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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5G 타고 통신 혁신 이끌 선봉 급부상

COVER STORY 통신 시장과 엣지컴퓨팅

2018-04-20김지현 IT컬럼니스트

[테크M=김지현 IT컬럼니스트]  지난해초 스페인에서 열린 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부터 엣지컴퓨팅은 통신 사업자들에게 5G와 함께 주목받는 기술로 급부상했다. 5G는 4G와 비교해 단순히 속도만 빨라지는게 아니라 10배 빠른 응답속도와 동시접속을 지원, 커넥티드카, 로봇, 드론, 사물인터넷, 나아가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데 필수적인 네트워크로 떠오르고 있다. 보다 많은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만큼, 5G는 엣지컴퓨팅을 위한 인프라로도 주목받는 모습이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MWC 2018에서도 엣지컴퓨팅은 중량급 키워드였다. 통신사와 네트워크 기업, 스마트폰 제조사 모두 다양한 5G 기술을 선보였다. 인텔은 화웨이와 새로운 5G NR 표준 규격을 기지국에 적용하는 테스트에 성공했고 3월초에는 엣지컴퓨팅을 겨냥한 제온 D-2100 프로세서도 내놨다. 제온 D-2100을 이용하면 코어 네트워크 정체를 줄여줘 자율주행차나 스마트시티, 원격의료 등의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인텔 설명이다. 이외에도 HPE, 델, 우분투, 퀄컴, 다산네트웍솔루션즈 등이 IoT, 차량, 가상화 등에 최적화된 엣지컴퓨팅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분야별로 특화된 엣지컴퓨팅 프로세서, 서버, 네트워크 장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엣지컴퓨팅은 5G와 마찬가지로 진화의 초기 단계로 다양한 하드웨어와 프로세서 등은 선보이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는 플랫폼이나 서비스는 아직 디테일이 부족하다.

서비스 사업자와 IoT 기기 제조 업체들은 엣지컴퓨팅 관리 플랫폼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와 비교해 효율성이 검증되지 않은데다 이를 필요로 하는 서비스들이 퍼지지 않다보니 통신 업체나 플랫폼 사업자들은 관련 시스템 구축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엣지컴퓨팅의 잠재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관리 플랫폼 시장 선점을 위한 업계의 행보도 곧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비스 플랫폼 시장의 전략적 요충지

엣지컴퓨팅은 통신 사업자 입장에서 플랫폼 주도권을 확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경쟁 우위 요소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 및 IoT 기기 제조사들은 단말기 통제권을 기반으로 기기와 연동되는 서버를 운영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애플 아이클라우드와 같은 데이터 스토리지 서비스나 삼성전자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인터넷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도 서비스 기반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면서 메시징, 클라우드, 인증 등 다양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제조사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영토 확장에 나서면서 산업영역간 경계도 붕괴되기 시작했다. 구글은 태블릿, 스마트폰, 노트북, 카메라와 이어폰 등 다양한 기기를 제조하고 있으며 아마존도 삼성전자처럼 개인용 기기 사업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C-P-N-D(Contents-Platform-Netwok-Device)에 해당되는 솔루션들을 모두 제공해 밸류체인 전체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 제조사 역시 단지 하드웨어 제조에 머물지 않고 콘텐츠를 유통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향한 도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조사와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과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확보했고, 클라우드 인프라에 다양한 고객 데이터도 축적해가고 있다. 축적된 고객 데이터는 이들 회사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신규 사업에 뛰어드는데 든든한 밑천이 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 및 제조사들의 공세 속에 서비스 플랫폼 시장에서 통신 사업자들이 갖는 영향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통신사들은 3G, 4G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자들을 붙들어두고 있을 뿐 모바일앱과 같은 서비스 분야에선 존재감이 약하다. 통신사들은 데이터 경쟁력에서도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에 밀리는 상황이다. LTE에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송수신되는 통신 데이터는 많이 확보했지만 서비스 플랫폼을 통한 고객 접점이 부족하다보니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서비스 플랫폼 분야에서 통신사들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 판세다.

통신사들이 엣지컴퓨팅을 주목하는 것은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 엣지컴퓨팅, 특히 MEC(Multi-Access Edge Computing)는 통신사들에게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MEC는 5G에 적용되는 기술로 특정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물들이 보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특화된 서비스를 기기 성능에 영향을 받지 않고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지국에 특정한 MEC 서버를 두면, 각 서비스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까지 데이터를 전송하고, 클라우드에서 처리된 데이터를 가져오는 과정을 줄여 빠르고 효율화 된 서비스,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MEC는 프록시 서버처럼 서버와 클라이언트 사이에 중계기 정도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특정 프로세싱과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궁극적으로 클라우드와 연계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통신사는 단순히 통신망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과 연결된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다.

MEC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필수적인 스마트시티 교통 관제시스템이나 건물, 공장 등 특정 공간에 있는 사물과 센서를 연결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이터 관리 시스템에 적용하면 좋다. 범용 서비스 형태보다 제한된 지역, 공간 에서 특별한 목적의 프로세싱이나 데이터 처리를 수행하는 목적으로 클라우드와 상호 보완재로서 MEC를 활용할 경우 서비스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다. MEC는 기지국에 둘 수 있는 만큼 통신사는 이같은 플랫폼을 제공하기에 유리한 입장에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설이나 공연장 등에서 AR, 비디오 스트리밍, 이미지 인식 등 특정 목적을 가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MEC는 처리 속도를 끌어올리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통신사는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특화된 MEC 솔루션을 AWS처럼 비용을 받고 제공할 수 있고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 치고나갈 수도 있다.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이 직접 이같은 통신 장비를 설치하고 MEC를 운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서비스와 MEC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다면 통신업체들은 서비스 시장에서 부진을 만회하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탈통신을 위한 새로운 기회

2014년 페이스북은 2조5000억원에 오큘러스라는 VR 제조업체를 인수했다. 이후 페이스북은 VR을 이용해 SNS를 구현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는 서비스와 콘텐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있다. 페이스북의 행보는 디바이스가 만들어지면 그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서비스 회사들을 통해 개발되는 기존 프로세스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새로운 경험을 제시할 수 있는 콘텐츠에 어울리는 디바이스를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투자해서 만들고 있는 것이다. TV가 생긴 이후 MBC, KBS, SBS 방송국이 나와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던 방식이 아니라 유튜브가 먼저 나와 새로운 TV를 만드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처럼 시장은 그 어느때보다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는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통신사들도 경계의 파괴에 적극적이다. 탈통신을 외친지 오래됐다. 통신사가 탈통신하면 바뀌는 것은 네트워크가 아니라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하려면 통신사도 페이스북이 시도하는 것처럼 예전처럼 통신망을 기반으로 고객과 연결되는 것을 넘어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연결되는 접점을 늘려야 한다. 이미 자리를 잡은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와 차별화하려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MEC는 통신사에게 단말기가 갖는 제약을 극복하고 서비스 성능과 효율성을 높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5G처럼 MEC도 모든 사업자와 사용자에게 개방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가져갈 수 있지만 일부 특화된 기능의 MEC는 통신사 서비스를 특화하기 위한 용도로 쓰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단말 제조사들이 자체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탑재해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하는 것처럼 일부 통신 기능 역시 자체 서비스 강화용에 투입할 수 있다. MEC는 통신사들이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녹아들어 있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공세는 점점 가속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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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이 직접 통신 장비를 설치하고 MEC를 운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서비스와 MEC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다면 통신업체들은 서비스 시장에서 부진을 만회하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60호(2018년 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