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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의 융합 주목하는 이유

풀뿌리 데이터 바탕으로 구글-아마존 위협

2018-02-22황치규 기자

싱귤래리티넷 창업자들. 맨 뒤가 벤 고어첼 박사이며, 가장 앞은 싱귤래리티넷과 핸슨 로보틱스가 협업해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소피아.(사진=싱귤래리티넷)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은 지금의 디지털 생태계를 뒤흔드는 대표적인 기술 키워드로 꼽힌다. AI와 블록체인은 따로 따로 봐도 대형 변수지만 합쳐서 보면 더욱 강력한 잠재력을 갖는다.

블록체인이 현재 AI 기술의 빈구멍을 메워주는 확실한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중앙집중식 서비스 모델로 IT생태계를 들었다 놨다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을 견제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AI, 왜 파괴적인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올라오는 데이터들은 모두 사실에 기반한 것들이다. 여러 사람들에 의해 검증됐고 삭제도, 변경도 할 수 없다. AI가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면 보다 정확한 미래 분석이 가능해진다.

현재 AI 기술은 여러 한계가 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많아지면 오류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편향된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이 벌어져도 해당 AI 시스템을 만든 회사는 왜 그렇게 됐는지를 설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데이터를 보유한 거대 서비스 회사들은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외부에 공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안해도 그만이다. 블록체인은 이같은 판을 흔들 수 있는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으로 인해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거대 인터넷 회사들의 빅데이터 경쟁력은 약화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AI 기반 모바일 보안업체 지그라의 디팩 더트 CEO는 “데이터가 범용화되면 AI 알고리즘이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앞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소유한 사람들에서 유용한 알고리즘을 만드는 이들로 권력이 넘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카카오브레인의 인치원 CSO도 올해 주목할 흐름으로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을 거론했다.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금융을 예로 들면 블록체인에 있는 데이터를 사용해 AI는 특정 소비자층이 이용하는 대출 상품 유형을 분석할 수 있다. 이들 대출 패턴에 기반해, 금융기관들은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금융 상품 유형을 예측할 수 있다.

유통 분야에서도 매력적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마이닝(Mining)을 통해 AI는 기존 방식에선 놓쳤을 수도 있는 상관 관계를 발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AI와의 융합을 겨냥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개인들이 탈중앙화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자신들의 데이터를 공개하고 대신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주는 성격의 프로젝트들도 공개됐다.

오션 프로토콜이 대표적이다. 오션은 AI 모델용으로 쓸 개인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유도하는 탈중앙화된 데이터 교환 프로토콜과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사용자가 오션 네트워크에 올린 데이터는 다른 누군가가 AI 모델을 훈련시키는데 사용된다. 데이터를 올린 사람은 대신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받는다. 이같은 방식이 힘을 받을 경우 구글을 위협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구글 산하인 네스트가 제공하는 자동온도조절기가 수집하는 데이터는 구글로 업로드된다. 구글은 네스트 자동온도조절기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개발한다.

구글이 확보한 사용자 데이터는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 그런데도 구글은 이를 무료로 가져다 쓰고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이를 감안하면 오션 네트워크는 기업가 정신이 강한 사람이 구글보다 좋은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오션을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쓰고, 암호화폐로 보상할 수 있게 한다.

싱귤래리티넷(SingularityNet)도 주목된다. 싱귤래리티넷은 AIaaS(AI-as-a-service) 블록체인 마켓플레이스를 비전으로 내걸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AI 오픈마켓으로 보면 된다.

싱귤래리티넷은 여러 AI 연구를 연동시킬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표준 프로토콜을 만들고, API를 통해 외부 인터넷 서비스에 보다 쉽게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자신의 연구결과를 자산으로 만들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알고리즘을 개발한 기업이라면 싱귤래리티넷을 통해 자사 기술을 기업들이 자신들의 데이터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AI 알고리즘의 소유권은 개발자에게 있다. 지적재산권은 보호된다. AI 알고리즘이 사용될 때마다 개발사는 싱귤래리티넷을 통해 AGI 화폐를 보상으로 받는다.

싱귤래리티넷은 ‘AGI토큰’을 이용해 AI 에이전트를 사고 파는 것을 목표로 한다. 블록체인을 통해 누구나 AI 관련 기술이나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세트 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AI 연구와 활용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다.

싱귤래리티넷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AI 전문가 벤 고어첼 박사는 “어떤 AI 개발자도 사용할 수 있는 오픈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시드(SEED)는 인터페이스와 관련된 프로젝트다. 아마존 알렉사 등 일상에서 접하는 각종 봇(Bot)들을 사용자들이 신뢰하면서 쓰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 개발자와 데이터를 소유한 사람이 네트워크에 가치를 제공하고 거기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프레임워크라고 할 수 있다.

SEED에 따르면 봇 마켓은 현재 30억 달러에서 2021년까지 2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알렉사 등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상호작용하는 사용자가 늘면서 그에 따른 위험 또한 커질 수 밖에 없다. 아마존을 신뢰한다고 해도 알렉사가 하이재킹당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SEED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봇과의 모든 인터랙션은 관리되고 검증된다.

블록체인 기반 AI 프로젝트들은 여전히 초기 개발 단계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확산될수록 탈중앙화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공유되는 데이터들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블록체인에 공유되는 데이터가 늘수록 이를 활용한 AI 파워는 커지게 마련이다. 물론 구글 같은 거대 IT기업들이 쳐놓은 진입 장벽을 단기간에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자신의 정보가 가진 가치, 특히 개인 정보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오션이나 싱귤래리티넷 같은 AI 블록체인 프로제트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크M=황치규 기자(delight@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8호(2018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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