하는 소아질병을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중국 소아과 환자 60만명 데이터를 기반으로 18개월 동안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AI가 환자 증상과 과거 병력, 그리고 기타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플루엔자나 뇌수막염 같은 일반적인 소아 질병을 자동으로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최근 자율주행차 연구 등에서 활발히 시도하고 있는 신경망을 기반으로 이번 AI시스템을 만들었다. 신경망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AI알고리즘의 한 종류다.

기존에 나왔던 의료 진단용 AI가 주로 영상을 인식하는 것이었다면 연구팀이 개발한 AI는 영상과 텍스트 패턴을 함께 인식한다. 이로써 훨씬 더 넓은 범위에서 질병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강 장 UC샌디에고 교수는 11일 뉴욕타임즈에 “어떤 상황에서는 의사가 환자의 모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이 시스템은 의사가 하나라도 빠뜨린 것이 없는지 확인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먼저 중국 광저우에 있는 ‘여성·어린이 의학 센터’에서 환자 60만 명에 달하는 전자 진료 기록을 AI에 입력했다. 여기에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기타 전문가들이 직접 관찰한 환자 증상도 추가로 입력했다.

실험 결과 AI는 전자 기록과 눈으로 관찰한 환자 증상 사이에서 연관성을 빠르게 찾아냈다.

연구팀은 AI가 천식을 진단할 때 90% 정확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평균 80~90% 정확도를 보이는 숙련된 의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위장병을 진단할 때는 AI가 87% 정확도를 보였다. 의사들은 82%에서 90% 사이 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스스로 학습하는 신경망이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AI 시스템이 높은 정확도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중국에서 온 데이터의 힘이 컸다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이번 연구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데이터 규제가 적은 중국에서 진행됐기에 훨씬 수월했다고 밝혔다. 비록 연구가 모두 익명으로 진행됐다고 해도, 같은 양의 데이터를 미국에서 모으려면 훨씬 까다로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날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AI 개발 위한 행정 명령’을 발표하면서 이런 규제가 조금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행정명령은 AI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하고, 외국 기관들과 협력을 증진하겠다는 내용이다.

한편 비슷한 맥락으로 구글 딥마인드 또한 의학 진단용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딥마인드는 지난해 8월 50여 개가 넘는 안질환을 안과 전문의와 같은 수준으로 진단할 수 있는 AI를 개발했다고 네이처 메디슨에 공개하기도 했다.

딥마인드는 약 1만5000장에 달하는 3D 망막 사진에서 녹내장과 당뇨망막병증 같은 질병을 찾아내도록 AI를 훈련시켰다. 그리고 환자 997명을 대상으로 진단한 결과 94%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딥마인드는 지난해 8월 50여 개가 넘는 안질환을 안과 전문의와 같은 수준으로 진단할 수 있는 AI를 개발했다고 네이처 메디슨에 공개했다.  (출처: 딥마인드 유튜브 캡처)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AI기술을 실제 병원에서 사용하기까지는 앞으로도 몇 년은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벤 시켈 플로리다대 연구원은 뉴욕타임즈에 “의학은 성장이 느린 분야”라면서 “정확하고 엄격한 테스트를 거친 것이 아니고는 아무도 AI를 쉽게 도입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봤을 때 AI는 이미 실제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정도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구글은 AI 안구 진단 기술을 인도 남부의 병원에서 임상실험 중에 있다.

강 장 UC샌디에고 교수는 “실제 AI 진단 기술이 상용화되면 미국 밖 나라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AI로 인해 의학 진단이 자동화되면 중국이나 인도처럼 의사가 부족한 나라에서 훨씬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M=곽예하 기자(yeha179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