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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결함 집단소송에 CEO 처신논란까지...CES 앞둔 인텔의 딜레마

2018-01-07황치규 기자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제공하는 프로세서에 치명적인 보안 결함이 있다는 것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세계 최대 CPU 업체 인텔의 입장이 곤란해지는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AMD나 ARM도 취약점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얘기도 있지만 부정적인 언론 보도의 주인공은 주로 인텔이 맡는 분위기다.

더레지스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인텔, AMD, ARM 등이 제공하는 프로세서에서 개인 정보 유출에 악용될 수 있는 심각한 디자인 결함이 존재한다는 것이 외부에 공개됐다.

해커가 취약점을 악용할 경우 기기에 저장된 비밀번호, 암호키를 빼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디자인 결함과 관련된 멜트다운, 스펙터 보안 취약점이 실제로 존재하며, 95년 이후에 나온 칩들을 탑재한 기기들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된 취약점 중 멜트다운은 인텔 칩과만 관련돼, 인텔이 상대적으로 도마 위에 많이 오르는 분위기다.

인텔은 취약점 보도가 나온 이후 이틀 연속으로 주가가 하락했고 미국에선 최소 3건의 집단 소송에 직면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오리건, 인디애나에서 이번 보안 취약점과 관련해 인텔을 상대로한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원고들은 보안 취약점과 인텔이 취약점의 존재를 알고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늦춘 점을 문제 삼았다. 취약점 문제를 해결하는 보안 패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성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걸고 넘어졌다.

이번 취약점은 지난해 6월 구글 내부에 있는 프로젝트 제로 보안 팀에 의해 확인됐다. 구글은 취약점을 찾은 이후 인텔과 다른 칩 제작 회사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그럼에도 인텔과 다른 회사들은 아직까지도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당면 과제는 보안 업데이트를 수십억개 기기에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안 패치를 업데이트하면 시스템 성능이 느려진다는 주장도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취약점이 프로세서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성능 저하론의 배경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취약점과 관련한 소프트웨어 패치를 업데이트할 경우 컴퓨터 성능이 5~30%까지 느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텔은 대부분의 고객들은 패치로 인해 심각한 성능 저하는 겪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치고 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인텔은 집단소송과 관련해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인텔칩을 쓰는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도 인텔을 상대로 뭔가를 받아내려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취약점에 따른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수정으로 인해 컴퓨팅 용량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은 이번 취약점으로 인해 자사 클라우드 고객들이 성능 저하 이슈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이슈는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이 향후 인텔과 칩 구매 협상을 벌일 때 가격 인하를 위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고 포트피트 캐피털그룹의 김 포레스트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8도 인텔로서는 부담일 수 있다. 이번 CES 2018은 인텔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의 기조연설로 포문을 연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CES 2018 개막 하루전인 1월 8일에 5G,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스마트시티의 미래에 대한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조연설이 취약점 논란이 불거진 직후 이뤄지는 데다, 크르자니크 CEO가 지난해말 인텔 주식을 매각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인텔로선 이번 CES에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게 됐다.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는 지난해 11월 2400만달러 가량의 인텔 주식과 옵션을 팔았다. 보안 취약점의 존재를 알고 있던 시점이었다.

인텔 대변인은 크르자니크 CEO의 주식 매각은 예정된 계획에 따른 것이어서, 이번 이슈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테크M=황치규 기자(delight@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