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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아이의 유전자를 택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되겠습니까

2018-03-12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테크M 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기계학습 기술을 기반으로 DNA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태어날 아기의 특징을 예측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부모가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네이튼 트레프는 24살 때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집안의 내력이지만 동시에 매우 복잡한 원인을 가진다. 곧, 하나 이상의 유전자가 영향을 미치며 환경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말은 가족중 누가 이 병에 걸릴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트레프의 할아버지는 이 병으로 고생했고 한 쪽 다리를 잃었다. 하지만 트레프의 세 아이들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다. 그는 아이들이 후에도 이 병에 걸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시험관 수정 전문가인 트레프는 이 확률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가 일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지노믹프레딕션은 컴퓨터 모델링과 DNA 검사를 통해 어떤 시험관의 배아가 1형 당뇨병이나 다른 복잡한 질병을 겪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을지 예측하려 한다. 이러한 수치를 통해 의사와 부모들은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태아를 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시험관 배아들은 이미 낭포성 섬유증처럼 한 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 검사를 받는다. 하지만 배아 유전자를 통해 보다 다양한 통계적 예측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이 ‘착상전’ 검사는 커다란 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과학자들은 대규모로 수집한 유전자 데이터가 넘쳐남에 따라 이러한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한다. 수십만 명의 유전자 데이터와 그들의 건강 상태에 관한 정보는 유전자 패턴을 통해 질병의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이 기술은 시험관 배아가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의 키, 몸무게, 피부색, 심지어 지능까지 예측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지노믹프레딕션에는 트레프 외에도 창업자이자 최고과학자이며 미시간주립대의 연구부단장인 물리학자 스티븐 수와 덴마크 출신 생물정보학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로렌 텔리어도 있다. 수와 텔리어는 중국에서 진행중인, 수학 천재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지능과 유전자의 관계를 밝히려는 연구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아웃라이어 찾기

이 회사는 작은 유전적 차이들이 더해져 어떻게 당뇨병이나 신경증적 인격을 만들며, 키는 어떻게 결정되는 지를 파악하는 신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유전체 위험도 점수’는 이미 23앤미 같은 기업들이 제공하는 개인 대상 유전자 검사에서 비만이 될 유전적 확률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성인에게 이런 위험 점수는 그저 새로운 기술 이상이 아니다. 하지만 태아에게 이런 정보는 이들이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을지, 곧 누가 태어나야 하고 누가 냉동실로 들어가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정보가 된다.

“나는 아내에게 ‘있잖아, 엄마아빠가 이 검사를 했다면 나는 태어나지 못했을 거야.’하고 말합니다.” 90편 이상의 논문을 썼고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진단기술 전문가인 트레프의 말이다.

2017년 설립된 지노믹프레딕션은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받았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투자했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텔리어는 특정 배아가 당뇨나 골다공증, 정신분열증, 소인증 등 검사의 정확도를 이미 확보한 질병에 대해 통계적으로 충분히 확실한 수치를 보이면 이를 시험관 시술 의사와 부모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이를 확장된 착상전 유전자 검사(ePGT)라며 지금 이미 행해지고 있거나 계획된 유전적 희귀병 검사 목록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회사 홍보 브로셔에는 일부만 밖으로 나와 있는 커다란 빙산 사진이 있다. 텔리어는 “이 검사가 시험관 시술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믿는다”며 현재 모든 산모가 태아의 다운증후군 검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어떤 전문가들은 시험관 시술에 다중유전자 분석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캘리포니아의 출산전 검사 기업인 나테라의 CEO 매튜 로비 노위츠는 현재의 예측은 아직 유전자 모델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예측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비노위츠 역시 이 기술이 곧 등장할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한다.

“유전학에서 유전자 모델링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이 기술을 사용하는 것 역시 막을 수 없지요. 이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입니다.”

날카로운 질문

미국의 불임전문 의사들은 노년에만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 포함된 배아의 질병 위험을 검사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새로운 유전자 평가 모델은 부모로 하여금 IQ나 성인이 되었을 때의 체중을 고려해 아이를 선택하도록 할 수 있다. 이는 이들 특성 또한 1형 당뇨병처럼 수많은 유전자들이 복잡하게 작용해 결정되며 알고리즘을 통해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텐트 안에 낙타가 코를 집어넣을 수 있게 한 것과 같습니다. 어떤 심각한 문제 하나를 허용하면, 비슷한 다른 문제들 역시 쉽게 허용되는 거죠.”

가이싱거헬스시스템에서 생식 유전학 문제를 분석하는 생명윤리학자 미쉘 마이어 박사의 말이다. “각 배아에 대한 유전자 조사결과가 나오고 부모는 이를 보게 되겠죠.” 엄마처럼 하버드를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은 배아, 혹은 아빠처럼 키가 큰 배아를 선택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뉴저지 기술창업육성센터 내의 작은 스타트업인 지노믹프레딕션은 사람들에게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창업자인 스티븐 수가 오랫동안 유전자 선택을 통한 초지능 연구를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2014년 수는 ‘초지능 인간이 온다’란 제목의 글에서 지능이 높은 배아의 선택은 아이들의 IQ를 15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노믹프레딕션은 배아의 질병 정보, 후에 심각한 의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배아에 대해서만 그 정보를 말해줄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수는 자신의 블로그와 언론을 통한 발언에서 그보다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는 기술을 수년 간 개발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배아 4번이 키가 가장 크고 배아 3번이 가장 똑똑하며 배아 2번은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줄 수 있습니다. 그 정도 수준의 정보가 전달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그는 지난해 봄 보수적인 라디오 진행자 스테판 몰리뉴와의 대담에서 “인류는 그런 미래와 곧 마주치게 될 것입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말이죠.”라고 말했다.

키 예측하기

예측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지난해 7월 영국 바이오뱅크는 국가 정밀의료 계획의 하나로 영국 중년남녀 50만명의 의료기록과 유전자 기록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는 각각의 지원자마다 약 80만개의 단일염기다형성 (SNPs: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유전자 부분)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이 데이터가 공개되자마자 유전학자들은 인간의 질병이나 빵 섭취와 같은 생활 습관이 유전에 얼마나 영향을 받은 것인지에 대해 신속하게 분석을 시작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수와 텔리어는 새 정보 한 가지를 추가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기계학습 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키를 예측할 수 있게 됐으며, 특히 자신들의 모델은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그 배아가 성인이 됐을 때의 키를 3~4cm 내로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텔리어는 지노믹프레딕션이 이미 잘 예측하고 있는 질병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트레프가 겪고 있는 것 같은 자가면역 질병이 포함된다. 이 질병은 소수의 유전자로 예측할 수 있어 더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다.

이들은 각 특질에 대한 원점수를 부모에게 주지는 않으며, 이상이 있는 배아만을 알려주려 한다. 그렇게 해야만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우리는 부정적 특징이 특히 크게 나타날 수 있는 배아만을 구별할 것입니다. ‘이 아이는 NBA 스타가 될 겁니다’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이 기술이 법적으로 허용되어야할지에 대한 논쟁이 언젠가는 벌어질 겁니다.”

하지만 최근 다중유전자 분석기술은 표준 DNA 검사로 자리잡고 있다. 휴먼코드란 회사는 199달러를 받고 SNP 점수를 이용해 아이의 키가 어떻게 될지 말해준다. 낙농업계에서 다중유전자분석은 젖소가 얼마나 많은 우유를 생산할지를 예측하는데 사용된다.

다중유전자 분석검사의 유용성을 의심하는 과학자도 있다. 곧, 평균적으로는 그 결과가 정확할 수 있지만 개인에 대해서는 정확도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특질은 유전자 못지 않게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크론병의 유전학을 연구하는 스탠포드대학 마뉴엘 리바스 교수는 “그 결과가 맞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누군가가 그 정보를 바탕으로 배아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면,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이런 통계적 정보를 현실에 적용하려는 시도에 대한 비판은 전에도 있었다. 2013년 23앤미는 부모가 정자 혹은 난자 기부자들의 눈 색깔 등을 선택하도록 하는 특허를 제출하자 큰 비난을 받았다. 구글의 투자를 받았던 이 회사는 곧 이 특허를 취소했다.

영리한 아이

지노믹프레딕션은 최근 전미생식의학학회 연례회의에 부스를 차렸다. 불임전문 의사와 과학자들을 대표하는 이 학회는 과거 배아에 대해 알츠하이머 같은 노년기의 질병 정보를 검사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정당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이들은 여러 이유 중 특히 부모가 가진 ‘생식의 자유’를 꼽았다. 이들은 배아의 성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했고, 결정을 의사의 재량으로 넘겼다.

수는 지능이야말로 모든 특성 중 ‘가장 흥미로운 표현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국 바이오뱅크가 공개한 50만 명에 대한 조사결과 유전자가 지능을 키만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억만장자들과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시험관 시술이 필요 없음에도 불구, 이 검사를 위해 시험관 시술을 선택함으로써” 먼저 배아선택 기술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들이 더 건강하고 뛰어난 아이들을 가지고 나면, 사람들은 그들을 따르게 될 것이다.

그는 더 높은 지능을 가진 배아를 선택하는 기술이 가능하다고 확신하지만 “회사는 이를 구현하지 않을 것이라 말해왔다”고 말했다. “이는 핵미사일이나 유전자 편집처럼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 기술이 법적으로 허용되어야 할지, 혹은 금지되어야 할지에 대한 논쟁이 언젠가는 벌어질 것입니다. 이 문제로 국민투표를 하게 될 겁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9호(2018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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