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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10년 뒤 블록체인 3.0 시대, 한국이 선도할 수 있어”

[글로벌 인터뷰] 멜라니 스완 블록체인 과학연구소 설립자

2018-06-29대담= 박응서 기자

지난 5월 17일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방송(MTN) ‘글로벌 이슈 2018’에서 특별강연자로 무대에 오른 멜라니 스완(Melanie Swan)은 “블록체인은 온라인에서 안전하게 돈을 전송하고 받을 수 있는 프로토콜”이라고 정의했다. 직접 만난 그는 ‘블록체인 과학연구소’의 설립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 이전에, 새로운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호기심을 발휘하며, 창의력과 도전 정신을 키워가는 사람이었다. 그가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으로 만난 블록체인을 어떻게 자신의 전문 분야로 발전시켰는지, 테크M이 그 생생한 과정을 직접 들어봤다.

[대담 = 박응서 기자]

 

테크M과 멜라니 스완의 인터뷰를 유튜브를 통해서 더욱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처음 만나는 독자를 위해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테크놀로지 이론가다. ‘블록체인 과학연구소’의 설립자이며, 미국 퍼듀대학(Purdue University) 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대학에서 ‘블록체인’ 과목을 컴퓨터학(Computer Science)과 별개의 학문으로 독립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블록체인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블록체인’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땐 단지 페이팔(Paypal)의 업그레이드 버전 정도로 생각해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스마트계약’을 주제로 런던에서 열린 ‘구글 컨퍼런스’에 참석하게 됐다. 당시 들었던 스마트계약은, 단순한 일회성 화폐거래가 아닌 ‘시간 경과에 따른 계약관계’ 같은 것이었다. 그때 그 기술이 곧 모든 경제, 회계, 정부, 그리고 법 서비스를 뒤바꿔 놓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블록체인을 연구했고, 이를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블록체인: 신 경제를 위한 청사진(Blockchain: Blueprint for a New Economy)’의 저자다. 간단하게 책을 설명한다면.

독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길 바라며 책을 썼다. 많은 이들이 아직도 ‘블록체인은 곧 암호화폐’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암호화폐 뒤에 가려진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과 확장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또 처음으로 블록체인을 3단계로 정의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블록체인 3단계는 무엇인가.

블록체인은 인터넷으로 돈을 거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또는 프로토콜로 설명할 수 있다. 가장 기본 단계인 블록체인 1.0은 단순한 디지털 화폐 거래를 말한다. 블록체인이 결제시스템과 송금 방식을 바꾸며 현재의 화폐 시스템에 혁신을 가져오는 단계다. 블록체인 2.0은 미래 지향적인 ‘스마트계약’과 연관돼 있다.

대출과 보험계약 등 전통적인 거래 방식과 달리 스마트계약에는 중개거래인이 필요 없다. 예를 들어 주식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주식을 팔고자 하는 사람과 사고자 하는 사람만 있으면 바로 거래가 성립된다. 이는 금융과 경제 분야에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즉 금융과 경제 분야에 혁신이 이뤄진다. 블록체인 3.0은 내재돼 있던 ‘창의성’을 표출하는 단계로, 사회 전반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는 상황이다. 무역과 딥러닝, 자율주행 등 산업 분야에 블록체인이 적용되면서 사회가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언제쯤 블록체인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새로운 기술이 시작될 때마다 긍정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시각이 맞부딪힌다. 블록체인 기술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 기술은 ‘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 발전단계가 더욱 조심스럽고 느릴 수 있다. 반면 사회 전반에 이미 탄탄하게 구성돼 있는 인터넷 인프라가 블록체인을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블록체인 3.0 시대에 도달하기까지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나의 기술이 사회에 완전히 뿌리내리려면 이를 적용한 확실하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활용사례가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금융과 의학 분야 등에서 구체적인 적용 사례가 등장하고 있어 매우 희망적이다.

 

블록체인 3.0 시대를 이끌려면 정부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한국 경제는 제조업, R&D, 그리고 서비스업으로 탄탄하게 통합돼 있어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을 적용하기에 완벽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자동차와 전자 기술은 이미 세계적이고, 다양한 국가와 무역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정부가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많은 사람을 블록체인 전문가로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뛰어난 기술 전문가들을 양성해 금융과 자동차, 전자 같은 분야에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한국은 세계 블록체인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정부가 솔선수범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국가의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관리할 수 있다. 또 블록체인을 신분 인증 방식에도 사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암호화 방식을 사용한다면, 암호화된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신분을 증명할 수 있다. 실제 인도에서는 디지털 아이디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고, 독일에서도 신분 검사에 특별한 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이나 ICO 등에 한정해서 생각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JP모건, 아서앤더슨 같은 경영과 회계 기업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이러한 경험이 어떻게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는지 궁금하다.

어떤 일을 하고 있던 ‘새로운 기술’에 대해 꾸준하게 관심을 가져왔다. 기술이야말로 가장 짧은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은 전 세계 사람들을 디지털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제하고 있기에 매력적이었다.

블록체인은 경제와 기술의 완벽한 융합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블록체인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더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철학자 칸트는 “우리는 우리의 권위를 증명하기 위해 자유롭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정치와 경제 시스템에 참여하고 싶은지 확실하게 정의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정해진 정치와 경제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이것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기 어렵다.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가 하나의 개인일 때, 그리고 사회의 한 구성원일 때를 신선한 방법으로 정의한다. 더 날카롭고 자주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블록체인이 지니는 이러한 기술적이고 철학적인 의미가 좋아 지금까지 오게 됐다.

 

처음에는 블록체인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블록체인을 공부했는가.

블록체인을 공부하는데 1년 정도 걸린 것 같다. 평소 등산을 하거나 운전을 할 때 블록체인 관련 팟캐스트를 반복해 듣곤 했다. 각종 행사와 밋업(Meet up)에 바쁘게 참여했던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이것을 계속 적고, 그림으로 그리곤 했다.

 

블록체인 기술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블록체인 과학연구소(Institute for Blockchain Studies)’는 어떤 곳인가.

블록체인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했다. 단순히 블록체인이라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것을 넘어, 이것이 지니는 철학적이고 경제적이며, 사회적인 영향력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현재는 연구소 동료들과 함께 ‘블록체인 경제학’에 대한 새로운 책을 준비하고 있다. 암호화폐나 오픈플랫폼 같은 블록체인과 함께 등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모델을 정의하는 책으로, 내년에 출간할 예정이다. 연구소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학문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기술의 영향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꾸준하게 책과 논문을 낼 예정이다.

 

심리학과 경제학 학사, MBA로 회계학을 했다. 그런데 ‘DIY-genomics’와 같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계기는 무엇인가.

생물도 하나의 ‘수학’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빅데이터 시대에는 모든 것이 수학과 데이터의 문제로 접근된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현상을 모델링하고 있고, 이것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상한다. 그래서 금융 분야에서 사용되는 수학적 기술들을, 헬스케어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관을 설립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우리가 금융 분야에서 이미 경험해서 알고 있는 ‘위험 진단 시스템’을 헬스케어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헬스케어 분야의 진단 시스템을 공부하면서, 이것이 월스트리트에서 경험한 것보다 훨씬 ‘덜 복잡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두 번째 이유는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유전정보를 알고, 이 분석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DIY(Do It Yourself)라는 이름에서도 드러난다. 사람들이 자신의 유전정보를 활용해 미래의 병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블록체인을 생물학과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했을 때, 아주 유용하고 흥미로운 기술이 될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블록체인 헬스케어’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5월 17일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이슈 2018’에서 멜라닌 스완은 특별강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적절하게 대응하라’는 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의성을 촉발하는 불꽃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활용하려다 실패한 사례가 있을 것 같다. 기억나는 사례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가.

진정한 ‘혁명가’가 되기 위해선 많은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아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스스로를 생물이나 경제 같은 새로운 분야에 노출시키려고 노력해왔다. 이때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새로운 도전에는 많은 실패도 따랐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새로운 아이디어는 실패에서 나온다’라는 말을 남겼듯, 실패는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에 와서도 역사와 건축에 대해 배웠는데, 이 새로운 배움이 또 어떤 아이디어로 이어질지 기대하고 있다.

 

현재 새롭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신기술이 있다면?

딥러닝(Deep Learning)에 관심이 많다. 약 1년 전부터 강의에서도 딥러닝에 대해 꾸준히 얘기해왔다. 물체가 무엇인지 구별해내는 딥러닝 기술은, 그 수준이 이미 사람이 하는 수준까지 도달해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또한 딥러닝은 질병을 진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현재 딥러닝과 관련된 스타트업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스타트업 설립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과 향후 계획을 듣고 싶다.

우선은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집중할 생각이다. 현재 강의하고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과목과 ‘블록체인 경제학’ 이외의 과목도 만들 예정이다. 스타트업은 딥러닝 기술을 사람의 뇌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 적용하려고 하고 있다. 평소 노화와 질병, 진단 과학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아 딥러닝 스타트업 설립을 결심했다.

 

한국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몇 번째 방문인가.

이번이 4번째 방문이다. SK텔레콤, 삼성, LG에 자문 관계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한국을 참 좋아한다. 한국은 항상 앞을 보고 미래에 집중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문화와 뷰티, 경제 같은 모든 분야에 ‘집중’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또 한국이 가진 ‘존중’의 문화가 좋다. 이것이 한국이 문화와 경제적으로 빠른 성장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정리 곽예하 인턴기자·사진 성혜련

 


멜라니 스완은

뉴욕 뉴스쿨대학에서 철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재무 MBA를 취득했다. 뉴욕 JP모건, 실리콘밸리 아이패스(iPass) 등의 기업에서 재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2010년 보건의료연구단체 ‘DIY지노믹스(DIYGenomics)’를 설립했다. 2014년에는 블록체인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블록체인 과학연구소(Institute for Blockchain Studies)’를 설립하고, 이듬해 2015년에 블록체인 기술서 ‘블록체인: 신 경제를 위한 청사진’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블록체인 3단계’를 처음으로 정의하며 주목받았다. 현재 미국 싱귤래리티대학의 교수이며, 미국 퍼듀대학 철학과에서 기술 이론가 (Technology Theorist)로 블록체인을 강의하고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62호(2018년 6월) 기사입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62호(2018년 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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