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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블록체인으로 부가가치 극대화에 나선 KT

뛰어난 네트워크 인프라 비롯 활동 자원 풍부

2018-07-24김태환 기자

 통신사들은 매년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과 유지보수에 수 조 원의 자금을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버는 것은 그 인프라를 이용하는 인터넷 사업자다. 이를 비꼬는 표현으로 ‘덤프 파이프(Dumb Pipe)’가 있다. ‘바보 송신’이라는 뜻처럼 일방적으로 인프라만 제공하고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KT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덤프 파이프’로 전락한 통신사의 역할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안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사용자와 서비스 사이에서 가치를 신뢰성 있게 교환하도록 지원해 ‘데이터 주권’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도 KT의 뛰어난 통신인프라를 통해 실시간·대규모 거래를 지원 가능해 블록체인의 단점 중 하나인 느린 속도도 보완할 수 있다. 또 계열사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하면 새로운 서비스 창출도 가능하다.

‘인프라·계열사 시너지’ 블록체인과 찰떡궁합

“덤프 파이프 사업자의 근원적 한계를 보고 속도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블록체인 기술을 처음 만났다. 그때가 5년 전이다. KT는 블록체인의 아주 초기 단계부터 블록체인 연구를 시작했다.”

서영일 KT 융합기술원 블록체인센터장은 17년간 네트워크 구축과 엔지니어링·연구 업무를 수행한 기술자다. 그는 2015년부터 블록체인 연구개발 전담조직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1월에 생긴 블록체인센터에서 센터장을 맡고 있다.

서영일 블록체인센터장은 KT가 블록체인과 융합하면 네 가지 장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우선 KT의 방대한 네트워크 인프라다.

서영일 센터장은 “블록체인 성능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TPS(Transaction Per Second)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네트워크 성능을 통해 그 속도를 보장받는다”면서 “KT는 전국의 IDC서버 운영 노하우와 안정적인 유무선 네트워크(인텔리전스 GiGA/5G 네트워크)를 운영한 경험으로 블록체인 기술 사업화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KT가 가진 사업과 블록체인을 통해 할 수 있는 사업의 결합성이 크다는 것도 내세울 수 있는 무기다. 예를 들어 KT의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블록체인 보안 기술을 적용할 경우 보안성을 강화하면서도 IoT의 편의성을 확장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서 센터장은 “IoT 센서 데이터의 수집, 통합, 분석 역량과 인증, 보안, 운용 효율성을 보장하는 슈퍼 시큐어 아이오티(Super Secure IoT)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면서 “또 IoT 센서 데이터의 블록체인 기반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기에 정확한 데이터가 빅데이터로 제공돼 분석과 결과 신뢰도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KT그룹의 계열사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고 서 센터장은 덧붙였다. 그는 “그룹은 KT, BC카드, KT뮤직 등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보유 중”이라며 “기반 데이터를 블록체인과 AI, 머신러닝, 5G 등과 접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장에서 더 경쟁력 있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가금류 농장의 조류독감을 일찍 감지하는데 IoT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농장 온도와 환경을 체크하고, 각종 데이터를 빅데이터화할 수 있다. 이를 AI를 활용해 분석하고, 문제가 발생한 구역이 나타나면 즉시 감지해내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어느 농장이 어떻게 문제가 발생했는지 익명성을 보장하면서도 빠르게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분산원장 기술을 통해 누군가 임의적으로 피해규모를 축소시킬 수도 없다.

특히 KT는 최근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금융거래, 재난안전보안, 기업 공공가치 향상 등 5대 핵심 플랫폼에 블록체인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서 센터장은 “블록체인은 KT가 비전으로 삼고 투자하는 미래사업 5대 플랫폼의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미디어 플랫폼에서의 거래, 스마트 에너지 거래, 금융거래, IoT+광센싱+블록체인을 융합한 재난안전보안, 신뢰·투명성·안전 중심의 공공가치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속도·보안 극대화, … 상용 서비스 확대

전송속도가 느린 기존 블록체인과 달리 KT의 블록체인은 초고속 인터넷 속도와 비슷한 1만TPS(1초당 거래 처리 건수)를 연내 달성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KT는 내년까지 10만TPS까지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서영일 센터장은 “기존 블록체인의 단점인 속도와 확장성 등 사용자가 불편을 느꼈던 블록체인 서비스가 사라지게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을 통틀어 KT만큼 속도를 확보한 사업자가 없는 만큼, 블록체인에서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KT는 블록체인 기술의 보안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최근 ‘스텔스 인터넷’을 개발하고 있다. 스텔스 인터넷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IP주소를 숨겨 네트워크 이용자의 정보를 해킹하는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인터넷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대용량 콘텐츠를 초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다. 또 해킹이 불가능한 인터넷, 위변조가 불가능한 인터넷 구현도 가능하다.

서 센터장은 “스텔스 인터넷의 상용화는 반 제이콥슨이 꿈꿔왔던 미래인터넷, IP기반이 아닌 ID기반의 인터넷을 현재 IP망에서 블록체인 기술만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KT는 세계 최초로 문서저장에 특화된 블록체인 기술인 ‘데이터 체인(Data Chain)’ 기술을 개발, ESC/
EDMS 2건을 상용화해 계열사 BC카드에 적용시켰다. 기술을 적용해 본 결과, 전자서명 이미지 파일을 처리하는 시간은 최대 70%까지, 서버 사용 용량은 최대 80%까지 줄었다.

또 계열사인 엠하우스와 함께 KT의 블록체인 기술기반 암호화폐 플랫폼 ‘케이 코인(K-Coin)’을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쇼’ 서비스에 적용, 각종 포인트 발행과 적립, 결제가 가능한 자체 포인트 관리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은 온라인 상거래를 이용할 때 안전하고 편리하게 포인트를 적립하고 결제할 수 있다. 가맹점은 블록체인기반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정산 기능을 제공받는다.

서 센터장은 “케이코인은 현재의 포인트 기능뿐만 아니라 상품권, 암호화폐 등 다양한 전자화폐 유통과 고객 간 직거래까지 가능한 차세대 금융거래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화폐 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4월에는 정보보안·금융 IT 서비스 이니텍과 ‘KT 블록체인 통합인증(SSO)’ 솔루션을 공동 개발했다. ‘KT 블록체인 통합인증’은 웹·클라이언트, 서버·모바일 등 다양한 업무 환경에서 통합 인증을 지원하는 기존 서비스에 인증정보와 계정정보가 블록체인에 분산 저장하도록 설계한 솔루션이다. 블록체인 저장 정보는 각 노드에 실시간으로공유돼 백업을 위한 서버 이중화 비용이 절감되고 블록체인 노드 간 상호 데이터 검증이 가능해 보안성이 향상된다. 또 데이터 저장 솔루션 운용이 불필요해져 관리 효율성도 높아진다.

서 센터장은 “블록체인 통합인증 솔루션이 기업의 통합인증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신분증을 대체할 수 있도록 적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KT는 ‘글로벌 감염병 확산방지 플랫폼(GEPP)’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GEPP
는 평상시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한 사람에게만 감염병 정보를 제공하고,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확산할 때는 동의와 관계없이 세계 모든 휴대전화 이용자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고객정보에 해당되는 데이터의 보안을 향상시키기 위해 KT는 블록체인 기반 개인정보 보안 기술로 글로벌 통신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KT는 블록체인 시장 주도권 확보와 생태계 활성화 주도를 위해 글로벌 통신사 간 블록체인 협력체계인 ‘CBSG(TheCarrier Blockchain Study Group)’에 합류했다. CBSG를 통해 KT는 통신 인프라와 블록체인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블록체인 원천 기술과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사업화해 나갈 예정이다.

블록체인 확산 위해 국가차원 지원 필요

KT는 블록체인 기술이 데이터 이용 주권을 회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보고 있다.

서영일 센터장은 “지금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들은 사실상 무제한으로 복제돼 진정한 가치가 창작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등장하면 곧 내 데이터가 언제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전달되고 활용되는지 투명하게 기록되고, 데이터를 준 대가로 암호화폐로 보상받는 시스템이 구축돼 공평하고 정당한 부의 분배가 이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 같은 변화는 영상 콘텐츠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자료를 수집해야 하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다”면서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대부분 가져가는 데이터 이용 수익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데이터의 원 소유주인 사용자에게 되돌려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술 표준과 더불어 펀딩에 대한 법률 정비가 필요하다고 서 센터장은 지적했다. 미국은 IT기업들의 기술개발과 더불어 기업들과 벤처캐피탈들이 다각도의 리서치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평가하고 투자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블록체인 기술 표준을 제정하고 크라우드 펀딩에 관한 법률 초안을 마련했다.

서영일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블록체인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치 30년 전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느낌”이라며 “기업들이 과감한 도전을 통해 블록체인을 산업전반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여러 규제를 조정하고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가차원의 과제들이 충분히 진행돼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증이 이루어지게 함과 동시에 국내의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실증 경험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블록체인을 늦게 시작한 만큼 북미, 유럽, 중국, 일본 등을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조언했다

[테크M = 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