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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좌담회] “스마트시티, 정부가 주도하는 틀 깨야 지속 가능성 확보”

TECHM DISCUSSION 한국형 스마트시티 구축 방향과 과제

2018-03-29정리 김태환 기자 , 사진 강기범

왼쪽부터 장성주 KAIST 교수, 박현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융합서비스 CP, 조영임 가천대 교수, 황종성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위원, 변성준 다쏘시스템코리아 이사

1월말 ‘세계 최고의 스마트시티’를 목표로 세종과 부산이 국가 시범 도시로 선정된 이후 스마트시티는 테크 이슈를 넘어 국가 차원의 의제 반열에 올라섰다. 정부가 내놓은 계획은 현재로선 ‘좋은 얘기 모아 놓은’ 슬로건에 가깝다. 세계 최고 스마트시티의 성패를 좌우할 실행파일은 대부분 빠져 있다.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면 한국이 세계 최고 스마트시티를 만드는 것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테크M은 전문가 대담을 열고 지속 가능한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 현실적인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 날짜: 2018년 2월 12일
  • 대담: 박현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융합서비스 CP, 변성준 다쏘시스템코리아 스마트시티 담당 이사 장성주 KAIST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 조영임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사회) , 황종성 한국정보화진흥원 미래전략센터 연구위원

조영임(이하 조) 본격적인 대담을 진행하기전에, 스마트시티가 지금 국내외에서 이슈가 되는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황종성(이하 황) IT가 적용되는 범위가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전자정부도 처음에는 특정 분야 위주로 제공되다 생활 전반으로 확장됐다. IT가 도시로 확장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스마트시티는 기술과 생활 방식에서 일어나는 많은 변화들을 도시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도 스마트시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자율주행차가 잘 돌아다니려면 지금 도시는 많이 바뀔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도시는 자율주행차가 제대로 달릴 수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나눠질 것이다.

장성주(이하 장) 세계적으로 이미 50% 이상 도시화가 진행되다 보니 인구·환경·교통·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예전과 같은 도시 운영 관리 방식으로 이같은 문제를 풀기는 한계가 있다. 기술을 활용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구도시는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신도시는 기존 도시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스마트시티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고 본다

박현제(이하 박) 스마트시티가 이슈가 된건 2013년 전후다. IoT가 등장한 것과 맞아 떨어지는 시점이다. IoT는 가정에 먼저 도입돼 스마트홈으로 진화했고, 산업 분야로 확산되는 과정에있다. 스마트시티도 IoT가 확산되는 연장선상에서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은 예전과 달리 시민들의 의견이 다양한 형태로 쏟아지고 있다. 기술을 넘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해 도시를 같이 운영해 보자는 국가 차원의 노력도 스마트시티에 담겨 있다고 본다.

변성준(이하 변) 스마트시티의 부상에는 기술이 발전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시티에 대한 수요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기술이 없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스마트시티를 지원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확보됐다. IoT와 인공지능(AI) 기술이 대표적이다.

종합해 보니 스마트시티가 이슈가 된 건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데 따른 문제를 기술로 풀어보려는 현상인 것 같다. 기술이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스마트시티 관련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 추구하는 접근 방식은 차이가 있다. 개도국에선 도시의 확장이 화두다. 반면 선진국은 도시가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한국도 지방에 있는 도시의 50% 이상은 10년간 인구가 감소하는 곳들이다. 확장하는 도시에 스마트시티를 적용하는 건 어렵지 않다. 투자도 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 문제는 쇠퇴하는 도시에서 스마트시티를 어떻게 구현할지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공공 서비스는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감당할 투자 여력이 있는 지자체는 많지 않다. 스마트시티는 이같은 간극을 메워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의 경우 공공 분야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소규모 지자체 입장에선 증가하는 공공 서비스 비용은 상당한 부담이다. 스마트시티를 대안으로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경제적 효과도 스마트시티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정부도 스마트시티를 시민들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미래 경제 성장 동력으로 바라보고 있다.

스마트시티의 목표는 삶의 질 향상이다. 잘살아 보자고 만드는 거다. 스마트시티가 고도화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 뉴욕에 있는 의사가 한국에 있는 환자를 원격으로 수술하거나 홀로그램으로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 정도 단계가 되면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스마트시티는 도시가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체질을 바꿔보자는 의미도 있다. 앞으로 기술들로 인해 생각치도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현재 기술로 현재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스마트시티에 접근하는 것 보다는 앞으로 벌어질 문제를 미래의 기술로 풀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스마트시티 육성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정부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전체적으로 톱다운(top down, 하향식 방법) 성격이 강해 보인다. 다른 나라들이 스마트시티로 먼저 치고 나오다 보니 조급해 하는 듯한 느낌도 있다. 서두르고 추진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단순 서비스로 뭔가 보여주는 식의 사업에 그칠 수 있다. 스마트시티가 지속 가능하려면 민간 기업과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바텀업(bottom-up, 상향식 방법) 방식을 확대해야 한다. 정부가 정책을 먼저 정해놓고 추진하기 보다는 문을 열어놓고 논의해 나가면 효과가 클 것이다.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이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정책을 보면 정부가 큰 방향을 잡고 접근하는 톱다운 스타일이 강하다. 반면 유럽은 시민들의 참여에 기반해 작은 서비스부터 시작해 키워 나가는 바텀업 방식이 주류다. 한국은 톱다운과 바텀업을 적절하게 버무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한국에 과연 제대로 된 시민참여 문화가 있는지 의문이다. 정책 당국자들도 바텀업 방식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게 현실이다. 한국에서 바텀업 방식으로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번 정부의 스마트시티 계획은 과거 정부들과 비교해 가장 적극적이다. 중앙 정부가 이정도 수준의 계획을 가진 나라는 많지 않다. 강하게 나가는 건 좋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을 먼저 풀어야 한다. 특히 중앙 정부 차원에서 규제 완화를 주도해야 한다. 데이터 공유, 교통, 수도 문제 등은 지자체가 조례 차원에서 풀기 어려운 것들이다. 지자체의 역량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서울이나 일부 도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스마트시티를 제대로 추진할 만한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

계획은 훌륭하다. 하지만 계획대로 굴러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스마트시티 계획은 추격자(fast follower) 정책에 가깝다. 미래 지향적인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데 기존 도시를 재구성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드는게 사실이다.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데 정부가 단기간에 모든 것을 처리하려 한다는 느낌도 받는다. 해외 선진국들은 10~15년 뒤까지 내다보고 스마트시티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시의 경우도 고민에 1년, 설계에 1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부었다. 한국도 스마트시티로 선도자(first mover) 모델을 만들려면 좀더 앞을 내다 보고 비전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따라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 스마트시티 계획은 또 인프라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직은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보다는 하드웨어 얘기가 많다. 논의가 진행되면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마트시티 정책은 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데, 정부 발표는 대통령 임기에 맞춰진 4~5년 계획이다. 그 다음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리고 스마트시티 정책은 시민과 어우러진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한국은 시민 참여가 부족하다 하는데, 한국 만큼 공동체문화가 강한 곳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 도시 차원에선 쉽지 않을지 몰라도 아파트의 경우는 다르다. 한국 아파트 문화는 훌륭한 공동체다. 이를 적극 활용하면 나름 독특하고 새로운 형태의 참여 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여 문화가 강한 대표적인 도시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다. 한국 사람들도 사람 만나 얘기하는 것은 좋아한다. 공공 성격의 참여가 부족할 뿐이다. 아파트 부녀회 등을 통해 시민 참여를 유도해 보는 것은 정부에서 고민해볼만 할 것 같다.

유시티 때와 달리 이번 정부는 스마트시티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잘 짚었다는 판단이다. 정부가 내놓은 스마트시티 7대 주요 전략 추진 방안도 현실적이다. 그러나 중국 등 다른 나라가 치고 나가다 보니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 하는 것 같다.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다수가 만족하는 스마트시티 솔루션을 만들려면 집단지성을 이용해야 한다. 정부는 판을 깔아주는 역할로 충분하다. 판을 깔고 기업과 시민이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게 정부 역할이다. 시민들이 참여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은데, 그동안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권리와 기회가 없었던게 정확한 표현 아닐까 싶다. 도시를 설계할 때 시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던 적이 없다. 시민들은 다 만들어진 도시에서 그저 분양을 받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반면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스마트시티 전략은 원점에서 접근하고있다.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이 반영돼 도시가 조금이라도 바뀐다는 것을 한 번이라도 느끼게 하면, 보다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기술도 공동체 문화를 강화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의 경우 누군가가 무엇에 기여한데 따른 보상이 확실한 기술이다. 기여한 만큼 자기 몫을 가져갈 수 있다. 최근 서울 노원구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공동체 코인인 ‘노원코인’을 만들었는데,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최근 세종과 부산이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 도시로 선정됐다. 신도시 성격의 프로젝트인데,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나.

스마트시티에 적합한 킬러애플리케이션을 고민해야 한다. 유시티의 경우 서비스가 200개가 넘었지만 아직까지 계속 사용되는 것은 없다. 스마트시티에서 어떤 앱을 개발할지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시민들은 앱을 통해 스마트시티를 체감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스마트시티에선 융복합 센싱, 원격자동 제어 관련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들 기술이 녹아들어가야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과 원격수술이 가능해진다. 원격교육과 원격 의료, 미디어 콘텐츠도 스마트시티와 연동되면 양방향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그리고 자율주행을 넘어 시민들이 도시에서 이동수단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율이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이같은 방향을 정해놓고 정부가 시범 사업 등을 추진해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신성장 동력도 만들어진다. CCTV를 예로 들면 지능형 CCTV를 깔았다고 하는 지자체도 가서 보면 아직도 3교대로 사람이 관리하는 곳이 있다. 비효율적이다. 이것만 해결해도 스마트시티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오픈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환경이 중요하다. 기존 서비스 구조는 유지하고 내용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부터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를 재창조하는 시도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존 스마트시티는 운영과 통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최적화할지가 핵심이었다. 반면 세종과 부산은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다. 이런 상황에선 먼저 계획(플래닝)에 집중해야 한다. 도시는 계속 진화한다. 필요한 기술 기준도 수시로 바뀔 수 밖에 없다. 그런 만큼 기술에 너무 집중하는 것 보다 도시에 대한 철학을 먼저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 자체만으로는 사람들로 하여금 ‘여기서 살고싶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없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요인을 디자인하는데 있어 플래닝은 대단히 중요하다.

세종과 부산에 이어 시범 도시가 내년에 추가로 선정된다. 제도, 주민 참여, 추진 전략 측면에서 보완해야할 것들은 무엇인가.

전략 측면에선 이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스마트시티는 도시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등 복잡한 것들이 얽힌 방정식이다. 무엇을 중점적으로 지원할지 국가가 방향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 스마트시티가 사업이 된다는 인식도 민간 기업에게 보여줘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탄생하는 킬러앱은 기업들에게는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호소하지 않아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제도적으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특히 개인정보보호법이 걸림돌이다. 빅데이터는 데이터 활용이 핵심인데 지금은 많은 부문에서 막혀 있다. 행정부처 간 스마트시티 관련 업무를 통합하는 것도 필요하다.

스마트시티 관련해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공공 사업은 기업이 정부로부터 프로젝트를 얼마에 수주해 진행하는 용역 방식 위주였다. 스마트시티에선 이런 방식은 효과적이지 않다. 정부가 돈을 내고 기업이 수주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도 리스크를 함께 부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리스크를 부담하고 성공하면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한테, 용역 방식으로 한국 스마트시티 사업에 참여하라고 하면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투자를 하라고 해야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SI(시스템 통합)프로젝트는 업체가 수주하면 경쟁사들은 아예 들어올 수 없는 구조다. 이런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유럽은 프라이버시에 민감하지만 공동체 측면에서 공유할 것은 또 확실하게 공유한다. 한국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파트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매월 전기요금을 얼마나 쓰는지에 대한 정보도 요구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집에 몇 사람이 살고, 무슨 일을 하는지 추정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과도한 규제다. 스마트시티에선 데이터를 활용하는 앱이 많은데, 지금과 같은 개인정보보호법이 유지되면 사용성에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같은 문제를 정부가 먼저 풀어줘야 한다.

세종과 부산에서 투자대비효과(ROI)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다른 도시로 확산시키려면 생태계를 미리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해외로 수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 역량 있는 민간 업체가 차별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참고할만한 스마트시티 사례를 꼽는다면.

다쏘시스템도 참여한 싱가포르를 주목할하다. 싱가포르 스마트시티는 가상 환경에서 미리 플래닝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싱가포르는 습하고 더운 지역이다. 건물을 잘못 지으면 뒷건물은 바람이 막혀 살기 힘들어질 수 있다. 싱가포르에선 가상 환경에서 건물을 미리 지어놓고 바람이 어떻게 통하는지 시뮬레이션 해보고 도시계획을 세울 수 있다. 프랑스 렌시의 경우 지하 지질까지 가상 환경에서 분석한다. 이를 통해 도로나 지하철을 어떻게 구축하는게 좋을지 미리 확인 가능하다.

서울도 좋은 사례다. 버스 정류장 게시판을 보면 도착할 버스 옆에 여유·혼잡 정보가 함께 뜬다. 교통카드로 승객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서비스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렇게 하는 나라가 없다. 다른 나라들은 이런거 하고 싶어도 쉽게 못할 것이다. 스마트시티 관련해 해외 사례 얘기 많이 하지만 한국 스마트시티 환경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바르셀로나에 녹아든 스마트시티는 우리가 말하는 스마트시티와는 전혀 다르다. 유럽이 다 그렇다. 사상이 한국과 많이 다르다. 답은 다른 나라가 아니라 우리안에 있을 수 있다.

기술자 입장에선 두바이를 추천하고 싶다. 두바이의 경우 블록체인을 활용해 ‘페이퍼리스 정부’를 만들고 있다. 외국으로 확장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디지털 트윈도 중요하지만, 블록체인도 국가 차원에서 챙겨야할 이슈라고 본다.

미국 시카고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시카고는 데이터를 편하게 쓸 수 있는 환경이다. 국내 공공 데이터 포털은 텍스트 밖에 없지만 시카고시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지도 형태로 정리가 잘 돼 있다. 기업과 시민 누구든 데이터를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은 시민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는 결과로도 이어진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9호(2018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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