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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배달기사 노하우, 인공지능으로 찾았죠"

2017-09-25신다혜 인턴기자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테크M=신다혜 인턴기자(dhshin131@techm.kr)]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하면 쉼터에서 대기하던 기사가 인근 매장에서 상품을 받아 고객에게 바로 전달한다. IT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의 ‘부릉 기사’와 ‘부릉 스테이션(Vroong Station)’의 모습이다.

물류센터에서 여러 주문을 취합해 배송하는 것이 아니라 이륜차로 고객에게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휴 매장별로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하기 때문에 기사들도 빠르게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2013년 설립된 메쉬코리아는 라스트마일(last mile) 배송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했다. 별도의 중앙물류창고를 운영하지 않고 운송관리시스템(TMS)을 통해 이륜차 직배송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

B2B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 ‘메쉬 프라임’, 그리고 이 두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통합물류솔루션 ‘부릉TMS’와 배달책자 ‘부릉컬렉션’, 신선식품배송서비스 ‘부릉프레시’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80여개 부릉 스테이션을 운영 중인데, 부릉 기사들의 쉼터이자 물류 거점지인 이곳이 메쉬코리아의 물류 현장인 셈이다.

메쉬코리아는 방대한 데이터와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배송·배차 솔루션을 구축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1만3000여명의 배송기사를 연결하고 신세계, 이마트, CJ대한통운을 비롯해 여러 대기업들과 지역상점들 간 협업을 통해 동종 스타트업계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원가 절감과 표준화,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대신 고객사와 소비자, 기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성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유정범 대표는 “최근 몇 년간 고객과 기업, 화물주의 니즈는 더욱 복잡·다양해지고 있다”며 “고도화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라스트마일 배송 분야에서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창업 멤버인 김형설 연구소장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컴퓨터공학 박사학위 취득 후 HP,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데이터 마이닝 분야에 종사했다. 

김형설 소장은 “예전 기업에서는 작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할 수 밖에 없었지만, 메쉬코리아가 주력하는 배차 솔루션은 물류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하나하나 구축하고 시스템화 하는 과정이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메쉬코리아는 대기업들과의 솔루션 공급계약을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고객사와 배달기사 모두에게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물류 생태계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부릉기사의 쉼터이자 물류 거점인 부릉스테이션은 80여개 지점을 운영중이며 올 하반기 13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도시 물류 관건, 최적 배차 시스템

김형설 소장은 여느 업체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원동력으로 메쉬코리아만의 경로배정 시스템을 꼽았다. 

김 연구소장은 “물류시장, 특히 메쉬코리아가 몸담고 있는 도심 물류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빠르게 배송하느냐이기 때문에 배차 시스템을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숙련자와 비숙련자간의 업무 성과 격차가 매우 큰데 택배시장의 빠른 성장에 비해 숙련자 수는 더디게 증가하고 있어 결국 경험과 노하우를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어느 배송지를 가면 경비실이 어디에 있는지, 아파트 단지의 입구 위치, 혹은 어떤 아파트 단지는 주차가 안 되기 때문에 다른 곳에 주차해서 가야하는지 등의 디테일한 노하우나 경험이 빠른 배송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이런 노하우의 축적이 기사 개개인에 머물러 숙련자가 자리를 옮기면 조직 역량 약화가 불가피하다.

기사 개개인의 경험에만 의존함으로써 불투명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사들의 경험을 최대한 시스템에 축적해야 한다. 

메쉬코리아 연구소는 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패턴 마이닝’이다. 기사들이 지역을 방문하는 순서에 대해 패턴을 찾고 머신러닝을 통해 경로배정 시스템에 반영하는 것이다.

기사들의 모든 경험을 담을 수는 없지만, 완전한 경로배정 자동화로 가는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꿴 셈이다.

덕분에 메쉬코리아의 부릉 기사 1만3000여명이 하루에 처리하는 주문은 약 3만~5만건에 달한다. 최적의 배송경로를 제안하기 때문에 기사들이 경로를 변경하는 경우가 적다. 기사들은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물량을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다. 

메쉬코리아는 최근 기업 성장성을 인정받아 네이버로부터 2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총 755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인프라 확장은 물론 해외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 대표는 “네이버의 투자금을 활용해 인프라 확장과 부릉 TMS 고도화에 나설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부릉 스테이션을 130여개로 늘리고, 서울 수도권 지역의 경우 반경 최대 1.5km 내에 한곳씩 부릉 스테이션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쉬코리아는 더 고도화된 부릉TMS를 구축하기 위해 주소 정제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배송 시장에서는 주소가 항상 깔끔하게 관리, 전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여서 주소 시스템은 메쉬코리아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김 연구소장은 “물류에서 라우팅과 함께 중요한 것이 주소 시스템”이라며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주소를 정제하는 기술을 연구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메쉬코리아는 또 해외 진출을 위해 해외 현지 운영팀의 피드백을 받아 부릉TMS를 모델링 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데이터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인프라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노하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소장은 “결국 현장을 누비는 기사들의 경험을 시스템에 얼마만큼 쌓느냐가 관건”이라며 “국내와 해외 모두 현지 운영팀과의 밀접한 협업을 통해 현장의 요구사항이 시스템에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4호(2017년 10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