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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와이오밍의 바람을 캘리포니아로 옮기는 법

고전압 직류 송전선이 온실가스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2018-05-17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테크M 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와이오밍 주 롤린스에서 몇 마일 남쪽에 위치한 로키 산맥 분수령 동쪽의 방목장에서는 건축 노동자들이 최대 1000개의 풍력발전기를 지탱할 길과 패드들을 놓고 있다. 초크체리와 시에라마드레 프로젝트는 완성만 되면 연간 1200만MWh의 전기를 생산하며 미국 에서 가장 큰 풍력발전소가 된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바람 에너지를 필요한 곳에 어떻게 전달할까?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덴버의 한 기업은 고전압 직류(HVDC) 송전선으로 미국 서부 730마일을 가로지르는 금속 송전탑을 세우려고 한다. 이 송전선은 와이오밍에서 풍력발전으로 생산한 3000㎿ 이상의 전력을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등의 전력 시장으로 송전한다. 제대로 설계된다면 이 송전선은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돌려보내서 와이오밍의 오후에 부는 강한 바람과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태양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30억 달러 규모의 ‘트랜스웨스트 익스프레스 송전 프로젝트’는 미국에서 제안된 여러 직류 송전 프로젝트 중 하나이며 계획 단계에서 가장 많이 진척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고용량 송전선을 이용해 재생에너지의 완전한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송전은 그리 매력적인 주제가 아니다. 긴 송전선과 높은 송전탑으로 이뤄진 단순한 기반 시설이다. 그러나 최근 늘어나고 있는 연구들은 전국에 걸친 직류 송전 네트워크를 통해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미국 대부분의 에너지 생산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보여준다. 이는 아마 가장 빠르고 싸며 효율적인 온실가스 절감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송전선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매우 많이든다. 서부횡단 프로젝트는 2005년 처음 제안됐지만 연구자들은 운이 좋아도 내년 말에야 최종 허가를 받고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프로젝트를 총괄하거나 추진하는 단일 기관이 없기 때문에 기업들은 연방, 주, 시 등 얽혀 있는 관할 규제를 직접 헤쳐 나가야 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면 각각 따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실제로 건설되는 송전선은 거의 없다.

전기가 한 방향으로 계속 흐르는 직류는 오래된 기술이다. 기술 표준 논쟁의 가장 오랜 사례중 하나인 직류와 교류는, 1880년대에 시작된 ‘전류 전쟁’에서 토마스 에디슨과 그의 제자였던 니콜라 테슬라가 대립했다.

이 전쟁에서는 교류가 승리했다. 변압기의 개발로 장거리 송전에서는 전압을 높이고 가정과 기업에서는 다시 낮춰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기술 발달은 직류의 유용성을 크게 높였고 전력망을 설계하고 연결할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2년 전부터 아이오와주립대학 제임스 맥캘리 교수는 미국 에너지부의 2억20만 달러 규모의 전력망 근대화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이 같은 대형 전력망을 통합할 최적의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해결책 중 하나는 기존의 ‘연속적으로’ 설치된 변전소를 활용해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송전 용량을 늘리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전력을 직류로 변환하고 ‘경계를 통과하는’ 지점에서 교류로 다시 변환함으로써 서로 다른 두 전력망간의 송전을 지원한다.

한 가지 다른 접근 방식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하는 세 개의 송전선을 더하고 각 전력망의 중심부를 다른 전력망과 연결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해결책은 ‘매크로 그리드’란 대형 전력망을 미국 전체를 커버하는 장거리 직류 송전선으로 구축하는 방법이다. 플로리다 돌출부에서 시작해 남부를 가로지르고, 시애틀까지 올라 갔다가, 동쪽의 미니애폴리스까지 이어지고, 다시 남쪽의 루이지애나로 내려오는 것. 그리고 중간 중간에 서부를 연결하는 전선 몇개로 이루어지게 된다.

맥캘리의 연구팀은 15년 넘게 각각의 방식을 시뮬레이션 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세 방식 모두 송전 시스템 1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최소 2.5달러라는 큰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임을 밝혀냈다.

직류 송전선이 있으면, 전력망 사용자들이 하루 동안 선택할 수 있는 에너지 자원의 종류가 늘어난다. 예를 들어, 피크 시간대의 몇 시간은 근처의 비싼 천연가스 에너지 대신 멀리 떨어진 주에서 오는 값싼 풍력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각 지역이 피크 시간에 다른 주에서 오는 에너지를 이용하면 근처에 고비용 발전소를 많이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

네이처 기후변화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전국 규모의 직류 전력망은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존 기술을 이용, 15년 안에 전기료를 올리지 않고도 전력 손실을 1990년의 80% 미만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연구자들은 전국의 32개 지점을 연결하는 이상적인 송전 네트워크를 디자인했다. 태평양 연안 북서부의 수력 발전, 캘리포니아의 태양광 발전, 동해안의 원자력 발전을 모두 연결한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이 시스템은 장거리 송전에서 발생하는 재생에너지의 비지속성을 개선해준다. 어디에나 사용 가능한 발전소가 있다는 말이다. 전국 어디서나 전력망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피크 수요일 때 에너지 공급 비용을 줄이고, 어떤 한 지역에서의 발전량을 줄이며 낭비되는 전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전력망 규모의 비싼 저장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도 없다.

이 연구의 대표 저자 중 한 사람이자 ‘바이브런트 클린 에너지’의 경영자 크리스토퍼 클랜은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대형 배터리를 공짜로 얻게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에는 직류 송전선이 어느 정도 존재하고 사업 계획도 점점 늘고 있다. 캐나다에서 뉴잉글랜드까지 재생에너지 1000㎿를 송전하려고 하는 ‘뉴잉글랜드 클린 파워 링크’도 그 중 하나다.

휴스턴에 있는 ‘클린 라인 에너지’에는 오클라호마 서부와 동남부 시장을 잇는 이스턴 클린 라인, 캔자스에서 인디애나까지 이어지는 그레인 벨트 익스프레스 클린 라인 등 적어도 6개 이상의 계획이 각각 다른 단계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허가획득 과정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트랜스웨스트의 개발자들은 2008년 프로젝트를 넘겨받은 이후, 국유지를 지나는 송전선의 약 3분의 2에 대한 허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각 주와 사유지 주인들에게 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개발자들과 에너지 정책 전문가들은 이들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려면 더 큰 권한을 가진 연방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해 10월 스탠포드대학이 다양한 가능성을 분석한 보고서는 연방 에너지규제위원회에 천연가스 수송관 같은 수준의 ‘부지 선정 권한’을 주는 방안을 언급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의 스타이어-테일러 에너지 정책 및 금융센터의 책임자이자 보고서 작성자중 한 명인 댄 라이커는 “분명하고 예상 가능한 부지선정 기관 없이는, 지능적이고 포괄적인 HVDC(고전압 직류) 네트워크를 구축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61호(2018년 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