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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마존도 에너지 기업 노린다

2017-09-18위대용 전기신문 기자

세계의 에너지 기업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들이 주도하던 에너지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환경과 안전을 위협하는 화력·원자력 발전소 대신 신재생 에너지 보급이 증가하고, 수요관리와 접목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속속 나온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전기를 거래하는 시장도 마련됐다.

전력시장의 변화는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기업의 탄생을 불러 일으켰다. 대규모 신재생 에너지 발전 기업, 수요관리만 전문적으로 하는 작은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구글이나 애플처럼 IT기업들은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에서 엄청난 양의 전기를 생산하며 전력 유틸리티 회사를 위협한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재편이 시작된 것이다.

 

에너콘은 세계적으로 2만2000개 이상의 풍력 발전기를 설치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재편

글로벌 풍력 발전 시장의 대표 주자는 덴마크의 베스타스윈드시스템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5년보다 무려 30% 증가한 102억3700만 유로(약 13조3590억 원)를 기록했다.

1898년 문을 연 베스타스는 1970년대 발생한 오일쇼크를 기점으로 풍력발전 사업을 시작했다. 신재생 에너지를 육성하려는 덴마크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제네럴일렉트릭(GE)도 항상 글로벌 풍력시장 5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강자다. 2014년에는 알스톰을 인수하며 풍력 발전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2020년까지 미국 오클라호마에 2GW 규모의 풍력 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45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GE는 지난 7월31일 베스타스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낙뢰 등으로 전압이 급변할 때도 풍력발전기와 전력망간 연결을 유지하는 GE의 기술을 베스 타스가 미국 11개주 풍력단지 설치와 마케팅 등에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특허 분쟁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에 따라 시장 판세 역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풍력 발전 강국 중 하나인 독일도 다수의 풍력 전문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15대 풍력터빈 제조사 중 4개사가 자리 잡고 있고, 15만 명 이상이 풍력 분야에 종사하고 있을 정도다.

독일에서 풍력 분야 1위 기업은 역시 지멘스다. 지멘스는 해상 풍력발전에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스페인 기업 가메사(Gamesa)를 합병하면서 육상 발전도 보강했다.

독일 풍력 발전소 프로젝트 개발회사인 벤토텍(Ventotec GmbH)은 지멘스로 부터 앞으로 8년 이상 280개의 풍력발전기를 구매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너콘(ENERCON)은 육상 터빈을 전문으로 한다. 기어가 없는 발전기뿐만 아니라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나셀 (Nascell) 발전기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콘은 이미 2만 2000개 이상의 풍력 발전기를 설치했다. 2014년에는 50억 유로의 매출과 4억9000만 유로의 수익을 달성했고, 약 1만80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독일 3위 회사인 젠비온(Senvion)은 유럽, 미국, 캐나다에서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확대되는 아시아 시장을 잡기 위해 인도, 일본 등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확장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2016년 주식을 공개 상장했다. 노덱스와 대조적으로 젠비온은 육지와 해상 시장 모두에서 발전기를 생산한다.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시장은 징코솔라, JA솔라, 트리나솔라, 한화큐셀, 캐나디안솔라 등 5개 기업이 주름잡고 있다. 상위 5개 기업이 글로벌 태양광 모듈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 기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5위권 기업 4개 중 기업이 중국계라는 점도 특징이다. 중국이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수요의 30%를 점유할 정도로 내수 시장 규모가 방대한 덕분이다.

올해 초 영국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 출하량 1위는 중국의 징코솔라다. 징코솔라는 지난해 6.7GW 규모 태양광 모듈을 출하해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2위도 중국 기업인 트리나솔라가 차지했다. 2015년 1위였던 트리나솔라는 6.55GW를 출하해 근소한 차이로 1위 자리를 내줬다.

3위에 이름을 올린 캐나디안솔라는 중국 시장뿐 아니라 브라질,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며 5.1GW를 출하했다. 캐나디안솔라는 2009년 일찌감치 일본 시장에 진출해 2016년 일본에서만 500㎿ 이상의 태양광 모듈을 판매했다.

 

미국 벤처기업 트랜잭티브 그리드는 뉴욕의 50여 가구를 대상으로 태양광발전 전기 시스템을 운영중이다.

 

에너지도 공유하는 시대

미국의 벤처기업 트랜잭티브 그리드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50여 가구를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상호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인터넷망으로 데이터와 파일을 주고받는 것처럼 개인 간 전력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거래는 스마트폰 앱으로 할 수 있는데, A가 태양광으로 생산하고 남은 전기를 판다고 올리면 B나 C가 그에 맞는 가격을 지불하고 사면된다. 실제 전기 거래는 스마트미터를 통해 계산되고, 정산도 이뤄진다. 남는 전기를 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영국에선 오픈 유틸리티, 굿에너지가 ‘피클로’라는 전력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에너지 거래, 계약, 요금청구 등이 이뤄진다.

브루클린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인터넷 등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배전망, 가공선, 지중 케이블, 변전소, 변압기 등을 이용하는 비용도 요금으로 지불한다.

두 사례 모두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생산자와 이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네덜란드의 반데브론은 웹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풍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중개하고 있다. 기존의 전력회사는 참여하지 못하고 개인만 참여할 수 있다.

반데브론 사이트에서는 누가 풍력발전으로 얼마나 전기를 생산하는지 보여주고, 관심이 있는 소비자는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전력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요금이 아니라 소비자끼리 가격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 보스톤에 있는 신생기업 옐로하는 소규모 태양광 패널을 일반 가정에 무료로 설치해주고 ,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 중 일부로 수익을 낸다.

전기 중 일부는 설치한 가정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옐로하와 가정 모두 이익을 얻는 구조다. 보스턴에서만 8만 8000가구, 뉴욕에선 150만 가구가 서비스에 가입돼 있다.

독일의 배터리 기업 소넨배터리는 소규모 재생에너지 설비로 생산한 전기를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독일 전력망에 가입이 돼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소낸배터리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 (ESS) 를 결합한 거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특성상 저장을 하면 활용도가 높아지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IT 기업에서 에너지 기업으로

올해 초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가 발간한 ‘기업 재생 가능 에너지 조달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신재생 에너지를 가장 많이 구매한 기업은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 아마존 이었다. 아마존은 태양광 발전 233㎿, 풍력 발전 417㎿의 전력을 구매했다.

아마존의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도 지난해 11 월 버지니아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233㎿ 규모 전력을 태양광 발전회사인 도미니언 리소시즈로부터 사들였다. 아마존은 사용하는 에너지의 절반을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2017년 말까지 미국 내에 있는 15 개소의 물류센터 옥상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15 개소의 총 발전 용량은 최대 41㎿에 달할 전망이다. 동부와 서부의 5개 주(뉴저지, 델라웨어, 메릴랜드, 네바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물류센터가 대상이다.

2위는 구글로 지난해 565㎿ 규모의 전력을 풍력 발전으로 구매했다. 구글은 2017 년까지 미국 내에서 신재생 에너지 사용률을 100% 로 끌어올리고 이를 다른 나라로도 확대한다는 목표다.

 

페이스북은 텍사스주에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풍력에너지를 사용할 예정이다.

구글은 2010년 이후 최고의 신재생 에너지 구매자였다. 구글은 동종업종의 다른 어떤 기업보다 전기를 많이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3위인 마이크로소프트는 20㎿의 태양광 발전과 237㎿의 풍력 발전으로 지난해 257㎿의 신재생 에너지를 구매했다. MS 는 지난해 11 월 캔자스와 와이오밍의 풍력 발전소로부터 모두 237㎿ 의 풍력 발전 에너지를 구매했는데, 이는 이 회사가 체결한 풍력 발전 계약 중 최대 규모다.

페이스북도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44 만㎡ (13 만 3000 평 )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데 , 100% 풍력 에너지( 생산용량 200㎿ )를 사용할 예정이다.

 

애플 사옥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스템

반면, 애플은 재생 에너지를 구매하기보다는 지난해 6월 애플 에너지 LLC를 설립하고 태양광 생산 판매 사업자로 변신했다. 애플은 태양광 설비 설치용량이 미국에서 네 번째로 많은 기업으로 꼽힌다.

애플이 태양광 사업자가 되자 미국의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10억 달러에 달하는 애플 주식을 사들인 바 있다. 올해 4월 입주를 시작한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제2 캠퍼스에서는 옥상에 17㎿에 달하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모든 전기를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한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에너지 시장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한 전기를 전력망에 판매 하는 사업을 준비 중인 것이다.

지금은 전기차가 많지 않지만 앞으로 100만 대 이상 보급됐을 때 모든 차를 전력망에 연결해 수급 조절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V2G(Vehicle To Grid)다.

 

테슬라의 가정용 ESS ‘파워월’

이러한 계획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게 바로 테슬라의 충전시설 ‘수퍼차저 네트워크’다 . 테슬라 전기차를 구매하면 미국 전역에 설치된 테슬라 전용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가정용 ESS ‘파워월 ’을 통해 홈에너지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와 ESS를 함께 공급하면 전기 공급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테슬라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일본 내 31개 태양광 풍력 발전소(500 ㎿)를 소유하거나 건설 중이다 . 지난해에는 재생 에너지로 생산 한 전기를 일본 수도권, 홋카이도 지역에 판매했고, 인도에선 22조 원 규모(20GW)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수요관리시장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수요반응(DR, Demand Response)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 가장 활발한 편이다. DR 시장은 공장, 빌딩 등에서 아낀 전기를 판매하는 시장으로, 2000년대 이후 등장했다.

전 세계 DR 시장은 2023 년 9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2014년 도입해 성공적으로 시장이 운영 중이다.

 

아낀 전기 되판다

글로벌 DR 시장 1위는 미국의 에너낙이다. 에너낙은 2001 년 미국 보스턴에서 사업을 시작해 6~7년 만에 미국 전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는 캐나다, 독일,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한국 등 13 개 국가에 사무실이 있다.

프랑스 DR 시장의 70% 를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풀은 유럽을 대표하는 수요관리 기업이다. 2008년 설립해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2010년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지분의 51%를 인수하며 급성장 했다. 에너지풀은 8개국에서 DR사업을 하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최근 원자력을 수요자원으로 확보해 매년 5억 달러를 절감하고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3호(2017년 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