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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실체가 있는 4차산업혁명 기반 구축할 것"

[테크M 초대석]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2017-11-20정리=황치규 기자

  

4차 산업혁명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었다.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4차산업혁명회원회도 출범했다.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정책 프레임워크가 나올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정부에서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부서는 미래창조과학부 개편으로 탄생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다. 그 어느때보다 과기정통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간 IT전문가 출신으로 초대 과기정통부 지휘봉을 잡은 유영민 장관을 만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부의 청사진을 들었다.


Q.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첫 수장을 맡았다. 정책의 큰 줄기는 어떻게 잡았나.
“미래창조과학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차관 조직이 하나 추가됐다. 과학기술혁신본부다. 한국 과학 기술 R&D 관련 예산 규모가 연간 19조5000억 원 정도다. GDP 대비 세계 2위 수준이다. 부처에 흩어져 있는 R&D 관련 예산들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만들게 됐다.

지난 정부와 단절하는 건 아니지만, 미래창조라는 명칭은 다소 추상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부서 명칭을 바꾼 것도 이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는 미래 먹거리와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바로 4차 산업혁명이고, 그걸 뒷받침하는 것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다. 과기정통부의 출범은 과학기술과 ICT에 보다 구체적으로 집중해 실체가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서 이름이 바뀐 것이 과거 정부와 완전히 단절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과거 정부에서 잘 안됐던 일들도 새 정부에서더 잘 되도록 하는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Q. 1차관, 혁신본부장, 과기 보좌관 간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뤄지나
“예전에는 1차관은 과학기술, 2차관은 ICT로 명확히 나눠졌다. 거슬러 올라가면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부와 ICT를 다루는 정보통신부가 합쳐져 시작했다. 물리적으로 합쳐진 뒤 내부에 1차관, 2차관을 두고 운영됐다. 앞서 언급했듯,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각 부처에 R&D 기능들이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 범부처적인 R&D 관련 자원을 통합 관리하고 관련 과제들을 부처들이 유사하게 수행하고 있다면 서로 연결시켜주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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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는 것이 과학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다.

과기정통부의 출범은 과학기술과 ICT에 보다 구체적으로 집중해

실체가 있는 4차 산업을 이끌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Q. 실체가 있는 4차 산업혁명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잡아야 한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은 다뤄야 할 주제들이 광범위하다. 삶에 대한 문제, 사회 시스템도 고려 대상이다. 또 4차 산업혁명이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범위는 크게 잡되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자는 생각이다.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 창출에 초점을 맞춰 ‘실체 있는 4차 산업혁명’ 기반 구축에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Q. 장관 취임과 함께 연구자 중심의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거듭 강조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서 과학기술과 ICT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기초과학은 특히 중요하다. 이 분야 연구자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에서 연구에만 몰두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연구자 중심’이라는 구호만 요란했지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다수 연구자들이 과제를 따기 위해 여기저기 다녀야 하고, 과제를 수주하고 나면 결과 평가를 준비하느라 연구가 아닌 일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다.

새 정부의 계획은 이런 상황을 정말로 연구자 중심으로 획기적으로 바꿔보자는 것이다. 이것은 정부 주도 연구에서 연구자 중심의 연구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연구자 중심의 연구 환경이 만들어지려면 연구 성공률로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연구 과제 과정에서 산출물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지식을 자산화한 뒤 빅데이터로 만들고, 융합 및 공유에 활용하는 분위기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연구자가 진행하는 연구의 결과로만 성공 여부를 판단하지 말고 과정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정부도 자율적인 환경에서 연구자가 연구에 몰두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조력자가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Q. 기업 현장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도 일했고 최고정보책임자(CIO)도 거쳤다. 장관 업무에 과거 현장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일한 경험 모두 많은 도움이 된다. 기업과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는 다르다. 기업은 성장과 이윤을 강조한다. 반면 정부는 국가 재원을 투명하게 집행하면서도 먼 미래도 준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사회생활을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로 시작했다. 프로그래밍 대상은 기업 내부 업무들이다. 회계, 영업, 원가, 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프로그래밍하고 전산화 하는 것과 관련해 개발자와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있다 보니 ‘우리 업무를 왜 이렇게 하지?, ’이런 기술을 쓰면 훨씬 효과적이고 경쟁력도 올라갈 텐데’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많이 하게 됐다. 여기에 답을 주는 것이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역할이다. IT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 업무다.

민간 기업에서 CIO를 맡았고 정부 산하 조직인 소프트웨어산업진흥원(현재 정보통신산업흥원)을 이끌어 본 경험이 정부 부처에서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

 

Q.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소프트웨어가 갖는 의미에 대한 생각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떤정책을 준비중인가.
“아주 재미있는 TF(태스크포스) 팀을 하나 만들었다. TF 이름이 ‘아직도 왜’다. ‘아직도 왜’ 대한민국의 젊은이는 트웨어를 기피하느냐. ‘아직도 왜’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에 제 값을 안 주느냐. ‘아직도 왜’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자신들의 업무를 ‘월화수목금금금’, ‘3D 업종’, ‘4D 업종’ 이라고 하나? ‘아직도 왜’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기업은 부자가 안 나올까?

‘아직도 왜’라는 의문을 갖고 문제가 뭔지 솔직하게 들여다보자는 취지로 탄생한 팀이다. 이런 문제들은 우리가 솔직해지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굉장히 많은 제도들이 만들어졌고, 소프트웨어 강국을 만들자는 얘기도 많이 나왔는데, 현실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해결 방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실행 의지가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소프트웨어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보자는 취지로 ‘아직도 왜’ TF를 시작하게 됐다.”

 

Q. 통신비도 이슈다. 요금할인을 받는 선택약정 할인의 경우 할인 폭이 20%에서 25%로 상향됐다. 성과를 판단하기 이르지만, 어떻게 전망하나.
“통신비 경감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 중 하나였다. 가계비 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통신비다. 생활이 어려우신 분들의 경우 통신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걸 경감해주자는 것이고, 첫 단계가 선택약정 할인이다. 기존에 요금 할인을 20% 해주던 것을 5% 더 해주고 생계 곤란자들에 대해서는 1만1000원을 할인해준다. 65세 어르신으로 기초연금 수급자에게는 추가로 1만1000원을 더 할인해 준다.

이번에 이 두 가지를 시행 하는데 통신 3사가 부담해야 될 금액은 1조 5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금액인데  금액인데, 통신사들이 받아들여줬다. 2만 원대 요금으로 200분 무료 전화와 1GB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보편요금제도 있다. 단말기자급제도 논의 대상이다.

기본적으로 정부는 국민들의 통신비를 경감 시켜줘야 된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금까지 통신 요금체계는 전화요금 중심이었는데, 앞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 내년에 열릴 평창 동계 올림픽이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ICT 올림픽이기도 하다. 지금의 LTE 보다 20배 정도 빠른 5G 통신도 선보일 것이다.

5G 상용화는 사물인터넷 세상이 열리게 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다양한 단말기들이 나올 것이고, 전화기뿐 아니라 TV, 자동차 등이 모두 연결되면서 지금은 없는 서비스들도 많아질 것이다. 그야말로 초연결시대로 들어갈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다. 이런 상황에선 통신요금 체계도 전화 요금 위주에서 데이터와 서비스 요금을 받는 쪽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다. 통신비 경감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Q. 평창 올림픽이 한국의 ICT 역량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 같다.
“평창올림픽은 이번 정부에서 처음으로 맞는 가장 큰 행사로, ICT 올림픽으로 불릴 만큼 볼거리가 아주 많을 것이다. 볼거리는 11월부터 오픈된다. 동해안에 가시는 분들도 꼭 평창에 들러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을 5G로 구현한 걸 체험해 봤으면 좋겠다.”

 

Q. 민간 출신으로 정부 부처 수장을 맡은 뒤 조직 문화와 업무 프로세스가 예전과 상당히 다르게 느껴졌을 수 있다. 조직 혁신 구상도 하고 있나?
“새로운 각도에서 과기정통부의 역할과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압적으로 지시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도록 하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심으려고 한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자발적이어야 하고 또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몇가지 예를 들면 앞서 말한 ‘아직도 왜’ 외에 ‘사이다’라는 TF팀도 만들었다. 일하는 방식을 좀 바꾸자는 생각에서 추진하게 됐다.

그동안 자료 만들고 하는 통상적인 내부 업무 비중이 70%를 차지했는데 20~30%로 크게 줄이고 전략적인 업무 시간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다.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현장을 쫓아다니는 업무 비중을 대폭 늘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부터 한 페이지 보고를 받기로 했고 간부들도 회의할 때 종이를 못 들고 들어오게 한다. 토요일, 일요일에 자료 만들기 위해 나오는 일도 없도록 했다. 충분히 쉬면서 많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하고 있다. 지금은 회의 문화 등 조직문화를 바꿔나가는 단계다. ‘아직도 왜’와 ‘사이다’를 포함해 8개 TF팀을 운영하면서 일하는 방식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0월 19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팹랩 서울’을 찾아 3D프린팅 제작 후 남은 플라스틱컵을 재활용해 만든 안경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

Q. 현장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현장에 답이 있다.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관련된 여러 사람들의 지혜를 모으고 소통하고 결론을 내리는 스타일이다. 현장은 민간 기업이나 정부에서 모두 중요하다. 앞으로도 가급적 현장에 가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거기에서 답을 찾으려한다.”

 

Q. 과기정통부 장관으로서 앞으로 꿈꾸는 미래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과기정통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부처다. 그런데 미래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어떻게 보면 내일도 미래일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이 유일한 자원인 대한민국은 결국 과학기술과 ICT에 상상력, 창의성을 결합해 지속적으로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국가의 미래에 대한 중심에는 과기정통부가 있다는사명감을 갖고 있다. 많이 도와달라.” 

<본 기사는 테크M 제55호(2017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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