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TECH M

‘초연결시대’ 블록체인 3.0이 길을 제시한다

글로벌 이슈 2018 현장스케치

2018-07-09김태환 기자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 초대 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중앙정부에 대한 불만이 탈중앙화의 핵심인 블록체인과 맞닿았다”면서, “디코노미 시대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월 17일 서울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방송(MTN) ‘글로벌 이슈 2018’에서 전문가들은 ‘초연결시대’를 맞이한 현 세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혁신의 암호, 블록체인 3.0’이라는 주제로 블록체인이 가지는 탈중앙화 시스템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심도있게 짚었다.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불필요한 중개자를 없애 효율성이 증가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확장성 부족과 느린 의사결정 구조가 문제로 지적됐다. 블록체인을 등에 업고 발행한 암호화폐에 투기성 자본이 유입되면서 시장에 혼선이 벌어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중앙집중화에서 분산화로 옮겨가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며, 이런 탈중앙화는 결국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극도로 발달한 ‘초연결사회’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기존 사회·경제학적 관점이 아닌 새로운 잣대로 검증하고 미래를 예상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블록체인 탈중앙화 ‘초연결시대’ 만든다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 초대 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블록체인 ‘디코노미(Decentralized Economy)’ 시대가 온다고 설명했다.

진대제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은 실업률과 불평등, 양극화, 갑질 문제 등이 튀어나오면서 기득권 세력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면서, “사토시 나카모토 논문도 2008년에 나와 묘하게 연결고리를 가지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중앙정부에 대한 불만이 탈중앙화의 핵심인 블록체인과 맞닿으면서 “개인 간 금융거래를 중앙금융기관 없이 해보겠다고 내세워 세상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데서 의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거래 원장을 여러 곳에 분산해 보관이 가능하고 원장 기록을 연결해 수정이 불가능하다. 암호화 해시 알고리
즘으로 거래 유효성과 이중지불을 방지할 수 있으며, 해킹도 방지한다.

진 회장은 “다만 블록체인은 확장성이 부족하고, 거래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모든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기에 스토리지가 많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멜라니 스완 블록체인과학연구소장은 “블록체인은 정보를 분산처리해 주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라며, “앞으로 새로운 컴퓨팅인프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블록체인은 가치를 전송하는 프로토콜

멜라니 스완 블록체인과학연구소장은 블록체인이 가치를 전송할 수 있는 프로토콜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에서 다양한 정보가 이메일, 음성, 비디오 등의 형태로 전송되듯, 블록체인이 정보를 분산처리해 주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라는 설명이다.

이에 블록체인은 비즈니스매니저로서의 가능성이 크다고 멜라니 스완은 언급했다. 대표적인 실제 사례로는 식품 안전 모니터링, 콜드체인 모니터링, 출생신고, 중고차정보 등록 등이 있다.

멜라니 스완은 “앞으로 블록체인은 새로운 컴퓨팅인프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기술확장성 제고와 더불어 합리적 규제안 마련, 사회적 도입 적극 추진 등이 보완된다면 한국이 선도적 지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알 오스터 모바일브릿지 회장은 “암호화폐는 내재적 가치가 거의 없음에도 투기적 요소가 높아 시장가치가 과대평가돼 있다”면서 “내재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동성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알 오스터 모바일브릿지 회장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탄생한 암호화폐에 투기적 자산이 투입됐으며, 암호화폐의 내재적 가치를 높여야 거품을 걷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알 오스터 회장은 “호주의 잭슨 펄머라는 사람이 장난으로 강아지 암호화폐 ‘도지코인(Dogecoin)이라는 것이 굉장히 좋은 투자처가 된다’는 농담을 인터넷에 올리자, 누군가가 진짜 도지코인을 만들었고, 일주일 뒤 6000만 달러로 가치가 상승했다”면서, “가치가 있어서가 아니라 앞으로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가정 하에 투자를 한 것이며, 이것이 바로 투기”라고 지적했다.

오스터 회장은 또 “여러분들 중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이유가 마트에 갈 때 쓰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지금과 같은 설계의 암호화폐는 투기적 요소로 인해 내재가치가 결국 0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재적 가치는 특정자산이 가지는 실질적 가치를 의미한다. 실질적 가치는 시장 가격과 같지는 않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의 삼겹살은 국민들이 선호하지 않는 부위라 시장 가격이 낮지만, 한국에서는 수요가 많아 비싼 가격이 책정된다. 많이 사게 됨으로써 삼겹살의 내재가치가 한국에서 상승하는 셈이다.

결국 시장가치는 ‘내재적 가치 x 투기적 요소’라는 공식으로 구성된다. 투기적 요소가 상승하면 시장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오스터는 “대부분 암호화폐는 내재적 가치가 부족해도 투기적 가치로 인해 시장가치가 과대평가돼 있다”면서, “내재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가치 = 내재적 가치 x 투기적 요소

유동성은 자산이 현금(화폐유동성) 또는 현금 이외의 가치(금융자산유동성)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회사 공장에 기계가 있다면, 그 기계를 교환할 수 있느냐에 따라 기계의 가치가 다르게 매겨진다. 교환이 가능할 경우 기계의 가치는 높아진다.

이알 오스터는 “특정 기능을 부여해 사용자들이 코인을 보유하고 싶도록 내재가치를 높여야 한다”면서, “네트워크에서 코인을 많이 가지면 등급을 올려주거나 마일리지를 코인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처럼 체계적으로 설계해 적용하면, 코인 거래 속도가 줄고, 변동성이 낮아지며, 네트워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기욱 트러스트벌스 대표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기술이 ‘초연결사회’를 만들어 간다고 분석했다. 중앙서버를 거치지 않는 구조 자체가 개인 간 개인 거래를 지원하고, 이것이 결국 연결성을 극대화시키게 된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는 “초연결사회는 전통경제학적으로 설명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라며, “블록체인을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속도가 라디오나 전화를 받아들이는 속도를 훨씬 초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기욱 대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투자를 진행했을 때 가치를 잘 보고 투자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금융과 화폐가ICT 기술과 결합한 융복합적 성격을 띠다 보니 구분하기가 쉽지않다”고 지적했다.

줄리안 고든 리눅스재단 하이퍼레저 부사장은 블록체인을 활성화하는 데에 오픈소스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줄리안 고든 부사장은 “하이퍼레저는 비영리 협업기반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블록체인 소스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회사를 연결한다”면서, “세계 240여개 회사와 10개의 프레임워크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줄리안 부사장은 “(우리는) 여러 방법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시간에 따라 진화하는 미래 기술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이퍼레저 프레임워크는 같은 소프트웨어 라이센스와 같은 협업 툴(Tool), 보안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참가자 모두가협업해 만들 수 있도록 모듈화해 유연하고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남훈 신한카드 디지털 R&D 셀장은 자사에서 블록체인을 적용한 실사례를 소개했다.

신한카드는 앱카드 팬(Fan)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쿠폰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서비스에 비해 쿠폰의 부정사용과 도용이 어렵고, 제휴가맹점과 쿠폰을 발행·정산하기가 간편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또 신한금융그룹 통합 인증 서비스도 도입했다. 신한은행, 신한생명 같은 그룹이지만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같은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하다.

남훈 디지털 R&D 셀장은 “기술적 측면과 서비스 측면에서 기존 기술에 맞는 유기적인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향한다”면서, “기존에 보유한 서비스들이 블록체인으로 확대시켜 프로세싱 사업자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행 고팍스 대표는 “한국도 진정성을 가진 업체들을 규제의 테두리에 넣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ICO 투자확대·공정경쟁 가능…합리적 규제 필요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확산되려면 ICO가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주형 벡터스 대표는 ICO에 대한 장점으로 ‘기업친화적’이라는 점을 꼽았다. 기존의 IPO는 프로젝트 단계와 프로토타입 상태에서 투자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런 이유로 창업자 입장에서는 난도가 극도로 높지만 성공할 경우 큰 보상이 주어진다. 반면 ICO는 프로젝트 단계에서 투자가 진행돼 창업 수단이 제공되고, 프로젝트 팀원들이 보상을 유연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

또한, 사기의 우려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투자자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업계의 자정노력을 통해 순작용을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거래소 상장기준을 자체적으로 강화하고, 투자자보호 제도를 결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성재 플런티 대표는 ICO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에 대해 분석했다. 황 대표에 따르면 과거에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단순히 자금만 투자하는 형태였지만, 최근에는 ICO를 통해 투자 후 수익을 회수하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미 벤처캐피탈의 총 투자금액보다 ICO에 투입된 금액이 훨씬 커진 상황에서도 프로젝트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 ICO 중에서 58%만이 거래소에 올라가고, 이 중 3.8%만이 성공한다”면서 “사실상 100개 프로젝트 중 3개만 성공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최근 ICO 시장에서는 투자주체가 개인에서 펀드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벤처캐피탈 회사들이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크립토캐피탈’을 자회사 형태로 설립해 뛰어들고 있다고 황 대표는 분석했다.

ICO 형태도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단순히 일회성 코인 발행으로 그치지 않고 기존 암호화폐의 하드포크를 진행해 나타나는 ‘IFO(Initial Fork Offering)’와 거래소에 먼저 상장한 뒤 투자를 받는 ‘IEO(Initial Exchange Offering)’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황 대표는 “이미 사업화에 성공한 기존 업체들이 블록체인을 연결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포함한 ‘리버스 ICO’가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텔레그램의 톤 프로젝트를 비롯해 국내 게임업체 한빛소프트의 브라이라이트, 네이버 라인과 카카오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행 고팍스 대표는 바람직한 ICO와 암호화폐 규제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 대표는 “투자자 보호에만 집중하면 기업 자율에 제한을 주고, 너무 자유를 용인하기만 하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면서, “규제는 소비자 피해를 막으려는 노력과 산업경쟁력 확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절충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은 규제에 대한 정의가 모호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6년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는 암호화폐와 거래소에 대한 인가제가 논의됐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는 갑자기 폐쇄 논의가 진행됐다. 작년 말부터는 국내 ICO가 전면 금지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싱가포르의 규제안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언급했다.

작년 11월 14일 발간했던 싱가포르금융위(MAS)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소비자 피해규모가 적을 것으로 예상할 경우 증권 특성을 가진 토큰은 신고 의무를 면제 받는다. 신고 면제 기준은 한화 기준 40억 원 이하 자금을 유치하고, 50만 명 미만 투자자를 모집했을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아울러 투명하게 사업을 하고 싶지만 자금이 없는 프로젝트팀은 샌드박스 규제를 적용한다.

이 대표는 “한국도 진정성을 가진 업체들을 규제의 테두리에 넣어줘야 한다”면서, “마치 KS마크를 붙이듯, 기업들을 장려해 주는 방향으로 규제를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테크M = 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