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TECH M

“AI가 모든 일자리 대체, 사람은 자아실현”

interview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

2018-08-01곽예하 기자

박영숙 유엔미래포럼대표는 인공지능에 의해 정치와 사법, 교육까지 모든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인공지능(AI)에 한계가 있어서 사람의 일자리를 일부만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과 강한 AI의 등장으로 완전하게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미래학자로 유명한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를 만나 미래의 AI와 일자리에 대해 들어봤다.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모두 대체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영숙 대표는 고민 없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덧붙여 AI의 발전이 단순히 자율주행자동차나 산업용 로봇, 의료 로봇과 같은 산업 분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정치와 사법, 그리고 교육 같이 복잡한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 분야까지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혁명과 사법혁명, 그리고 가르치는 행위를 변화시켜 교육혁명을 일으키며 기존 사회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일자리 대체에 대해 회의적이다. AI가 넘볼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인간처럼 여러 가지 정보를 융합해 결론을 내리는 ‘강한 AI’가 이미 개발됐다”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의 경계가 사라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한 AI가 정치, 법, 교육까지 모두 바꾼다
박 대표에 따르면 ‘강한 AI’라고도 불리는 ‘인공일반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은 알파고나 왓슨처럼 한 가지 분야에만 특화된 AI를 넘어 여러 분야에 대한 학습이 가능하다.

따라서 인간과 같은 통합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인공지능 혁명 2030’의 공동저자 벤 고르첼 박사는 이 분야 최고전문가로 손꼽힌다. 그는 인공일반지능(AGI)협회장이기도 하다. 박 대표와 고르첼 박사에 따르면 일반인공지능은 합리적 의사결정이 가능해 정치처럼 인간만의 고유 영역으로 생각한 분야까지도 대신할 수 있다. 고르첼 박사는 3년 전부터 정치적 의사 결정을 위한 AI인 ‘로바마(ROBAMA)’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로바
마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이름에서 따왔다.

기술발전 가속화로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이에 국민을 대표해 정부와 의회를 구성하는 전문 인력조차 의사결정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제대로 갖추기 힘들어졌다고 박 대표가 설명했다. 개인의 이해관계 또는 편견에 사로잡혀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있다.

책에서 고르첼 박사는 “비이성적인 감정에 지배되는 인간의 단점을 보완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면 공정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부정부패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로바마가 SNS나 인터넷에 접속해 1분 이내에 방대한 정보를 분석한 뒤, 여론을 반영한 정책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르첼 박사에 따르면 로바마 개발 완료 시기는 2025년이다.

박영숙 대표는 2016년 벤 고르첼(Ben Goertzel) 박사와 공동으로 ‘인공지능 혁명 2030’을 저술했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둘 사이에 논쟁이 있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완벽하게 대체할 시점에 대해서다. “저는 2030년을, 고르첼 박사는 2040년을 말했다.” 결국 박 대표의 끈질긴 설득 끝에 2030년으로 결론이 났다. 현재 AI로 부르는 ‘신기술’이 2030년에 활짝 꽃을 피울 것이라는 얘기다.

박 대표는 AI 분야에서 최근 3년이 이전 30년보다 더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낮은 수준의 AI가 생활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AI 스피커를 비롯해 금융 투자를 AI가 대신하는가 하면, 스마트홈 서비스와 자율주행자동차, 통·번역 서비스까지 다양하다. 그는 여기서 나아가 AI가 친구 또는 개인 비서가 되고, 변호사나 주치의가 될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도래할 것이라 예측했다.


기본소득제를 토대로 자아실현경제로 전환
정말 AI가 정치 분야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업무를 대신하는 날이 오면 사람은 어떻게 돈을 벌며 살아야 할까.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점점 사회 구조가 일자리경제(Job Economy)에서 자아실현경제(Self-actualization Economy)로 전환될 것”이라고 답했다.

일을 해야 생계유지가 가능하다는 개념이 일자리 경제였다면, 자아실현 경제는 일할 필요가 없는 경제구조를 의미한다. 먹고살려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와 자아실현을 하려고 일한다. 그는 이러한 시점을 2050년쯤으로 예상했다.

박 대표는 미래에 ‘기본소득제도’가 보편화될 것이기 때문에 자아실현 경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제도는 국민 모두에게 일정한 급여를 보장하는 제도다. 사람들이 힘들게 일하지않아도 생계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 자신이 좋아하거나 만족하는 일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박 대표는 “누구든지 창의성을 발현하는 ‘메이커(Maker, 1인 기업)’가 무수히 나오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제도는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최근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졌다. 기본소득제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일할 동기를 잃고 나태함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곧 다가올 2030년에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 박 대표는 “AI 인재를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답한다. 앞으로 모든 물건과 서비스에 AI 기술이 융합되고, AI 관련 산업이 미래 먹거리를 만들 것이라고 얘기한다. 따라서 지금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AI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기업은 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조직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AI를 잘 활용해 생산성을 높인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가 갈수록 더 뚜렷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AI가 일자리를 뺏는다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AI가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AI를 만든 기업이 돈을 벌어 사회에 환원하는 구조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AI 상사도 결국 사람이다”며 “우리는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지내고, 일은 AI에게 맡기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테크M 제64호(2018년 8월) 기사입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