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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공공분야·스마트그리드까지 블록체인 적용 확대일로

2017-11-15김태환 기자

가상화폐와 결제 등 금융 서비스에서 많이 적용되던 블록체인 기술이 콘텐츠, 유통, 스마트그리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분야에서 적용되는 기본 기술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블록체인은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 현재 방식과 달리 거래에 참여하는 여러 사용자가 기록을 나눠 가져 데이터 위조를 막는 분석 기술에 기반한다.

거래가 많은 특성상, 다른분야에 비해 금융권에서 블록체인에 먼저 관심을 갖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블록체인은 금융을 넘어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만하다는 평가 아래 단숨에 대세론을 탔다.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거래가 나타나는 모든 산업과의 융합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게임·의료정보 관련 서비스에 본격 적용

가상화폐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9월 말 방한해 “이더리움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이더리움은 단순 투자수단이 아니다”라며 “이더리움은 비금융 분야에서도 동일한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 산업과의 접목을 예로 들었다. 비탈릭은 “이더리움은 콘텐츠 서비스 제공 과정 중간에서 불필요하게 많은 수수료를 가져가는 중개자를 없앨 것”이라며 “블록체인의 기본 사상인 공정성과 투명성이 반영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해킹으로 아이템이 위·변조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할 경우 해킹을 방지하고, 거래 시스템의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

글로벌 1위 게임아이템 마켓플레이스인 오피스킨스(OPSkins) 창업자들은 토큰 판매를 통해 가상 자산 교환을 안전하고 쉽게 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반 가상 자산 거래소 ‘WAX(Worldwide Asset eXchange)’를 공개했다.

‘WAX’는 모든 가상 아이템 마켓 참가자들이 중개 거래인부터 아이템 수탁자, 감정가, 회원사, 매수자와 매도자까지 이어지는 물품 거래에서 비용 배분과 거래를 동시에 지원한다. 

이를 통해 게이머들은 하드웨어, 보안 인프라, 결제 서비스에 투자 하지 않고 안전하게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즉, WAX 토큰은 게임 내 자산을 얻기 위해 저장된 가치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가상 자산을 매수, 매도, 거래 할 때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스마트 계약 역할도 한다.

국내 게임 업체들도 가상화폐 관련 업체를 인수하고 블록체인 활용 방안을 모색하려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지난달 26일 국내 3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 지분 65.19%를 인수했다.

엠게임은 비트코인·알트코인 채굴 전문 기업 코인숲, 가상화폐 거래소 페이또와 함께 가상화폐 채굴과 거래소 운영 등 가상화폐 관련 공동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 업체는 블록체인을 당장에 게임 플랫폼에 적용한다기 보다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인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게임 서비스와 블록체인 간 융합이 늘고 있는 만큼, 국내 게임 업체들도 아이템 거래, 게임 서비스 내의 해킹 방지 등에 블록체인을 도입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도 블록체인은 매력적인 기술로 부상했다. 

블록체인 전문기업 써트온은 의료정보시스템 전문 솔루션업체인 포씨게이트와 함께 의료분야 전자문서 유통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국내 주요 대형병원과의 시범 사업에 착수했다.

이번 컨소시엄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한해 수천만 건에 달하는 진단서, 의료내역서 등 의료제증명서 발급을 위한 병원 방문 절차를 간소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환자들은 진료, 검사, 입·퇴원 절차 등을 마치고 수납을 완료한 뒤 원무 창구 또는 키오스크 등을 통해 제증명 문서들을 종이로 발급받았다.

이를 다시 인근 약국으로 가져가거나 보험 청구기관에 별도로 사진을 촬영해 보내는 등 여러 단계를 거친 후 자체 폐기하거나 보관했다. 블록체인 시스템이 도입되면 이같은 과정이 크게 감소하고 한번의 절차로 관련 업무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정보 제공업체 메디블록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인 의료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메디블록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정보인 의료정보의 유출 가능성을 낮추고 환자와 의료기관, 의료인의 필요에 따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정보 생산 및 관리 비용을 크게 줄였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

메디블록 서비스는 개인의료정보에 기반해 맞춤형 건강 보고서나 의료정보 등을 제공하는 메디볼릭(MediBolc) 애플리케이션과 의료정보 생산과 소비에 활용되는 메디토큰(MED) 등 두 가지로 제공된다.

물류 분야에서도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삼성SDS는 해운물류 블록체인 적용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관세청,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산항만공사, 현대상선, 남성해운, 삼성SDS 등 15개 민·관·연 연합으로 결성된 해운 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부산항에서 중국 청도, 대련항으로 향하는 현대상선과 남성해운의 수출 물량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높은 수준의 암호화가 구현돼 수출·입 관련 서류의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선하증권 등 물류 관련 업무문서와 화물 위치정보 등을 관계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업무 처리 속도도 향상됐다.

기존에는 해운선사, 내륙운송사, 터미널 운영사 등 해상운송과 관련된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종이문서, 이메일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물류유통 관련 사안을 전달했지만 블록체인 적용 후부터는 별도 중간 작업 없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그리드·공공분야에도 투입

블록체인은 스마트그리드 분야도 파고들었다.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 공급자와 생산자들에게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전기를 공급 및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에너지 공급자는 야간에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피크 전력 때 공급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남는 전력을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전력공사는 기존 구축한 전력망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이웃 간 전력거래’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개인들간 전기 에너지를 직거래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송·배전에 따른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한전 서비스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계약서를 활용해 프로슈머와 소비자 간 거래 과정에서 적합한 가격을 매칭 해주고, 계약과 정산 서비스를 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로 구성된 한국전력 사옥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모듈을 탑재한 건물 정보를 수집해 에너지 효율성을 관리해주는 시스템인 BEMS, 스마트미터(AMI)를 연계해 전력거래를 구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공공 서비스 혁신을 이끌 기대주로도 꼽힌다. 스마트시티에 적용했을 때,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IBM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정부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14%가 올해 안에 블록체인을 공공사업에 적용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또 세계 70% 정부관계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국의 경우 델라웨어주 기록물 저장소가 정부기록보관 암호화하기 위해 분산원장 기술을 사용했다. 애리조나와 버몬트 주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서명과 계약이 법적 효력을 갖도록 법을 개정했고, 일리노이 주정부는 의료 정보에 적용하기 위해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에스토니아는 자국 시민이 아닌 거주자를 위해 일종의 전자주민등록증인 이레지던시(e-Residency)를 발급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전자서명에 대한 위변조를 막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스웨덴 정부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토지대장을 작성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도 공공 분야에서 블록체인이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3.0과 블록체인의 결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3.0은 공공정보를 적극 개방·공유하고, 각 부처와 국민들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국민 개개인에 대해 맞
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영 패러다임이다. 기존 정부가 통치를 강조한 것과 달리 3.0은 협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블록체인은 투명성에 기반한 보안성은 물론 모두가 동일한 정보를 갖게 되면서 익명성도 강화되는 효과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공권력이 시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도 견제할 수 있다는 평가다.

국내서도 공공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가 ‘KOMSCO 신뢰 플랫
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조폐공사는 지금까지 화폐 및 결제시스템으로 쌓은 신뢰를 기반으로 민간 사업자 간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중립적인 조정자 역할을 담당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가 화폐 제작을 통해 축적한 보안기술과 시스템을 앞세워 사업자와 고객 간 중복되는거래비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테크M = 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