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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서 이미 대세인데 한국은 아직도 불법 논란

[연속기획] 점검 - 4차 산업혁명의 걸림돌 ④공유경제

2018-02-06강진규 기자

에어비앤비(위), 우버(아래)

[연속기획] 점검 - 4차 산업혁명의 걸림돌 ④공유경제

우버(차량공유), 에어비앤비(숙박) 등으로 대표되는 공유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모든 재화를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개념이 사용에 초점을 맞춰 변하고 있는 것이다.

컨설팅기업 PwC는 세계 공유경제 시장규모가 지난 2013년 150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335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차량, 주택을 넘어 옷, 장난감 등 다양한 분야로 공유경제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공유경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공유경제가 기존 법령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정부 차원의 규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요구와 미래 산업 전망을 고려해 공유 경제에 지나친 태클을 거는 걸 자제하는 미국과는 다른 분위기다.

 

카풀 앱으로 불붙은 공유 서비스 논란

11월 7일 서울시는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풀러스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동안 풀러스는 아침과 저녁 출퇴근 시간에만 서비스를 했다.

그런데 다양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운전자가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카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낮이나 주말로 카풀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 사실상 상업적 용도의 유상 운송 영업이라고 주장했다.

공유경제 서비스를 놓고 해당 업체와 공공기관이 충돌하는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우버는 우버 엑스를 무료로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이에 택시 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졌고 서울시 역시 우버는 불법 서비스라고 결론내렸다. 그럼에도 우버는 2014년 11월 우버 엑스를 유료화하는 카드를 뽑아들었지만 불법이라는 꼬리표를 벗어나지 못햇다. 우버는 2015년 봄 우버 엑스 서비스를 중단했다.

문제가 된 것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 금지)였다. 이 조항은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제공하거나 임대, 알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풀러스는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예외로 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서비스를 했지만 출퇴근 시간에 대한 해석을 놓고 서울시와 충돌했다.

 

풀러스의 서비스 모습

차량공유 서비스 뿐 아니라 다른 공유 서비스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어비앤비가 국내에서는 공중위생관리법에 규제를 받고 있다.

2015년 법원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국내에서 영업한 부산의 A씨와 서울의 B씨를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각각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공중위생관리법 제3조 제1항은 숙박업을 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관할 구청에 신고하게 돼 있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것.

이같은 규제로 인해 한국에서는 차량이나 숙박 공유 서비스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논란은 다른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가령 누군가 사람들이 안 쓰는 옷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서비스를 만든다고 할 경우 개개인에게 사업 등록을 요구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한국의 법체제가 판매와 소유의 관점에 맞춰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반발과 보수적 시선

서울시가 풀러스를 고발한 것이 알려지면서 스타트업들은 과잉 대응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풀러스 고발에 대해 “현 정부가 스타트업 등 혁신적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정책 기조에 반하는 것이며 현재 법에서 정하고 있는 금지사항 이외에 대해서는 규제를 하지 않겠다는 네거티브 규제 기조에도 맞지 않는 행위다.

향후 혁신을 꿈꾸는 수많은 스타트업과 국민들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성명을 통해 “한국에서는 기존 법률이 예상하지 못했던 신사업의 경우 불법이 된다”며 “출퇴근 시간 유상 카풀이 가능한 현행 규정을 합리적으로 해석하기만 해도 되는 상황인데 서울시와 국토부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고 형사고소 했다”고 지적했다.

배달의민족을 만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수조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해 스타트업지원에 앞장서겠다고 하면서 보이는 이중적인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런 식으로 스타트업을 규제할거면 처음부터 왜 창업하라고 이야기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공유경제 서비스 규제의 이면에는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우버, 풀러스 서비스와 관련해 택시업계가 먼저 강력하게 반발하고 이후 정부가 규제에 나서는 장면이 연출됐다. 공유경제 서비스가 등장하면 기존 사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공유경제 규제를 ‘붉은깃발법’에 비유하기도 한다. 영국에서 자동차가 등장한 후 마부들을 보호하겠다고 1865년 붉은깃발법이 시행됐다.

자동차가 마차보다 느리게 달려야 하며 자동차에는 운전수, 기관원, 기수 3명이 타야한다는 법이었다. 기존 산업을 과도하게 보호하려다가 규제로 인해 혁신을 하지 못하는 대표 사례로 지적된다.

풀러스 관계자는 “직접 경험해보지도 않고 공유 서비스가 택시시장을 어렵게 만든다거나 기존 시장에 문제를 만든다며 ‘나쁜거다’, ‘불법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유경제는 규제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점차 다가오고 있는 현실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교통문제, 환경문제 해결과 효율성 강화 측면에서 공유경제가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금전적 이득이 되고 사회적으로는 에너지와 자원의 과도한 소비를 막아 환경오염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공유경제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지된 것을 빼고 다 해보게 한 후 문제가 되면 그것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유경제 특별법을 만들자는 주장도 있다. 풀러스 관계자는 “일단 해 볼 수 있게 하는 네거티브 규제의 실현이나 공유경제를 위한 특별법 등의 제정된다면 스타트업이 일하기보다 편안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한쪽의 편을 들기보다는 기존 사업자들과 새로운 사업자들 간 갈등을 해소하는데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기존 사업과 충돌은 불가피하다”며 “정부가 한쪽을 무조건 보호하거나 육성한다는 생각보다는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7호(2018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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