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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커버스토리]현실과 가상의 경계 허무는 5G

2017-12-29김태환 기자

 5G 환경에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도 약진할 기대주로 꼽힌다.

고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지면서 실시간으로 입체영상을 스트리밍하고,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홀로그램 통신도 현실화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기대하는 모습이다.

기대 만큼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5G를 등에 업고 킬러 서비스로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속도의 한계 극복해야 VR 콘텐츠 확산

애플, 페이스북, 구글, 삼성전자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몇 년 전부터 VR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시장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VR에 담긴 잠재력을 기술이 받쳐주지 못한데 따른 결과다. 화질이 기대에 못미치고, 조작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VR 사용자들 사이에선 조금만 쓰면 머리가 아픈, 이른바 VR멀미를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현재 통신 환경에선 실시간을 지원하는 AR과 VR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VR과 AR을 둘러싼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여전히 크다.

실감나는 VR 서비스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통신 속도가 얼마나 빨라야 할까? 퀄컴의 분석에 따르면 4G LTE 환경보다 10배 빨라야 한다. 4G LTE 환경에서도 HD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고화질 영상 전송에는 한계가 있다. HD를 넘어선 울트라 화질(4k) 3D 영상이나 360도 영상 공유는 5G 환경에서 가능해진다. 정지 상태가 아니라 움직이면서 VR 콘텐츠를 경험할 수도 있다.

실감나지 않는 AR/VR 콘텐츠는 무늬만 AR/VR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실감은 실시간으로 고용량 데이터를 전송 가능해야 누릴수 있는 경험이다. 5G가 AR/VR 전성시대를 이끌 기대주로 꼽히는 이유다.

 

VR 기술로 멀리 떨어져 있는 로봇의 팔을 원격 조종하는 경우를 예로 들면 1GB 데이터 전송시 4G 환경에서는 10초가 걸리지만 5G에서는 0.5~1초면 가능하다.

4G를 이용하면 사용자가 팔을 든 후 10초가 지나서야 로봇 팔이 움직이게 되는 셈이다. 정밀 작업에 투입된 로봇이라면 10초 지연은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네트워크 속도가 받쳐주지 않다 보니 지금은 가상현실 체험 장비 대부분이 미리 녹화·저장된 콘텐츠를 유선으로 전송하는 방식을 취한다. AR/VR 콘텐츠 제작 역량은 좋아졌지면 통신 속도의 한계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현재 상용화된 무선 AR 서비스 중 포켓몬고 외에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끈 콘텐츠는 드물다. 포켓몬고가 뜬 것도 AR 콘텐츠여서가 아니라 포켓몬이란 캐릭터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결국 5G처럼 대역폭이 커지고 속도가 향상돼야 원활한 VR/AR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이미연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상무는 “VR 콘텐츠 화질이 높아질수록 여러 사람을 동시에 지원하는 게 어려워진다”면서 “기존 4G 대역폭에서 10명이 VR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면 5G는 동시접속자가 10배 이상 많은 100명이 고화질 서비스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과 기업 모두 실시간 VR과 융합

또한 5G 환경에선 몰입감과 실재감이 강화돼 현실과 가상을 구분짓기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시간 전송이 원활해지면 산업·교육·의료·엔터테인먼트·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감형 미디어 서비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로 다른 곳에 있는 이용자가 가상 공간에 모여 게임을 같이 하고 교육 및 회의도 진행하며 산업 현장에서 VR로 공장 설비나 기계를 원격 제어하는 것이 현실화될 시나리오로 꼽힌다.

이미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5G를 대비해 VR 관련 다양한 시범 서비스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 중에서 ‘5G가 왜 필요하느냐’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음을 감안하면 5G에선 확실하게 다른 점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AR/VR 서비스가 실제 생활에서 제대로 구현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소비자들도 5G와 4G의 차이를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AR과 VR의 현재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티움 체험관’을 열었다. 조만간 실현될 기술을 선보이는 현재관과 앞으로 가능한 일들을 소개하는 미래관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관 서비스 중 눈길을 끄는 것이 ‘VR쇼핑’이다.  가상공간에 제품을 전시한 뒤 판매하는 개념이다. 가상 쇼핑몰 공간은 물리적·시간적 제약 없이 판매가 가능하다. 3D스캐너를 이용해 제품을 스캔하고 가상매장에 업로드하면 된다.

헤드셋을 쓰고 손을 뻗으면 가상공간 속에서 제품을 손으로 잡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전후좌우로 물건을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다. 제품을 돌리거나 뒤집어 볼 수도 있다.

KT는 서울 동대문, 광주, 인천 송도 등의 지역에 홀로그램 영상을 활용하는 ‘KT홀로그램 전용관’을 개관하고 다양한 입체영상을 시연하고 있다. KT는 2014년부터 K-live 콘텐츠 제작 투자를 병행해 지금 까지 10개의 홀로그램 영상 콘텐츠의 판권/유통배급권리를 확보했다.

가장 최근 개장한 송도 홀로그램 체험관에서는 싸이, 빅뱅, GD, 2PM, GOT7, 사이언스쇼-인체/우주, 메이플스토리 콘텐츠가 상영 중이며, 키즈, K-pop 장르 콘텐츠 2편도 추가 제작을 기획 중이다.

KT는 ‘인더스트리AR팀’을 구성해 새로운 사업도 구상 중이다. 산업 분야에서 AR 접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다. 공장설비· 장비에서 도면과 실제 설비를 대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안경 형태 디바이스를 착용하고 겹쳐서 확인해보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KT는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VR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을 주목하는 이유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 올림픽은 VR과 AR이 5G 환경에서 얼마나 달라지는지 사용자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계기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5G를 활용한 VR 서비스는 지금까지 제한된 환경에서 극히 일부 사용자들에게만 제공됐지만 평창 올림픽을 통해 한차원 높은 VR 및 AR 콘텐츠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 공식 파트너사인 KT는 5G 기반의 ‘4대 실감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4대 실감서비스는 싱크뷰, 인터랙티브 타임 슬라이스, 360 VR 라이브, 옴니 포인트 뷰다.

싱크뷰는 봅슬레이에 초소형 무선 카메라와 통신모듈 등을 부착해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 전송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선수시점에서 어떤 장면이 나타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옴니 포인트 뷰는 원하는 선수의 영상을 선택해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인터랙티브 타임 슬라이스는 100여대가 넘는 카메라를 통해 시청자가 원하는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영호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팀장은 “평창올림픽을 통해 5G 환경에서 높은 수준의 VR/AR 콘텐츠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콘텐츠 제작사가 VR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5G 시대, AR/VR 생태계가 의미 있는 규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특히 VR 및 AR 콘텐츠 제작에 따른 진입장벽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진수 SK텔레콤 미디어 기술원 팀장은 “AR/VR 서비스 개발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부분도 있다”면서 “단순히 기술만 외부 업체들에게 개방하는게 아니라 생태계를 구축할 있도록 외부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M = 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6호(2017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