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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아이리버, 하드웨어·콘텐츠 융합 기업으로 환골탈태

2018-02-13신다혜 기자

 

[인터뷰] 임성희 아이리버 신사업본부장]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2018에선 많은 이들에게 MP3플레이어 업체로 기억되고 있는 아이리버의 달라진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아이리버는 이번 CES에서 단순 하드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와 콘텐츠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워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의미있는 지분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 급물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이리버는 젊은층에 어필하는 디자인으로 MP3플레이어 시장을 주도했다. 한때는 코스닥 황제주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리버의 전성시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애플 아이팟이 한국 MP3플레이어 시장을 접수하더니 다음에는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이 MP3플레이어 시장 자체를 집어삼켰다. 스마트폰에 기반한 모바일 생태계에서 아이리버가 파고들 공간은 많지 않아 보였다.

SP1000모델은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던 아이리버는 2012년 고성능 휴대용 음향기기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고성능 휴대용 음향 기기 브랜드인 아스텔앤컨(Astell&Kern)도 내놨다. 아이리버의 이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은 분위기 반전의 결정적인 계기였다. 굴지의 통신 회사인 SK텔레콤이 2014년 아이리버를 인수한 것도 이 회사가 가진 고품질 음원 재생 역량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을 등에 업은 아이리버는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계속 확대해 나갔다. 특히 2017년 SK텔레콤이 한류 콘텐츠를 대거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와 자본 제휴를 맺으면서 아이리버는 하드웨어와 콘텐츠 융합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게 된다.

 

아이리버는 SM과 함께 아스텔앤아스파이어관을 선보였다 [출처: 뉴시스]

올해 CES에선 아이리버판 융합 비즈니스의 디테일이 구체화됐다. 아이리버는 CES 현장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의 합작 브랜드인 ‘아스텔앤아스파이어(ASTELL&ASPR)’ 관을 마련하고 노래방 기기 에브리싱TV를 선보였다. TV 등 모니터에 연결할 수 있는 셋톱박스인 에브리싱TV는 SM엔터테인먼트가 제공하는 노래방 앱인 ‘에브리싱’을 아이리버가 보유한 고해상도 음악 재생 기술과 결합한 제품이다.

아이리버의 임성희 신사업 본부장은 “에브리싱TV에는 아스텔앤컨이 제공하는 고성능 음향 재생 솔루션인 테라톤(Teraton)이 탑재됐다”면서 “미국과 남미의 경우 요즘 가라오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SM이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하면 이 시장에서 에브리싱TV에 대한 호응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아스텔앤아스파이어 브랜드를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아이리버는 이번 CES에서 기존 아스텔앤컨을 업그레이드한 에이&울티마(A&ultima) 시리즈의 첫 모델인 'SP1000'으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임성희 본부장은 “아이리버 고유의 기술을 탑재한 고성능 휴대용 음향기기로 상을 받으니 감회가 새롭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제품군을 폭넓게 확장시켜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달라진 경쟁의 판 주목해야 

이번 CES에선 글로벌 디지털 생태계에서 업체 간 경쟁의 성격이 바뀌고 있는 신호들이 많이 감지됐다. 아이리버처럼 제조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역량을 가진 다른 회사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지가 경쟁에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임성희 본부장도 협력이 갖는 파워를 크게 실감했다고. 그는 “아마존과 구글이 주도해온 파트너 전략의 성과가 이번 CES에서 많이 공개됐다. 이제 특정 기업들 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협력 네트워크 간 싸움으로 판이 바뀌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다른 회사들과의 어떻게 협력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제품 경쟁력만으로 승부하는게 가능했지만 지금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을 파고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임 본부장은 “최근 상황은 다양한 분야 기업들이 견제와 균형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면서 “중소, 중견 제조사들도 역량이 있고 궁합이 맞는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거대 제조사들이 틀어쥔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IoT기반 주문서비스를 접목한 공기청정기를 선보인 코웨이는 이같은 변화를 상징하는 사례 중 하나였다.

임성희 본부장은 “이번 CES가 내부적으로 갖고 있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MP3플레이어를 비롯한 음향기기, 스피커, 이어폰 등에 음성인식을 어떻게 차별화해 적용할지 고민 중”이라며 다양한 전략을 기반으로 과거와는 다른 비즈니스로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8호(2018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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