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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딥러닝의 한계를 극복할 인공지능의 새로운 돌파구는

2018-01-07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인공지능은 한가지 기술에만 의존하는가(하)

[테크M 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인공지능 분야의 다음 번 큰 혁신이 될 보다 유연한 지능은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싶다면, 우리는 80년대 백프롭(오류역전파) 기술이 처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기술, 곧 똑똑한 사람들이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작동하지 않는 기술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몇 달 전, 나는 MIT내 몇몇 기관이 공동으로 지원하고 있는 마음·뇌·기계·연구소에서 인지과학 박사논문 심사를 받는 에얄 덱터를 만나러 갔다.

발표 직전 부인 에이미와 그의 개 루비, 딸 수잔나는 그를 둘러싸고 그가 잘 해내기를 기원하고 있었다. 스크린에는 루비와 아기때 찍은 딸의 사진이 보였다.

에얄이 딸에게 자기를 가리켜보라고 하자 수잔나는 긴 막대로 자기 모습을 가리켰다. 그의 딸은 엄마를 따라 장난감 유모차를 밀며 밖으로 나가면서 외쳤다.

“아빠 잘해! 바마노스!” 수잔나는 만 두 살이다.

에얄은 자신의 발표를 흥미로운 질문으로 시작했다. 어떻게 수잔나는 2년 만에 뛰어 놀고 대화하고 이야기를 좋아할 수 있을까?

인간의 뇌는 이런 일을 어떻게 그렇게 잘 하는 것일까? 컴퓨터는 과연 이런 능력을 언젠가 가지게 될까?

인간은 새로운 상황을 접하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이해하려 한다. 인간은 문제를 분리해 각각을 이해할 수 있다. 수학자이자 프로그래머인 에얄은 수플레 만들기 같은 작업을 컴퓨터에게 시킨다면 매우 복잡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은 수플레 요리를 배울 때, “팔꿈치를 30도 돌리고, 주방 아래를 쳐다본 후, 검지를 뻗어…”와 같은 수없이 많은 작은 동작 하나하나를 배우지 않는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이런 식으로 배워야 한다면, 그것은 너무 힘든 일이 될 것이다.

대신 인간은 “계란을 깬다, 노른자를 분리한다” 같은 하위 지시로 이뤄진 “계란 흰자를 휘핑한다” 같은 상위 수준의 지시를 사용한다.

컴퓨터는 이렇게 하지 못한다. 이것이 컴퓨터가 멍청한 주된 이유 중 하나다.

딥러닝 시스템에게 핫도그 사진을 이해시키려면 약 4000만 장의 핫도그 사진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잔나에게 핫도그를 가르치려고 한다면 그저 핫도그를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말을 배울 때도 이미 어떤 단어들은 자주 같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컴퓨터와 달리 인간은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모델을 마음 속에 가지고 있다.

에얄은 “사람들이 컴퓨터에게 직장을 빼앗길까 두려워한다는 사실이 나는 좀 놀랍다”고 말했다.

“물론 변호사의 일이 너무 복잡해서 컴퓨터가 변호사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변호사는 적어도 글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말을 하는 겁니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따라잡으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진정한 지능은 문제의 조건을 조금 바꾸어도 변함없이 풀 수 있어야 한다.

에얄의 논문은 어떻게 컴퓨터에게 그런 능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이론적 접근을 다룬다. 곧,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유연하게 새로운 문제에 적용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분야에서 빠르게 전문가가 되는 방법을 찾는 것.

이는 그가 ‘탐색-압축’ 알고리즘이라고 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컴퓨터는 마치 재사용할 수 있는 모듈형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아주 복잡한 프로그램을 짜는 프로그래머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새로운 영역에 대해 아무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컴퓨터는 여러 놀이와 같은 시도를 통해 지식을 쌓고 자신의 발견을 구체화하며 마치 인간 아이들이 하듯 좀 더 놀이를 시도한다.

인공지능의 큰 진전을 불러올 '캡슐'과 신경망의 결합을 설명하는 힌튼의 스케치그의 지도교수 조슈아 테넌바움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인용지수가 높은 연구자 중 한 명이다.

이 분야 과학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절반 정도는 테넌바움의 이름이 나온다.

2016년 알파고로 바둑 세계챔피언을 꺾어 컴퓨터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던 딥마인드의 주요 인물들이 그의 실험실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았다.

지금 그는 한 스타트업과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본적 물리 법칙을 알고 다른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 트럭이 급브레이크를 밟아 꺾이거나 급한 끼어들기 처럼 처음 접하는 상황에서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기술이다.

에얄의 논문은 인간을 이길 수 있는 프로그램은 커녕 아직 어떤 실제적인 응용 사례도 없다.

테넌바움은 "에얄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정말로 정말로 어려운 문제”라며 “수많은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발의 긴 곱슬머리를 가진 테넌바움은 나와 커피를 마시는 동안 검정색 면바지에 편안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영감을 얻기 위해 백프롭의 역사를 다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백프롭은 실제로는 어디에도 응용되지 않은 흥미로운 수학 문제였다. 컴퓨터가 빨라지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어느 순간 갑자기 현실적인 기술이 되었다. 그는 자신과 제자들의 연구 역시 같은 길을 밟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겠지요.”

 

제프리 힌튼 교수는 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사이언스와 생물학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런 관점에서 백프롭은 첫 아이디어가 기술이 아니라 심리학에서 왔다는 점에서 생물학적 영감을 컴퓨터에 적용해 성공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힌튼 교수는 이와 비슷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신경망을 구성하는 것은 거대한 평면적 층이지만, 인간의 신피질은 평면이 아닌 수직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힌튼 교수는 그가 그 수직구조의 의미를 안다고 생각한다. 시각의 경우 수직구조는 우리가 보는 방향이 바뀌어도 대상을 인식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그는 이러한 수직구조에 해당하는, ‘캡슐’이란 인공적인 기법을 테스트하고 있다. 아직은 캡슐 기법이 신경망의 성능을 크게 개선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 백프롭이 30여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캡슐은 분명히 성공할 겁니다.” 힌튼 교수는 자신의 자신감이 겸연쩍다는 듯이 웃었다.

“지금 당장 이 기술이 통하지 않는 것은 그저 일시적인 어려움일 뿐입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6호(2017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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