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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아이폰X를 통해 본 안면인식의 세계

커버스토리2 점점 다양해지는 생체인증기술

2017-11-21강진규 기자

 점점 다양해지는 생체인증기술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X에 안면인식 기능을 담았다. [출처: 애플 홈페이지]

애플이 지문인식에 이어 안면인식 기술을 스마트폰에 적용했다. 안면인식은 사용자 편의성은 좋지만 인식률 등이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애플의 채택을 계기로 유망주로 떠올랐다.

애플은 9월 스마트폰 신제품인 아이폰X, 아이폰8, 아이폰8플러스를 공개했다. 애플은 특히 아이폰X에 물리적 홈버튼을 없앴다. 그동안 홈버튼에는 지문인식 센서가 장착돼 보안과 인증 등에 활용됐다.

애플은 홈버튼을 과감히 없애고 대신 안면인식을 하는 페이스ID를 장착했다. 페이스ID는 말 그대로 사용자 얼굴을 인식하는 기능이다.

기존 스마트폰에도 안면인식 기능이 있었지만 스마트폰에 장착된 일반 카메라로 사용자 사진을 촬영한 후 저장해 놓고 인증이 필요할 때 사용자의 얼굴을 촬영해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애플은 단순히 사진을 촬영해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적외선 방식을 도입했다.

적외선을 쏘아 약 3만개의 점을 표시하고 아이폰 전면부에 있는 700만 화소 ‘스마트뎁스 카메라’를 통해 이를 확인해 분석하는 것.

이를 통해 사용자와 닮은 사람이 페이스ID로 잠금을 해제할 확률을 100만분의 1정도로 낮췄다. 스마트폰 지문 인식 해제 확률이 5만분의 1임을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인식률이다.

관련 업계는 애플에 이어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하고 나아가 다양한 분야에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목받는 안면인식, 고성장 예고

얼굴을 보는 것은 인류 문명사회에서 사람을 확인하기 위한 가장 보편적인 방식 중 하나였다. 사람은 누군가의 얼굴 이미지를 기억한 뒤 다시 만났을 때 그 사람이 누구고 어떤 사람인지 확인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기억시키기 위해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고 범인을 잡기 위해 범인의 얼굴로 현상 수배 전단을 만들기도 했다. 본인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해 얼굴에 변장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증 및 인식 방법으로 지문, 홍채, 정맥, 음성 등 다양한 생체 기술이 활용되고 있지만 얼굴은 사람들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인증 방식으로 꼽힌다.

이를 보여주듯 안면인식에 대한 기술 개발은 수십 년간 꾸준히 진행돼 왔다. 출입 통제 등 보안 분야를 중심으로 안면인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추세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6월 공개한 ‘KISTI 얼굴인식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얼굴인식 시장 규모는 2015년 15억2160만 달러(1조7200억 원)에서 2020년 28억3620만 달러(3조2000억 원)로 연평균 1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KISTI는 안면인식이 금융, 회계 분야에서 연간 17.5%, 가정용 보안 분야에서 15.1%, 국방 분야에서 15%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안면인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4년 페이스북은 딥페이스(Deep Face)라는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해 회원계정의 사진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사용자가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 사진 속 사람들의 얼굴을 분석해 해당 이용자가 페이스북 계정에 사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6년 9월 사람 얼굴을 인식하고 감정을 읽어내는 유어페이스(Your Face) 챗봇을 공개했다.

안면인식 전문가들은 안면인식 분야에서 중국이 적극적이라는 것도 주목하고 있다.

안면인식 기술업체 한 관계자는 “안면인식 분야에서는 중국이 앞서가고 있다”며 “과거 안면인식 분야에서 일본이 기술력이 있었고 최근 미국에서도 관심이 많은데 중국의 경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기업들이 안면인식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난징무역관이 올해 9월말 소개한 중국 시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의 기업들이 안면인식 기술을 개발해 각종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바이두는 안면인식 기술을 바이두 지도, 사진 식별 서비스 등에 적용했으며 앞으로 관광, 교통, 금융, 휴대폰 본인인증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KOTRA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2015년 독일 하노버 국제정보통신 박람회(CeBIT)에 참가해 안면인식 기능을 이용한 결제를 선보였다.

알리바바는 2016년 9월 미국 생체인식 기업 ‘아이베리파이(EyeVerify)’를 인수했으며 ‘페이스플러스플러스(Face++)’ 등과 협력해 결제인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9월 알리바바는 안면인식으로 결제를 하는 ‘스마일 투 페이(Smile To Pay)‘도 출시했다.

텐센트는 300억장의 사진을 분석한 자료를 축적하고 있으며 중국 공안부와 협력해 신분증과 얼굴을 대조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중국 자오상은행, 농업은행 등은 일부 금융자동화기기(ATM)에 안면인식 기능을 추가해 카드 없이 예금인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베이징사범대학교 등 일부 학교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을 신입생 등록시스템, 기숙사 출입시스템에 도입했으며 중국 내 일부 공중 화장실에서는 화장지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얼굴을 인식하면 70cm의 휴지만 나오는 기계를 도입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3억 명이 넘는 중국인들의 얼굴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를 본인 확인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안면인식이 보안 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에스원, ADT캡스, KT텔레캅 등 물리보안 업체들은 입출입 통제 등에 안면인식을 적용하는데 적극적이다.

슈프리마, 유니온커뮤니티, 퍼스텍, 에이원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등 생체인증 솔루션 업체들도 안면인식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안면인식 적용을 계기로 삼성전자, LG전자 등에서도 안면인식 기술 적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는 입출입통제 등 보안 부문에 주로 안면인식이 활용되지만 앞으로는 영상, 자동차, 가전제품에 적용되고 쇼핑 등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사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술 개발 급물살…다양한 분야에 응용전망

안면인식은 사용 편의성이 좋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대중화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비슷한 사람을 잘못 인식하거나 사진 등으로 인증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 살이 찌거나 빠지고 화장을 하는 등 얼굴의 미세한 변화로 인해 사용자를 인식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KISTI 안면인식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얼굴, 음성, 지문, 홍채 등 인식기술 중 정확도는 홍채가 가장 뛰어나며 지문이 그 다음이고 얼굴, 음성은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증에 필요한 비용은 오랫동안 사용된 지문이 가장 저렴하고 얼굴, 음성, 지문, 홍채 등은 상대적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안면인식은 큰 장점이 있다. 피측정자에게 특별한 행위나 동작을 요구하지 않고 비접촉 방식으로 인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한 행동을 요구하는 방식의 경우 사용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데 안면인식은 그런 걱정이 없다. 때문에 인식의 정확도를 높여서 사용하려는 시도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

안면인식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과거에는 사진이나 영상을 분석하고 비교하는 방식이 널리 쓰였다. 가령 2차원 평면 사진의 눈과 눈 사이, 눈과 입 사이의 길이와 비율을 측정해 비교하거나 얼굴에서 눈, 코, 입 등의 위치를 분석하는 방법이었다.

이 같은 방법은 약점이 있다. 얼굴은 공개돼 있기 때문에 누군가 개인의 사진을 찍어서 인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적외선이나 열상 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하거나 3차원 측정기를 이용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이들 방식은 사진을 이용하는 2차원적인 측정, 분석과 달리 3차원의 입체적인 데이터를 측정한다는 점에서 정확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애플 역시 적외선 기술로 안면인식의 정확도를 높였다.

이동호 에이원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연구소장은 “안면인식을 위해 일반 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한다. 적외선 사용해 포인트를 추출하고 분석하는데 애플 역시 이 방식을 사용했다.

적외선을 사용하는 경우 99.8% 이상의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면은 대중화하기 좋은 기술이다.

홍채는 정확도가 높지만 인증을 위한 가격이 비싸지는데 안면인식은 거부감도 없으면서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호철 슈프리마 수석연구원은 “적외선 방식은 빛에 대해서 사람 얼굴에 나타나는 반응을 위조하지 않으면 속일 수 없다”며 “안면인식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 오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슈프리마의 경우 등록되지 않은 사람을 잘못 인식하는 것을 500만분의 1까지 낮췄다”고 말했다.

안면인식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2016년 인문사회과학기술융합학회 논문집에는 ‘생리신호 추출 기반의 얼굴 인식 시스템에서의 실제 얼굴 판별 방법’라는 논문이 수록됐다.

연구진들은 피부에 혈류 흐름으로 인한 미세한 색 변화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혈류로 인한 피부의 미세한 색 변화를 분석해서 사진과 실제 사람을 구별해 위조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얼굴의 움직임이나 눈동자의 움직임을 분석하거나 눈동자에 반사된 빛을 분석해 위조여부를 판단하는 방식도 연구, 적용되고 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들이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안면인식이 지문 등에 비해 정확도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도를 너무 높이려고 하면 사용자 편의성이 낮아질 수도 있다.

신호철 슈프리마 수석연구원은 “인식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다. 등록된 사람인데 아니라고 잘못 인식하는 본인거부율(FRP)과 등록되지 않은 사람을 등록됐다고 인식하는 타인수락률(FAR)이다.

타인수락률은 보안과 관련 있기 때문에 낮출 수가 없다. 그런데 타인수락률 낮추기 위해 엄격하게 본인을 구분하도록 하면 본인 거부율이 올라갈 수 있다.

본인 거부율이 올라가면 사용자들이 불편해할 수 있다. 반대로 본인 거부율을 낮추면 타인 수락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안으로 복합인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안면인식과 지문, 정맥 등 다른 인증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동호 연구소장은 “안면인식과 지문인식 등을 결합하면 100%에 가까운 보안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복합인증은 사용자가 두 번이나 인증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문제다. 신호철 수석연구원은 “복합인증을 하면 보안성은 높아지지만 사용자 편의성은 낮아질 수 있다. 한번 인증을 하는 것도 번거롭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두가지를 하라고 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보안 업계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이 정확도를 높여가는 동안 출퇴근 확인이나 매장 내 고객확인 등과 같이 덜 민감한 분야에 우선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복합인증도 계속 사용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안면인식의 단일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5호(2017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