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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플라스틱의 탄생과 진화, 60여년의 여정

[전시] PLASTIC FANTASTIC

2017-11-08글 신다혜 기자·사진 송은지

[테크M=글 신다혜 기자·사진 송은지]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판타스틱( PLASTIC FANTASTIC)’전은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와 생활 양식을 크게 바꿔 놓은 플라스틱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내년 3월 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플라스틱이 가진 가능성과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이 결합된 다채로운 작품 2700여점이 전시됐다. 50년대 레트로부터 70년대 우주시대, 포스트모던을 거쳐 현대 디자인까지 인상적인 조명과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만나봤다.

 


플라스틱의 기원 
플라스틱의 어원은 ‘빚어서 만든다’는 뜻의 라틴어 플라스티쿠스(Plasticus)에서 유래했다. 최초의 플라스틱은 1869년 식물 진액으로 만들어 졌다고. 지금 우리가 쓰는 합성수지 플라스틱은 1907년 발명됐다. 플라스틱계의 에디슨이라 불리는 화학자 리오 베이클랜드는 석유, 천연 가스 등의 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낸 폴리머로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1922년부터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01 폴리머, 꿈꾸다 The Beginning of a Dream, Polymer

형태와 색을 갖추기 전, 플라스틱이 보유한 순수한 성질을 한껏 살린 디자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플라스틱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시작점. 입구부터 펼쳐지는 반투명한 설치 작품은 플라스틱이 제시하는 무한한 가능성과 변화의 시작을 알린다.


얼음처럼 매끄럽고 시원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은 일본 디자이너 도쿠진 요시오카(Tokujin Yoshioka)의 ‘인비저블 콜렉션(Invisible Collection)’이다.

그는 작품 제목처럼 보이지 않는 빛에 영감을 받아 형상이 아닌 감각과 감성을 디자인했다. 천정과 공간을 채운 각각의 설치작품은 투명함이 특징인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Poly methyl methacrylate)로 제작됐다. 

 


02 컬러로 물들이다 Bring Colors to Domesticity

초기의 플라스틱 소품, 특히 다양한 주방용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전에는 깨질 위험이 많은 유리, 도자기로 주방용품과 식기를 만들었다.

플라스틱이 나오면서 주방 용품들은 내구성이 강하고 저렴한 소재로 대체됐고,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

안나 카스텔리 페리에리(Anna Castelli Ferrieri)는 이탈리안 디자인 브랜드 카르텔의 창시자 줄리오 카스텔리의 부인이자 건축, 산업 디자이너다.

그녀의 빈티지 작품인 ‘카르텔 인 타블라 콜렉션(Kartell in Tabula Collection)’은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모두 충족한다. 화사하고 청량한 색감의 접시들은 주방을 돋보이게 하는 인테리어 역할도 한다. 

 


03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꿈꾸다 Molding New Living

천연자원 대체재로 여겨졌던 플라스틱은 어떻게 우리 일상에 들어오게 됐을까? 대량생산으로 저렴해진 생산단가, 다채로운 색감과 내구성, 유연함 등으로 플라스틱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기능주의에 반하는 아방가르드 운동의 일환으로 과감하고 독특한 디자인을 선호하면서 신소재인 플라스틱도 밝고 새로운 이미지로 각광받기 시작한다. 


1960~70년대 플라스틱 디자인은 미래에 대한 낙관과 우주시대 개막, 야외 활동 증가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반영한다. 꾸준한 연구와 성형기술 발전 덕분에 소품을 넘어 가구로 진화한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1970년대는 우주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 많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우주에 대한 열망이 커지기 시작한 것. 

테이블 ‘OVAL TABLE 4997’은 우주선의 외형에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테이블 다리가 부드러운 곡선을 띄고 있다.

이처럼 우주에 대한 환상과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가 소설, 영화 음악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실린더 형의 빨간 가구는 ‘콤포니빌리(Componibili)’로 모듈형 디자인 수납장이다. 한 층씩 쌓을수록 보조의자에서 선반까지 다양하게 활용된다.

전시 공간 왼쪽, 공중에 떠 있는 작품은 책꽂이로, 꿈틀거리는 애벌레를 통해 영감을 얻어 탄생됐다.

유연한 플라스틱 소재 덕분에 원하는 대로 길이 및 모양을 설정해 나만의 책꽂이를 만들 수 있다. 

 

 

90년대 디자인으로 넘어가면 중력을 거슬러 벽에 붙어 있는 의자들을 볼 수 있다.

그 중 두 번째 줄에 위치한 작품은 비코 마지스트레티(Vico Magistretti)가 디자인한 세계 최초로 등받이와 앉는 부분이 일체형으로 이루어진 의자다.

다섯 번째 줄에 위치한 작품은 프랑스 디자인 거장 필립스탁(Philippe Starck)이 3대 디자인 거장으로 부터 영감을 받아 만든 ‘마스터들(MARSTERS)’로 이음새가 없는 의자다. 

 

 

전시장 1층 후반부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에는 페루치오 라비아니 (Ferruccio Laviani)가 디자인한 조명, ‘블룸(BLOOM)’이 관객을 비춘다. ‘꽃이 피다’는 의미로 봄에 꽃이 피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 



04 디자인 풍경이 되다 Design Becomes Everyday Landscape

플라스틱에 색다른 시각을 제공하는 이 섹션에서는 사진과 영상 두 가지 테마로 작품을 보여준다.

‘프레임에 담다’(위) 테마에서는 사진집 ‘150 ITEMS 150 ARTWORKS’를 통해 아티스트들의 독특한 관점과 새롭게 해석된 플라스틱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필름에 담다’(아래) 테마에서는 이번 전시 작품 대표 디자이너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그들의 철학과 작업 세계를 만날 수 있다.

 



05 마스터 디자이너 일상으로 들어오다 When Designers Dream

플라스틱에 매료된 디자인 거장부터 신세대 디자이너들까지, 각자만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발현시킨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첫 번째 테마는 이탈리아 디자인의 전설 에토레 소트사스(Ettore Sottsass)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다. 소트사스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작업에서 영감 받은 후배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이 돋보인다.

플라스틱이 가진 투명성, 유연함, 색채와 빛의 발현이라는 특성에 맞춰 탄생시킨 작품들을 한 공간에서 합쳐진 설치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두 번째 테마는 한국 아티스트 박여주의 ‘무한한 다리(The Infinite Bridge)’.

홀로그램 색채와 조명을 받아 뿜어내는 빛은 거울을 통해 끝없이 펼쳐진다.

작품 제목처럼 거울 속에서 쭉 이어지는 다리는 플라스틱 소재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나타낸다.

 

 

마지막 테마는 형태를 넘어 플라스틱 재질의 발전까지 살펴본다.

거장 마리오 벨리니(Mario Bellini)부터 젊고 새로운 감각을 제시하는 디자이너들의 새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Patricia Urquiola)의 ‘젤리(JELLIE)’는 작품 이름처럼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표현한다. 자연 채광이나 빛이 투명한 작품들 사이로 통과하면서 공간을 형형색색으로 밝힌다는 점이 특징이다.

 


06 또 다른 세상을 꿈꾼다 Constantly Evolving

첫 번째 전시작품인 ‘폴리머 꿈꾸다’와 맥을 잇는 마지막 섹션에서는 비주얼 크리에이티블 그룹 쇼메이커스(SHOWMAKERS)의 영상을 가운데로 플라스틱이 새로운 영역으로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임을 암시한다.

[테크M=신다혜 기자(dhshin131@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5호(2017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