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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테크놀로지리뷰] 정치양극화시키지 않은 소셜미디어 (일정부분 영향은 미쳤다)

소셜미디어 버블은 우리가 왜 이렇게 분열돼 있는지를 설명한다. 나머지는 우리 머리 속에 있다.

2018-11-19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미국 소셜미디어 전문가 뎁 로이는 지난 가을 아이오와주 위스콘신이나 아나모사, 플랫빌 같은 미국 중부 작은 도시들에서 연속적으로 개최한 회의에 참가했다. MIT미디어랩에서 소셜 머신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는 그의 사무실에는 컴퓨터 스크린도 없고, 검토할 트윗이나 포스트도 없었다. 대신 그는 지역 사회 리더들과 주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이웃의 말을 경청했다.

그는 그들의 말을 듣고 경각심을 갖게 됐다. “나는 그들이 페이스북에 쓴 글을 찾아냈다”며 로이는 연세가 있는 한 여성이 한 말을 회상했다. 그는 “그들의 견해는 매우 극단적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더는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긴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가 여러 번 반복적으로 느낀 감정이었다.

로이는 “그들은 작은 마을에서 매일같이 만나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예전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분열과 여러 작은 지역으로 분열되는 발칸화 현상은 아주 좁은 범위의 특정 지역 수준에서 반영된다. 작은 범위 안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접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세계는 우리의 의사표현을 묵인시키고 물리적 영역으로부터 고립시키고 있다. 분명히 무언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2014년 로이는 MIT에 실험실을 설립하고,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있고, 당파 논쟁을 헤쳐 나가는데 도움이 되는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러한 시도를 하는데 특화 된 사람이었다. 캐나다 출신 엔지니어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트위터에서 ‘미디어 과학 총괄’직을 담당하며 소셜미디어에서 글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을 했다. 그가 실험실을 오픈했을 때 트위터는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모든 트윗을 볼 수 있는 ‘파이어하우스’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그에게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사람들의 관심사와 선호, 활동내역 같은 정보를 공익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1000만 달러(약 112억원)를 지원했다.

로이와 연구원들은 인터넷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2016년 선거 당시 가장 큰 걱정거리는 러시아 해커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허위 선전을 퍼트리거나 정치 컨설팅 회사 ‘캠브리지 에널리티카’가 페이스북 사용자 5000만 명의 개인 정보에 불법적으로 접근한 것 같은 사건이 아니었다. 문제는 소셜미디어나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과거 우리가 클릭했던 기록을 바탕으로 비슷한 정보들을 계속 제공한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를 그들로 하여금 결정하게 하는 셈이었다. 이는 우리가 어쩌면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극도로 편파적인 코너로 몰고 가는 것과 같았다. 이 과정에서 내 생각과 반대되는 관점들은 걸러지고, 이미 믿고 있는 것들을 확신시켜 주는 콘텐츠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유명한 ‘필터 버블’이다. 인터넷 활동가이자 바이럴 영상사이트 ‘업월씨(Upworthy)’의 창업자이기도 한 엘리 프레이저는 2011년 저서 ‘필터 버블’을 출판했다. 프레이저는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자기 이익만을 바라보는 좁은 시야에서 눈을 넓힐 때 비로소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여러 관점들을 서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 필터 버블은 우리를 양 끝 방향으로만 떠밀고 있다. 필터 버블은 우리에게 내가 바라보는 좁은 시야가 이 세상의 전부라는 인상을 심어 준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모든 것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어떤 전쟁
2007년 법률학자 카스 선스테인은 인터넷이 “고립과 틈새 시대”를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콜로라도에서 진행했던 실험을 인용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온 보수적 성향 사람들과 볼더에서 온 진보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 미국인 60명을 선발했다. 두 지역은 약 100마일(약 16㎞) 가량 떨어져 있다. 이들을 작은 그룹으로 나눠 소수 집단 우대 정책, 동성 결혼, 지구 온난화 관련 국제 조약 같이 당시 논란이 됐던 3가지 이슈에 대해 토론하게 했다. 거의 모든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한 뒤에 더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선스테인은 ‘고등 교육 연대기’에 쓴 글에서 “인터넷은 사람들이 의도하건 안 하건, 이 콜로라도 실험을 온라인에서 쉽게 복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터넷이나 다른 곳에서 함께 뭉치는 사람들은 반론에 충분히 노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잘못된 자신감을 갖게 될 위험이 있다. 심지어 그들은 자신의 동료들을 일종의 ‘전쟁’에서 만나는 적군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기서 소셜미디어가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일까? 올해 초 ‘국립과학원 학술회 논문집’에 스탠포드대가 미국에서 조사한 정치적 양극화에 대한 결과가 실렸다.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그룹에서 양극화가 훨씬 더 빠르게 일어나고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끌었던 리비 박셀은 “젊은 사람들보다 65세 노인들 사이에서 양극화가 더 빨리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만약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이 원인이라면 이러한 결과는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대 인터넷 연구소 연구원 그랜트 블랭크와 그와 함께 영국과 캐나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던 사람들은 사람들 대부분이 생각보다 ‘에코 챔버’에 오래 갇혀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랭크는 “에코 챔버를 정의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선택하던 결과는 동일하기 때문이다”며 “에코 챔버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실제로 많은 미디어를 이용한다. 평균적으로 다섯 가지 미디어를 소비하는데 이 중 3개는 오프라인이고, 2개는 온라인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만난다. 사람들은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의견들을 마주하고, 미디어에서 보는 모든 정보에 기초해 마음을 바꾼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필터 버블’이라는 단어를 처음 만든 프레이저도 마냥 인터넷을 탓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진보적 성향의 미국 엘리트들이 트럼프 당선을 예측하지 못한 것도 이러한 효과 때문이었다. 당시 대다수 중미 사람들이 자유주의자들의 소셜미디어 피드에 포함돼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랭크는 자신의 연구에서 필터 버블 효과를 발견한 연구자들 대부분은 이러한 문화적 엘리트들만을 대상으로 연구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트럼프 지지자들 대부분에게는 라디오 토크쇼, 지역 뉴스와 폭스 뉴스로 대표되는 ‘인터넷 이전의 필터 버블’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가짜 뉴스들보다 훨씬 더 중요한 소식통이었다.

여론 조사 회사 ‘퓨’가 공개한 자료는 양극화가 단지 인터넷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퓨는 2016년 선거 뒤에 미국인 62%가 소셜미디어 사이트에서 뉴스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이 중 오직 18%만 ‘자주 이용한다’고 대답했다는 사실이다. 가장 최근에 퓨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약 5%만이 그 정보를 ‘매우’ 신뢰할 수 있다고 답했다. MIT 시민미디어센터 대표 이튼 주커맨은 “인터넷은 결코 이 현상의 원인이 되는 요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우리가 폭스 뉴스로부터 이런 현상을 처음 경험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소셜미디어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바로 잡으려는 3가지 시도
2016년 선거 이후 주커만과 몇몇 공동 작업자들은 ‘고보(Gobo)’라는 툴을 개발했다. 이는 사람들이 콘텐츠 필터를 컨트롤할 수 있는 슬라이더를 통해 자신들의 버블을 조정할 수 있는 툴이었다. 예를 들어 ‘정치’ 슬라이더에서는 ‘내 관점’에서 ‘다양한 관점’까지 중 원하는 걸 선택할 수 있다. 후자 중에서도 맨 끝 쪽을 선택하면 사람들은 아마도 평소엔 보기 힘들었던 언론 매체에 노출 될 것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고보를 채택하는 것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주커맨은 “페이스북은 실제로 피드를 다양화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 믿으며 걱정하고 있다”며 “아마도 이는 사실일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툴인 ‘소셜 미러’는 데브 로비 연구소 멤버가 개발했다. 올해 초 그들은 이 툴을 사용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에서 그들은 툴을 이용해 트위터 사용자들이 그들의 팔로워 네트워크가 트위터 전체 우주에 어떻게 맞아 들어가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이때 모집된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활발하게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실험을 통해 참여자 대부분은 그들이 극우파나 극좌파 거품 안에 얼마나 갇혀 있었는지 알고 무척 놀랐다.

그러나 이 실험이 준 영향은 오래가지 못했다. 실험 이후 참여자들은 기존보다 더 다양한 계정을 팔로우했지만 2~3주 뒤에 결국은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 또 다른 반전도 있었다. 실험 이후 더 많은 반체제적 계정을 따르게 된 사람들은 (연구원들은 그들이 트위터 피드를 다변화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이후에 오히려 정치적 견해가 반대인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더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형편없는 실험결과는 주커만으로 하여금 더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게 했다. 그는 결국 ‘세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자는 목표로 납세자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새롭게 만들었다.

그는 수필에서 초기 미국 언론은 매우 특정한 청중에게만 초점을 맞춘 고도로 당파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출판업자들과 편집자들은 강한 문화적 규제를 견뎌내면서 서로 다른 지역에서 나온 다양한 이야기들과 다양한 정치 성향을 책에 실었다. 많은 민주국가의 공영방송들 또한 국민에게 넓은 시각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주커만은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서 이와 같은 논리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페이스북 사업 모델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모이기를 원하는 타고난 인간의 욕구에 굴복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주커만은 시민의 사명을 가진 공공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우리의 피드에 낯선 시각들을 집어넣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학자들은 우리가 한쪽으로 치우친 관점만을 보지 않도록 하는 알고리즘을 검토할 수 있었다. 주커만은 사람들이 공공 기금을 통해 운영되는 플랫폼에 대해 불평을 가질 수 있고, 공평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실행 가능한 다른 해결책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우리다
뉴욕대 사회심리학자 제이 반 배블은 사회에서 여러 포스트들을 분석해 어떤 메시지가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지 연구했다. 그는 ‘그룹 식별’ 포스트가 우리 뇌에서 가장 원시적이고 비지식적인 부분을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공화당 정치인이 사람들에게 이민자들이 이주해 기존 지역 문화를 바꿔놓고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말하거나, 민주당원이 여학생들에게 기독교 활동가들이 여성 권리를 금지하려 한다고 말한다면 그 말들은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바벨 연구는 만약 우리가 당파적인 분열을 극복하고 싶다면 지성을 피하고 감정에 집중하라고 제안한다.

‘소셜 미러’ 실험 이후 로이의 연구실 멤버들은 ‘플립 피드’라고 부르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 프로젝트는 트위터에 있는 사람들을 그들과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이었다. 연구에서 주 저자였던 마틴 세이브스키 교수는 이 연구에서 요점은 사람들이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생각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진행했던 실험 중 하나는 참여자들이 자신과 반대되는 관점을 발견할 때마다 ‘친구와 의견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도록 자극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자극을 받은 참여자들은 훗날 반대 의견을 낸 사람들과 만나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실험 결과는 파리에서 한 연구원이 도출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그는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가장 훌륭한 정치적 논의들 대부분이 스포츠 포럼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스포츠 포럼에서 사람들은 이미 한 팀에 대한 공통된 애정으로 결속돼 있기 때문이다. 단 이것은 첫째로 모든 사람들이 특정팀 팬이고 나아가 보수 또는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즉 정치 토론에 돌입하기 전에 이미 감정적으로 결속감을 느끼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주커만과 로이가 진행했던 다양한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결국 그들은 기술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갇혀있는 정치 버블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로이는 “나는 순수하고 명쾌한 기술적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결국 스스로를 더 넓은 범위의 콘텐츠에 노출시키고, 여기에 관여할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몫일지 모른다. 별로 설득력 없이 들린다고? 한 번 생각해 보자. 최근 당신이 올린 분노 가득한 정치 포스트는 별로 성과를 내지 못했을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는 당신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미 당신 의견에 확실하게 동의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기사는 테크M 제67호(2018년 11월)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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