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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영이노베이터’s 리포트] 소비하며 소유하는 더 멋진 세상 꿈꾸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여는 미래

2018-08-23이지혜 에임 대표

[테크M=이지혜 에임 대표] 대학 신입생 최혜민(가명) 씨는 평소 나이키 제품을 좋아하고 즐겨 입는다. 최 씨가 신상 운동화를 하나 구입하자, 핸드폰 애플리케이션 알림으로 나이키에서 주식 0.05주를 배당받았다는 문자가 왔다. 최 씨가 얼마 전 로보어드바이저 자산 관리 앱을 깔고 체크가드를 등록했는데, 주식을 보유한 회사의 실적을 올리면 배당을 더 받을 수 있었다.

최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나이키의 주주가 됐다는 게 으쓱하기도 하고, 가끔 앱에 들어갔을 때 조금씩 수익이 늘어나는 것도 신기했다. 최 씨는 “특별히 따로 신경을 쓰거나 돈을 쓰지 않아도 공돈처럼 생긴 주식이니 워렌버핏이 말한 ‘우량주 장기투자’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여윳돈이 많지 않은 대학생들도 생활에서 필요한 소비를 하면서 부담 없이 건강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로봇과 자문사의 합성어로 일반인을 위한 자동화된 투자서비스를 제공) 기업 에이콘(Acorns)이 런칭한 파운드 머니(Found Money) 서비스가 바로 그 시작이다. 에이콘은 현재 나이키뿐 아니라 애플과 에어비앤비, 디즈니, 힐튼, 월마트 등 40여 개 리테일 브랜드와 제휴해 해당기업 고객에게 캐시백 서비스를 응용한 자동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업으로 하는 개인투자자는 시작부터 지는 싸움

보통 사람들에게 투자는 생활습관이 아니라 일종의 ‘부업’ 또는 ‘투기’와 같은 개념이다. 생업으로 얻는 연봉, 즉 근로소득이 부족하니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가상화폐든 가리지 않고 투자해 부가 수입을 늘려보고자 애쓴다는 것이다. 전문성을 보유하고 현업에서 십여 년의 경력을 쌓은 투자전문가에게도 어려운 일을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삼는다는 건, 시작부터 지는 싸움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개인의 투자성과는 참담하다. 2008년 이후 10년 동안 개인투자자가 선호한 종목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21%로, 기관투자자 21%나 외국인투자자 24%와 큰 대조를 이룬다. 그렇다면 엄연히 전문가의 영역인 금융투자를 비전문가인 개인이 스스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투자 선호 경향과 전문가에 대한 신뢰 부족 문제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금융투자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IMD 세계경쟁력연감에 따르면 61개국 중 우리나라 금융투자 전문인력 수가 최하위권이다. 금융당국에 등록된 투자자문사는 117개에 불과하고, 대형 운용사 임직원을 포함한 운용 전문인력도 1만 명을 겨우 넘는다. 몸이 아프면 찾는 의사의 수가 11만을 넘어선 시대에 우리의 경제 건강을 돌볼 전문가는 인구 5000명당 1명에 불과하다.

 

첨단 기술로 독보적 성과 내는 웰스테크 기업

자본시장 역사가 긴 미국은 무려 30년 전부터 체계적인 투자의사결정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투자 인사이트 도출을 위해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혁신기업들이 등장했다. 현재 이들 기업 중 10여 개가 초일류 웰스테크 기업이며, 첨단 기술을 활용한 독보적인 성과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다. 필자가 몸담았던 헤지펀드는 1000억 달러(약 112조 원)에 이르는 자산을 세계의 다양한 지역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데 핵심인력 20명만으로 충분할 정도로 업무 프로세스를 대부분 자동화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런 첨단 금융투자 서비스는 엘리트 기관투자자와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만 제공해 일반인 접근이 어렵다.

만약 이런 선진화된 자산관리서비스를 개인투자자들도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소시민들이 더 윤택한 미래를 계획하고 이뤄낼 수 있으며, 돈 걱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꿈을 추구하는 더 멋진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최근 한국에 도입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은 바로 이런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 특히 에임과 같은 독립 투자자문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는 기존의 금융상품 판매사가 가지는 태생적인 한계, 즉 운용 전문성 부족, 고객과의 이해 상충 문제 등을 뛰어넘어, 오롯이 고객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로서 투자자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문제와 인재 발굴이 핵심

그럼 금융업계가 로보어드바이저를 구축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정보를 효율적으로 가공하고 해석할 수 있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 레이 달리오가 이끄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는 지난해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격 도입하면서 운용업계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정보 접근과 보안 문제를 해결하려고 자사 시스템 엔지니어가 아마존 측에 솔루션을 역제안하고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고 한다.

아울러 첨단기술 도입에 앞서 구체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먼저 정의할 필요가 있다. 기술은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용했을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물론 혁신기술 그 자체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내포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술에서 시작해 적용영역을 찾아가는 접근법은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이다. ‘모호한 목표는 모호한 결과를 낳는다’는 말을 상기해 보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데이터와 IT 역량이 절대적인 영역임에도 가장 중요한 핵심 자산이 인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제 아무리 멋진 투자모델과 프로세스도 아직까지는 사람이 설계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핵심 인재 발굴과 영입에 공을 들이고, 함께하는 구성원들을 귀하게 여기는 기업 문화가 자리 잡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핀테크 산업을 이끄는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지 않을까.

 이지혜 에임 대표는 전문적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반인도 소비하며 소유하는 더 멋진 세상

창업을 결심하기 전 스스로에게 물었던 두 가지 질문이 있다. 내 인생의 최소 5년을 통째로 쏟아 부어도 결과와 상관없이 아깝지 않을 진정 위대한 문제를 푸는 것인가. 그리고 그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핵심역량을 내가 가지고 있는가.

2018년 3월 현재 에임은 월가에서의 운용 노하우로 검증된 자동화된 투자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일반인을 위한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무료로 제공한 시범 서비스 수익률은 최대 21%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증시 급락에도 최대변동폭을 4% 내외로 유지하며 안정성을 입증했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뒤 6개월 만에 전체 이용자가 4000명을 넘어섰으니 의미 있는 초기성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에임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더 멀리에 있다.

에임의 비전은 여유자금이 부족한 소시민들도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투자를 시작하고 금융소득을 늘려가는 세상이다. 앞에서 얘기한 리워드 자산관리 서비스뿐 아니라, 결제 과정에서 생기는 거스름돈을 이용한 소액 자동투자 서비스 같이 방법은 다양하다. 소비하고 남는 것을 투자하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소비가 소유로 이어지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며 어렵더라도 꾸준히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려고 한다.

기회가 절실한 일반인들도 극단적인 투기가 아닌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자산증식 대안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아픔이 한껏 줄어드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나와 주변을 넘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특권은 창업자로서 가질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이자 확실한 보상이라 생각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64호(2018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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