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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장벽 허물고 데이터 흘러야 물류 혁신 가능

물류산업의 혁신과 ICT

2017-11-07강동식 기자

 


“향후 10년간 사물인터넷(IoT)이 공급망 및 물류산업에 약 1조9000억 달러(2150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물류기업인 DHL과 IT기업 시스코가 2015년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망한 IoT가 물류산업에 미칠 영향은 정보통신기술(ICT)을 물류산업에 적용해야 하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ICT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많은 물류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장 큰 효과는 비용절감과 대고객 서비스 강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이다.


글로벌 기업 ICT 통한 혁신 경쟁
국제화물 운송업체 UPS는 방대한 주소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화된 운송경로를 찾아줌으로써 기사 1명 당 1일 1마일 꼴의 운행거리를 줄였다. UPS는 올해 말까지 5만5000개의 경로를 최적화해 연간 5000만 달러 규모의 연료비를 줄일 계획이다.

DHL은 배송 도착지, 크기, 무게, 내용물 등 매일 쏟아지는 수백만 건의 배송 정보를 분석해 소비자의 물류 서비스 이용 패턴을 파악하고 있다. 또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거쳐 수요 증가를 예측함으로써 물류센터, 물류차량 등에 대한 투자규모를 효과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매일 7000명의 업무 성과에 해당하는 생산성을 낼 수 있다는 것이 DHL의 판단이다.

DHL은 또 물류센터 직원이 증강현실(AR) 안경인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하고 센터 내 재고 위치, 수량 등을 바로 알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테스트 결과, 25% 이상 업무 효율성이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물류센터에 ‘키바’ 로봇 3만 대를 운용하고 있다. 키바 적용 후 물류센터 운영비용이 20% 가량 줄었고, 물류 순환속도가 기존의 60~75분에서 15분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이케아로 불리는 인테리어 기업 니토리도 지난해 창고 로봇 시스템을 도입해 물류센터의 작업효율이 3.8배 높아졌으며, 재고가 차지하는 면적을 40% 줄였다고 밝혔다.

ICT 적용을 통한 물류 혁신 시도는 물류 스타트업에 대한 기대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 기업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물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2012년 0.1%에서 2014년 1.37%(18억 달러)로 1370% 증가했다. 최근 각광받는 물류 스타트업은 IT 융합을 기반으로 기존 전통 물류기업이 커버하지 못하는 서비스의 틈새를 노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CJ대한통운은 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자동화, 무인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센싱 기술과 로봇 기술을 중점 개발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을 활용한 챗봇 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입, 라스트마일 영역에 드론 도입을 위한 테스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ICT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물류 효율화에 나서고 있으며, 삼성SDS 등 전통적인 ICT 기업들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 물류 효율화를 위한 솔루션 개발, 적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선도적인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물류기업은 기존 IT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 외에 적극적인 신규투자에는 나서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의 특수성이 반영된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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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과 물류기업 간에 데이터 흐름이 막혀 있는 것도 국내 물류 분야의 문제로 꼽힌다. 특히 라스트마일에서 데이터 단절은 물류 효율을 높이는데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낮게 형성된 물류비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1997년 물류 분야의 경쟁 확대를 통한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화물운송 사업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꿨는데, 때마침 불어 닥친 IMF 한파로 인해 물동량이 크게 줄어들자 가격 인하 경쟁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물류 가격이 크게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해외에서 1970~1980년대 면허제를 신고제로 바꿔 경쟁을 도모해 물류 혁신을 낳는데 성공했지만, 한국은 IMF 한파가 맞물리면서 촉발된 과도한 경쟁 상황이 현재까지 이어져왔다는 것.

군소기업들이 난립한 가운데 택배 가격, 화물트럭 운송비의 저가 경쟁은 투자 여력을 크게 떨어뜨렸고, 선도적인 물류 혁신 유도 정책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까지 대부분 물류 자회사를 두고 있는 상황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물류 환경은 국내에서 3자 물류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물류 전문업체들이 낮은 이윤에 허덕이면서 성장이 정체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물론 그룹사에 속한 물류 자회사 역시 다른 그룹사의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해 성장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국내 상황에서 UPS, 페덱스, DHL 등 해외의 글로벌 물류 전문기업과 같은 기업으로 성장해 선도적으로 물류 혁신을 이끌어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통기업과 물류기업 간에 데이터 흐름이 막혀 있는 것도 국내 물류 분야의 문제로 꼽힌다. 특히 최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라스트마일에서 데이터의 단절은 물류 효율을 높이는데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이며 고객 맞춤형의 물류를 위해 무엇보다 정보의 교류가 중요하다. 하지만 유통업체와 물류업체 간에 판매정보가 공유되지 않음에 따라 물류 업체에서는 고객의 소비 패턴을 알 수 없게 돼 물류 혁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경우 물류 자회사 차이니아오(Cainiao)를 통해 중국 내 택배 회사들과 연계해 물류 정보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러한 인프라 위에 고객 주문 현황, 물동량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해 라스트마일 영역의 서비스 품질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흐름이 막혀 있는 한국은 이러한 혁신이 일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4호(2017년 10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