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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아이폰X는 들고 다니는 증강현실 플랫폼

아이폰X에 숨은 혁신

2017-10-16케빈 조 미국 어웨어 공동창업자 겸 CTO

​아이폰X에 숨은 혁신은?

맥북을 활용해 스냅챗 마스크 필터를 사용하는 모습

[테크M=케빈 조 미국 어웨어 공동창업자 겸 CTO]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나오는 국내 언론들의 평가는 특별한 것이 없다거나 혁신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번 아이폰X도 예외가 아니었다.

사실 이번 아이폰X는 제품에 대한 루머가 일찍부터 퍼졌던 터라 새로 보여준 것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애플이 그동안 기대 이상의 변화를 보여줬던 터라 평가에 대한 눈높이가 다른 측면도 있다. 그런데 그 기대치는 객관적 기준이나 명확한 근거 없이 막연한 느낌이나 겉모습만 보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CPU, 메모리 등 하드웨어 사양을 놓고 혁신 여부를 말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애플은 단 한 번도 하드웨어 사양으로 승부를 낸 적이 없다. 아마 하드웨어 사양 면에서는 우리나라나 대만, 중국, 일본의 제품이 월등히 훌륭하고 좋을 것이다.

무선충전 방식 Qi만 해도 이미 오래전 상용화된 것이다. 애플은 이제야 그 기술을 적용하며 새로운 것처럼 발표했고 당연히 사람들은 새로울 게 없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이번 아이폰X를 평가하라고 한다면 엄청난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말하겠다. 그 이유는 애플이 사용자의 변화를 정확하게 읽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사용자의 주 연령층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오로지 제품만을 바라본다면 시장을 정확히 보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폰이 세상에 나온 지 10년이 됐다. 지난 10년간 아이폰을 계기로 시작된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우리의 삶의 방식이 엄청나게 바뀌었다는 것은 아마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이폰 이전에도 이미 스마트폰은 시장에 존재했다. RIM도 있었고 심비안OS를 사용하는 노키아의 제품도 있었다. MS CE 기반의 제품과 팜OS를 사용한 트레오란 제품도 선을 보였다.

주로 PDA로 사용하던 제품에 전화기능을 포함시킨 것으로 대부분 전화 화면을 사용하려면 플라스틱 펜이 필요했다. 대부분 기업용이었고 높은 데이터 사용료 때문에 개인사용자가 쓰기엔 부담스러웠다. 

이때 일반 사용자를 타깃으로 발표된 제품이 바로 첫 번째 아이폰이다. 미국 AT&T의 EDGE 데이터와 음성망을 사용했다. 이 제품이 다른 제품들에 비해서 어떤 하드웨어적 혁신이 있었을까? 아니다.

다만 일반 사용자들도 이동 데이터의 세계에 들어올 수 있는 관문을 만들었고 아이팟 사용자들처럼 아이폰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이 이후 애플은 통신과 미디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3G로 발전하면서 네트워크 속도가 점점 빨라졌고 가격도 내려갔다. 이에 따라 아이폰은 전화기, 뮤직플레이어, 메시지를 주고받는 통신기로 발전해나갔다.

3G 속도면 충분한 서비스였다. 그리고 4G LTE의 등장에 따라 여기에 동영상과 사진을 더했다. 그게 아이폰6, 6S, 7 모델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싸게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의 발전에 따라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생겨났다.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번 아이폰X의 발표는 애플이 사진을 잘 나오게 하는 기술에 얼마나 공들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카메라가 몇 메가 픽셀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차피 스마트폰의 SNS 사진에서 다 볼 수 없는데 더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것보다는 어떻게 사진 데이터를 잘 처리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멋진 사진이 나오게 하느냐가 애플이 말하는 혁신인 것이다. 포토샵 기능을 얼마나 제품에 녹여 넣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아이폰X는 얼굴인식, 홈버튼 제거, 인물 사진 모드 등 다양한 기술을 탑재했다.

그런데 여기에 놓쳐서는 안될 것이 있다. 10년전 아이폰이 세상에 나왔을 때 20대가 지금은 30대이고 30대는 40대가 됐다. 아이폰X가 1000달러 이상이라고 해도 무조건 구입할 세대는 과연 어떤 세대일까?

바로 신진 20대, 스냅챗 세대다. 애플은 아이폰X의 데모를 보여주면서 스냅챗의 여러 마스크 필터를 시연했다.

똥 애니모지(카메라에 이용자의 표정을 투사해 맞춤화된 이모지를 만들어 보낼 수 있는 애플의 새로운 기능)까지 보여줬다. 좀 실없게 보이고 우습지 않은가.

애들 장난 같은 기능을 보며 우리는 가차 없이 혁신이 없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평가다. 아이폰X 세대는 지금껏 우리가 해 온 모든 것 위에서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가상현실과 증강현실(VR/AR) 기술이 많이 쏟아져 나왔고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의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지금껏 우리는 이런 기술을 활용하는 대상을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알파고가 사람을 이기는 정도로만 생각을 고정하고 내 전화기 안에서는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지문을 읽는 터치센서가 왜 있어야할까? TOF(time-of-flight) 카메라 센서가 내 얼굴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면 굳이 터치센서가 필요할까.

애플은 사람들이 생활과는 먼 이야기 같았던 머신러닝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 그동안 늘 해왔던 애플식 혁신을 이뤘다. 무엇인가 엄청 새로운 것을 만드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묶어서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 

그렇다고 이같은 일이 쉬운 것은 절대 아니다. 화면인식 머신러닝 알고리즘 만들어 작동시키려면 엄청난 CPU 파워가 필요하다.

애플은 A11 바이오니 뉴럴 엔진이라는 CPU를 개발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한 대상을 3차원으로 인식하게 해주는 TOF 센서를 아주 작게 만들어 스마트폰 카메라의 작은 공간에 탑재시켰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아이폰X의 발표는 바로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AR 플랫폼의 발표였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아이폰X의 등장은 새로운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여성들이 아이폰X에 자기 얼굴을 스캔하고 다양한 색의 화장품을 골라 얼굴에 적용해보고 미용실에 가기 전에 다른 스타일로 가상세계에서 바꾸어볼 수 있다면 어떨까? 카메라로 피아노 건반을 보면서 시리에게 재즈코드를 이야기하면 어떤 건반을 눌러야 할지 볼 수도 있다.

새로 구입한 제품을 카메라로 보면 바로 각 버튼의 용도와 자세한 사용법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이 외에도 현실 위에 가상을 오버레이 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나이가 어릴수록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거리낌이 없다. 증강현실 플랫폼이 일반화되면 자신에게 적용해 본 것을 아마존 등을 통해 바로 구입하는 게 일반화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기술들이 그동안 세상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다니는 전화기에선 쉽게 이용하기가 어려웠었다. 제품 발표 때도 보여줬지만 이미 AR 게임은 2D 세계가 아닌 3D 세상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아이폰X는 세상을 바꿀 것이 틀림없는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4호(2017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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