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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마지막 문샷 프로젝트, "뇌를 알아내라"

2017-12-29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테크M 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인공지능은 뇌를 모방한 것이지만 뇌와 완전히 같은 원리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정말 뇌처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제 뉴런과 신경섬유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금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을 이뤄내야 한다.

접시에 담긴 쥐의 뇌

완벽에 가까운 얼굴 인식에서부터 자율주행차, 세계를 제패한 바둑프로그램 등 인공지능은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프로그래밍 할 필요도 없다. 경험을 통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아키텍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여전히 서툴고 거친 접근으로 문제를 풀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버드의 신경 과학자 콕스는 말한다.

“프로그램에게 강아지를 알아보게 하려면 강아지와 강아지가 아닌 어떤 것을 각각 수 천 개나 보여줘야 합니다. 하지만 제 딸은 한 마리의 강아지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죠.”

사람은 강아지 한 마리를 보고 나면 이후에는 척척 강아지를 알아본다.

현재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통해 추출하는 지식은 왜곡되기 쉬운 취약한 것이다. 사람은 알아챌 수 없는 미묘한 노이즈를 이미지에 추가하면 컴퓨터는 강아지를 쓰레기통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얼굴인식을 스마트폰의 보안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51p ‘현재 인공지능은 한 가지 기술에만 의존하는가’ 참고)

지난해 데이비드 콕스 등 수십 명의 신경과학자들과 머신러닝 전문가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크론스(MICrONS, Machine Intelligence from Cortical Network)를 출범시켰다.

미크론스는 두뇌를 리버스 엔지니어링 하는 1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다. 당시 미국 정보고등연구기획청(IARPA)의 프로그램 책임자(현재 벤처캐피탈 캄덴파트너스 소속)로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야곱 보겔슈타인은 이 사업이 신경 과학분야의 문샷 프로젝트라고 강조한다.

미크론스 연구자들은 설치류 대뇌의 작은 조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항을 함수 그래프로 표현하고 구조화하려고 한다.

한 면이 불과 1mm인 정육면체, 모래알 크기의 대뇌 피질을 구조화하는 사업을 문샷 프로젝트라고 하는 것은 뇌가 그만큼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한 조각의 정육면체는 지금까지 연구된 두뇌 조각보다 수천 배 큰 것이다.

이 뇌 조각에는 10만 여 개의 신경 세포와 수십 억 개의 시냅스가 들어 있다.

많은 신경 과학자가 이 프로젝트를 경이로운 눈으로 보고 있다. 브랜다이스대학에서 평생 동안 아주 작은 신경망을 연구한 에브 마더 교수는 “그들이 정말 멋진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펜실베니아대학에서 두뇌를 모델링 하는 콘래드 콜딩 교수 역시 “신경 과학 분야에서 이보다 더 흥미로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뉴럴의 비밀을 이용하면 ‘차세대 인공지능에 사용할 컴퓨터 빌딩 블록’을 만들 수 있다.

현재 뉴럴 네트워크는 뇌의 동작을 매우 단순하게 설명하는 수십 년 전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뇌의 뉴런처럼 빼곡하게 연결된 ‘노드’로 정보를 전달하고 연결의 강도를 조절해 성능을 개선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컴퓨터 뉴럴 네트워크 신호는 항상 노드의 한 세트에서 다음 노드로 전달된다. 실제의 뇌는 피드백으로 가득 차 있다.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섬유다발은 같거나 더 많은 수의 섬유가 다른 방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왜?

그 피드백 섬유는 원샷 러닝(한번에 어떤 것을 배우는 것)과 뇌의 다른 엄청난 힘에 대한 비밀일까? 뭔가 다른 일이 진행되고 있나?

미크론스는 이 연구의 핵심 역할을 하는 세바스찬 승 교수(프린스턴대)가 제시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그는 "이 프로젝트 없이 이 질문에 답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콕스의 팀 외에도 미크론스에는 라이스대학과 베일러의과대학팀, 카네기멜론팀 등 총 3개의 팀이 있다. 목표는 쥐의 뇌 1㎣의 커넥톰(모든 세포를 재구성해 다른 세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주는 지도)을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신경 세포가 동작하고 다른 신경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는 것이다.

첫 단계는 쥐의 뇌 1㎣ 안의 신경 세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내는 것. 동물에게 직선 모양의 물체 등으로 시각적 자극을 주면 어떤 신경 세포가 활동하며 어떤 이웃 세포가 이에 반응할까?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종류의 데이터는 아주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도구로는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두뇌에 아주 가는 전선을 삽입해 개별 뉴런의 전기활동 기록을 얻기는 했지만 여러 세포가 강하게 뭉쳐 있어 한번에 수십 개의 세포활동을 기록할 수는 없었다.

사람이나 동물을 MRI에 넣어 전반적인 신경 활동을 매핑할 수도 있지만 이 방식으로는 각각의 신경 세포를 관찰할 수 없었다. 기껏해야 1mm의 해상도로 공간을 파악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살아있는 뇌에서 뉴런을 밝게 만드는 기술의 개발이었다.

세포가 동작할 때마다 풍부한 칼슘 이온이 관찰되는데 이 칼슘 이온에서 빛나도록 형광성 단백질에 뉴런을 배양한다. 그리고 이 단백질을 설치류의 뇌에 화학적으로 삽입하거나 양성 바이러스를 통해 운반하거나 뉴런 유전자로 코드화한다.

가장 유용한 방법은 적외선 레이저로 쥐의 뇌 안에 주입시키는 것.

적외선 주파수를 이용하면 비교적 불투명한 뉴런 조직을 거의 손상하지 않고 광자를 통과시킬 수 있고 형광 단백질로 광자가 흡수된다. 단백질은 두 적외선 광자에너지를 모아 하나의 광자를 방출, 동물이 뭔가를 보고 동작할 때 일반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베일러의과대팀을 이끄는 안드레아스 톨리아스는 “서로 붙어있는 뉴런 활동을 하나 하나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이라고 말했다.

콕스팀이 쥐의 뉴런 활동을 매핑한 후 죽은 쥐 뇌에 중금속 오시뮴을 주입한다. 다음에는 생물학자 제프 리츠맨이 이끄는 하버드팀이 뇌를 조각으로 잘라내 뉴런이 어떻게 조직, 연결됐는지 정확하게 파악한다.

데스크톱 컴퓨터는 식료품 살라미의 슬라이서처럼 작동한다. 작은 금속판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호박색 크레용으로 칠한 것 같은 부분의 끝을 체계적으로 깎아낸다. 얇게 자른 조각은 플라스틱 테이프로 만든 컨베이어 벨트에 부착한다. 이 조각은 깨지기 쉬운 두뇌 조직을 지탱하고 감싸는 경수지로 이루어졌다. 움직이는 접시는 매우 날카로운 다이아몬드 날을 포함하고 있는데, 조각의 두께는 약 30 나노미터다.

홀을 지나 다른 실험실로 들어서면 여러 뇌 슬라이스를 포함한 긴 테이프가 실리콘 웨이퍼에 고정되어 있으며 큰 공업용 냉장고처럼 보이는 곳에 이를 보관한다. 이 기계는 전자 현미경으로 61 개의 전자 빔을 이용해 4 나노미터의 해상도로 61개의 뇌 조직을 동시에 스캔한다.

각 웨이퍼를 스캔하는 데는 걸리는 시간은 약 26 시간. 현미경 옆 모니터는 경이로울 정도로 상세하게 세포막, 미토콘드리아, 시냅스 주변에 신경전달 물질로 가득 찬 소낭 등을 보여준다. 마치 프렉탈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확대하면 조금 더 복잡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슬라이스 조각에서 끝이 아니다. 현미경이 스캔 결과를 내놓으면 “슬라이스를 더 파헤쳐서 마치 영화를 만드는 것” 같은 작업을 해야 한다. 이 결과는 하버드대 컴퓨터과학자 한스 피터 피스터가 이끄는 팀으로 전달된다. 피스터는 “이미지에서 가능한 많은 정보를 추출하는 게 역할”이라고 말했다.

2차원의 슬라이스 더미를 세포 소기관, 시냅스 등을 포함한 3차원의 뉴런으로 재구성하는 것은 사람이 연필로 할 수도 있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든다. 그의 팀은 진짜 뉴런을 추적하도록 신경망을 훈련시켰다. 그는 “지금까지 사용한 어떤 방법보다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크기와 관계없이 뉴런에는 덩굴 모양의 숲을 이루는 수상돌기와 신경 자극을 멀리까지 전달해주는 길고 가는 섬유인 축색돌기가 있다. 미크론스가 진행하는 것처럼 1㎣의 정육면체를 파악하는 작업으로도 섬유에서 일어나는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 신경 회로를 완성할 수 있다. 피스터는 “아마 상상하지 못했던 구조를 발견해 완전히 새로운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뇌의 알고리즘은 무엇인가? 신경회로는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가? 그리고 특히 피드백은 무엇인가? 미크론스 팀은 이 같은 질문의 답을 찾고 싶어한다. 오늘날 많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피드백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뉴럴 네트워크에서는 전기신호를 노드의 한 층에서 다음 층으로 흘려 보낼 뿐 반대로 작동하지는 않는다(신경망을 훈련시키는 ‘역전파(backpropagation)’는 피드백과는 관련이 없다).

순환신경망(RNN)은 예외적으로 반대 방향의 연결이 있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입력 값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신경망도 뇌 같은 광범위한 피드백을 사용하지 않는다. 카네기멜론대학 타이 싱 리 교수의 시각 피질 연구에 따르면 눈으로 들어오는 입력을 기다리는 시냅스는 겨우 5~10%에 불과하다. 나머지 시냅스는 두뇌의 높은 레벨에서 피드백을 기다린다.

피드백이 뭔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널리 알려진 이론이 있다. 콕스는 “뇌가 끊임없이 자신의 의견을 예측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감각 피질이 영상의 프레임을 처리하는 동안 뇌의 더 높은 영역에서는 다음 프레임을 예측하려고 하고 최선의 추측을 피드백 섬유를 통해 전달한다는 것. 이렇게 해야 뇌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할 수 있다. 콕스는 “신경 세포는 정말 느리다”며 “빛이 망막에 도달해 인지하기까지 170에서 200밀리 초가 걸리는데 이는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의 서브가 9m를 이동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 서브를 받으려면 사람은 예측을 기반으로 라켓을 휘둘러야 한다.

콕스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다가 “예측했던 일이 일어나면 그 다음에는 정확도를 더 높이도록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요 이론은 두뇌의 피드백 연결이 학습을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개선 노력은 시스템이 더 좋은 모델을 구축하도록 해준다.

콕스는 “얼굴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내는 것” 같은 원샷 러닝의 퍼즐을 풀 핵심 열쇠가 피드백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제 딸은 처음 강아지를 봤을 때 그림자의 원리나 빛이 표면에 어떻게 반사되는지 배울 필요가 없었죠.” 
아이는 이미 살면서 비슷한 경험을 많이 쌓아왔기 때문에 ‘저건 강아지’란 정보를 받자 이를 커다란 지식의 일부로 추가할 수 있었다고 콕스는 설명했다.

뇌 피드백에 관한 아이디어가 정확하다면 미크론스가 만든 뇌 형태와 기능에 대한 상세 지도에 나타날 것이다. 지도는 신경회로가 예측과 학습을 하는데 어떤 기법을 활용했는지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결국 새로운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은 이 과정을 모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뇌에 대한 모든 답을 알아낼 수는 없을 것이다. 신경회로가 모든 것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시냅스를 거치지 않고 호르몬이나 신경 세포 사이에 있는 신경 전달물질을 이용해 직접 세포끼리 통신할 수도 있다. 

규모의 문제도 있다. 미크론스는 큰 도약임에 틀림없지만 피질의 작은 조각을 이용해 연산과 관련된 의문을 해결하려는 시도일 뿐이다. 피질은 말 그대로 뇌의 얇은 바깥 층에 불과하다. 핵심적인 지휘와 통제는 시상과 기저핵처럼 깊은 뇌 구조에서 이루어진다.

좋은 소식은 미크론스가 이미 두뇌의 더 큰 영역을 매핑하는 미래 프로젝트의 길을 열어놓았다는 것이다.
보겔슈타인은 약 1억 달러를 데이터 수집 기술에 투자, 이를 토대로 추가연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크론스는 조직을 얇게 자를 필요가 없는 스캔 기술을 포함해 더 빠른 스캐닝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하버드, MIT, 우드홀 해양박물관과 협력하는 카네기멜론그룹은 바코딩 기술로 각 뉴런에 고유 라벨을 붙이는 법을 고안했다. 그 다음 특수 젤로 뉴런을 부드럽게 부풀리는데 보통 크기보다 수 십 또는 수 백배 팽창시켜 자세히 세포를 볼 수 있다.

 “처음 큐빅 밀리미터를 수집하는 것은 어렵지만, 다음에는 훨씬 쉬워진다”는 게 보겔슈타인의 설명이다.

 

[테크M = MIT테크놀로지리뷰 독점제휴] 

[번역 = 우정은]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은 테크M 1017년 12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