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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물류의 효과..."업무 줄었는데 수입은 더 늘었어요"

물류 혁신 현장을 가다: CJ대한통운

2017-10-18김태환 기자

물류 혁신 현장을 가다: CJ대한통운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긴 난장판이었습니다. 사방에 박스들이 켜켜이 쌓여있고 마지막 탑차가 올 때까지 택배기사들이 출발을 못해 택배물량과 화물차가 뒤섞여 혼란스러웠죠. 하지만 지금은 자동으로 분류돼 순차적으로 물건이 계속 배송됩니다. 훨씬 효율적이죠.”

추석 연휴를 한 달 가까이 앞둔 9월 13일. 경기도 군포시의 CJ대한통운 군포 동안 터미널을 방문했다. 동안 터미널은 전국 100여개 지역터미널 중 ‘택배 분류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된 30여개 지점 중 하나다.

전통적인 택배 대목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다소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오전 9시 한창 바쁠 시간임에도 삼삼오오 모여 차를 마시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모든 직원들이 택배 상·하차와 분류에 매달려 있는 기존 물류터미널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지능형 스캐너가 물건 인식해 자동 분류

탑차에서 2명의 직원이 물건을 하차시켜 컨베이어벨트에 올렸다. 물건 상자들은 약 30㎝의 일정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나아갔다. 이후 총 세 번에 걸쳐 적외선 센서가 택배상자를 인식한 뒤 인텔리전스 스캐너(ITS)를 통과한다.

공항 보안검색대 센서 게이트처럼 생긴 ITS는 좌측과 우측, 그리고 상단의 센서를 통해 택배상자의 크기와 부피, 운송장을 인식한다. 특히 운송장에 나타난 바코드와 주소를 읽고 전산망에 해당 택배가 입고되고 출고되는 상황을 기록한다.

연예인 분장실 거울 앞 백열등만큼이나 밝은 조명이 설치돼 있어 ITS 안은 백주대낮처럼 밝았다.

ITS가 인식한 정보를 토대로 ‘휠소터(Wheel Sorter)’가 작동했다. 휠소터는 수십 개의 바퀴가 좌우로 회전하며 택배상자를 각각 지역별로 재분류해 보냈다.

이후 분류된 벨트에는 각각 차량이 일렬로 대기해 있었다. 택배기사들은 자신이 담당한 동에 해당하는 박스만 벨트에서 내려 트럭에 실었다.

사람의 힘이 필요한 분야는 차량에서 물건을 내릴 때와 다시 택배기사 차량에 실을 때 단 두 번뿐이었다.

택배상자가 하차한 시점부터 최종적으로 배송기사의 차량에 적재될 때까지 소요된 시간은 길게 잡아도 약 10분 남짓 정도뿐이었다.

군포 물류센터를 총괄하는 김정균 CJ대한통운 차장은 “사람들이 운송장을 보며 일일이 분류했을 때는 숙달된 인원이 해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자동화 시스템 도입 이후에는 분류작업에 투입되는 인원을 모두 배송에 집중할 수 있어 인력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시간도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군포 동안 터미널은 100여대의 택배차량이 있다. 기존에는 100대의 택배기사 모두 오전 7시부터 물량 전체에 대한 분류를 끝낸 뒤 배송을 시작했다. 때문에 배송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1차 분류를 끝내고 11시쯤 2차로 분류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오후 2시에는 마지막 3차 분류가 진행된다.

때문에 오전에 분류작업이 진행될 때 출근한 택배기사들이 9시부터 배송을 시작하면서 배송속도가 더 빨라지게 됐다. 기존 36대 차량만 운용하던 오전시간에 65대를 추가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들은 택배를 빠르면 오전 10시경부터 받을 수 있다.

김정균 차장은 “집배송시 화물 대기시간은 기존에는 7시간이었지만 무려 2시간으로 줄어들어 5시간 가까이 단축됐다”면서 “배달완료 시간도 과거 오후 9시 50분에서 최근 오후 8시 8분으로 1시간 42분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속도가 빨라지면서 직원들의 복지가 자연스레 향상됐다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기존에는 오전 7시에 전 직원이 물류센터에 와서 상·하차와 분류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전조, 오후조 나눠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업무시간 단축, ‘저녁 있는 삶’ 보장

군포 터미널 직원 중 한명은 “9시까지 출근이 가능하게 되면서 딸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출근하는 게 가능해졌다”면서 “말로만 듣던 ‘저녁 있는 삶’이 가능해져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업무시간이 줄어들었음에도 수입은 더 늘어났다. 오히려 처리하는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건당 수수료를 받는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수익이 오르게 됐다.

택배기사 A씨는 “보통 택배 건당 750원의 수수료를 받게 되는데 작년과 비교해 월평균 50만~100만원 가까이 수입이 늘어났다”면서 “물류 자동화로 오히려 처리하는 물량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입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테크M = 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4호(2017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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