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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새로운 배터리 기술은 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나

아퀴온에너지 파산으로 본 에너지 기술개발의 현주소

2017-09-24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아퀴온에너지 파산으로 본 에너지 기술개발의 현주소

 

 

[테크M 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해 만들어진 전기를 저장하는 새로운 기술은 청정 에너지의 미래를 좌우할 기술이다. 하지만 최근 아퀴온에너지의 파산은 이를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기준으로도 아퀴온에너지는 성공했어야만 했다. 이 회사는 재생 에너지와 전력망을 위한 대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NASA의 화성 탐사선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개발한 카네기멜론대학 제이 휘태커 교수가 설립한 이 회사는 빌 게이츠, 클라이너 퍼킨스와 쉘의 벤처 투자자 등 유명인들에게 2억 달러 가까이 투자 받았다.

아마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들이 다른 배터리 스타트업들의 실패를 목도한  후에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 회사는 희귀 물질을 사용하는 데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고, 생존의 발판이 될 수는 니치 마켓도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 3월 8일, 후속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파산보호 신청을 했고 직원 80%를 감원하며 생산을 멈췄다.

이로써 벤처 투자자들의 자금을 받은 뒤 파산한 여러 배터리 스타트업 중 하나가 된 것.

2015년 흐름 전지를 개발하던 에너볼트가 후속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매물로 나왔다. 2015년 말에는 액체금속 배터리 스타트업 암브리가 직원의 1/4을 해고했다.

비슷한 시기, 탄소섬유 탱크에 압축공기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하던 라이트세일에너지는 저장용기를 천연가스 공급업체에 파는 회사로 방향을 바꿨다.

이같 사례들은 저렴하고 실용적인 에너지 저장장치가 가까운 시일에 내에는 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줬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바람과 태양 같은 간헐적인 에너지원이 생산하는 초과 에너지를 저장할 저렴한 에너지 저장장치가 없다면 재생 에너지의 전력 기여 비율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는 온실 가스 감축 목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미 캘리포니아의 태양광 농장은 특정 시간에 넘치는 전기를 처리할 수 없어 전력 생산을 멈추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 캘리포니아는 태양이 구름에 가릴 때를 대비해 총 전력 수요를 메꿀 수 있는 예비 화석연료 발전소가 있어야 한다.

불과 1년 전, MIT테크놀로지 리뷰는 아퀴온에너지를 50대 스마트 기업중 다섯 번째로 꼽았다. 파산보호 신청서에는 몇 가지 추가적 세부 사실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들의 파산이유가 무엇이었는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휘태커는 경매가 끝날 때까지는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아퀴온에너지의 기술이 어떤 형태로건 계속 연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분명한 것은, 에너지 저장 기술에 대한 수요가 확실함에도 불구, 지금 이 분야의 스타트업들은 몇 가지 잔인한 현실을 마주한다는 것이다.

첫째, 신기술을 사용한 에너지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는 매우 느리게 성장하고 있고 이 장치들의 가격이 충분히 저렴하지 않으며 기술적으로 미성숙하다는 것.

둘째, 그보다 더 중요한 당장의 문제로, 기존 기술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 아퀴온에너지처럼 새로운 접근을 하는 회사들의 장점이 퇴색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보쉬에 배터리 회사를 매각하고 에너지 기업가를 위한 사이클로트론 로드 프로그램을 만든 일란 구르는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놀라면 안된다”며 “앞으로 10~20년 더 가격하락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청정 에너지 분야에서 익숙한 현상이다. 새로운 하드웨어를 대량생산하려는 회사는 기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낮아진 가격과 향상된 성능이라는 움직이는 목표를 쫓으면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하는 이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리튬-이온 기술의 가격 하락과 지속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기술이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

그러나 리튬이온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아직 리튬이온에 비해 큰 장점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시스템을 바꿀 기술에 대한 투자 시장을 아예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새로운 기술들이 에너지 시스템을 바꿀 수 있을 때까지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까.

 

 

2012년 MIT테크놀로지리뷰가 처음 아퀴온에너지에 대해 썼을 때, 이들은 1kw/h당 저장 비용이 300 달러 이하인 배터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염수 전해액 기술에 산화망간 음극과 탄소기반 양극 기술을 덧붙였다. 저가형 납축전지와 고가의 리튬이온 기술 사이를 노린 것.

에너지 그리드에 반드시 필요한 완전 충전과 방전 상황에서도 긴 수명과 높은 성능이 유지된다는 게 이들이 내세운 장점이었다.

아퀴온이 파산할 때쯤 이들이 어떤 가격대의 시장을 노렸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미 리튬이온 배터리의 1kw/h당 가격이 3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 태양광 전력 저장장치의 인기에 힘입어 늘어난 세계적 생산량 증가로 2016년 273달러까지 가격이 내려간 것.  

2년 만에 거의 절반으로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이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는 2025년에는 109달러, 2030년에는 73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IT의 재료과학자이자 암브리의 공동창업자인 도날드 사도웨이 교수는 이런 방식으로 에너지 그리드 규모의 리튬이온 전력저장 설비에 필요한 전체 비용을 예측하는 일에 회의적이다.

그는 블룸버그의 2030년 예측이 재료의 가격보다 더 낮다는 점에서 비현실적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역시 리튬-이온 배터리의 급격한 가격하락이 저장장치 산업분야에 ‘거대한 물결 효과’를 일으켰음은 인정한다. 

“정말 리튬이온의 가격이 이렇게 떨어진다면, 투자자들은 망설이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겠죠. ‘야, 너희들 큰일 났다.’"

한편 수백 만 달러 규모 저장장치의 슈요자들은 새로운, 따라서 위험 요소가 있는 기술을 시도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배터리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전력프로젝트 개발사인 AES의 에너지저장부서 존 자후란칙 상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믿을 수 있는 기업이  안정성 있는 제품을 공급, 대규모 전력회사들이 원하는 구체적인 요구를 이미 만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천연 가스 저장장치의 대규모 누출 이후 캘리포니아 전력회사가 급히 새로운 에너지 저장장치를 찾았을 때 그들은 AES와 테슬라가 조립한 리튬이온 시스템 3세트를 샀다. 차후란칙 상무는 “리튬이온 기술은 이미 준비되어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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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배터리를 궁극적으로 대체하게 될 기술이 어떤 에너지 저장 기술, 혹은 기술들의 조합일자는 아직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에너지를 연구하는 MIT의 제시카 트란칙 교수는 다양한 배터리 기술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격 하락에도 불구,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그리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는 아직 충분히 저렴하지 못하고 앞으로 충분히 싸질 수있을 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

kw/h 당 가격만으로는 진짜 비용을 알기 어렵다. 그보다는 시스템의 수명까지 고려한 1kw/h 충방전당 가격을 따져야 한다.

여기서 리튬이온 기술의 문제가 드러난다.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가 알고 있는 것처럼,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명은 매우 짧다.

점점 더 늘어나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 같은 간헐적 에너지원의 단점을 메꾸기 위한 기반 저장장치로 리튬이온 배터리가 이상적이지 않은 이유다.

궁극적으로 어떤 에너지 저장 기술, 혹은 기술들의 조합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기술일지는 아직 누구도 알지 못한다.

첨단 배터리 기술 외에도 플라이 휠, 압축 공기, 수소 연료 전지, 전기자동차를 에너지 저장장치로 사용하는 방식, 그리고 심지어 에너지 저장용 공기청정기 같은 기술도 있다(물을 언덕 위로 올린 다음 필요할 때 흘려 내리는 것이 여전히 가장 규모가 큰 에너지 저장기술이다).

하지만 이 모든 기술들은 명백한 단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을 개선하고 가능성을 확인하며 가격 경쟁력을 갖게 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문제는 누가 투자자가 될 것 인가이다. 트럼프 정부는 청정 에너지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의 투자 프로그램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는 이 분야에 대한 벤처 캐피탈의 투자가 2011년 75억 달러에서 52억 달러로 30% 줄었다고 분석했다.

희소식은 풍력과 태양광 프로젝트가 늘고 공장들이 피크타임의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를 찾고 있다는 사실이다.

버클리대학 에너지 경제학자 세버린 보렌스타인 교수는 새로운 종류의 재생 에너지가 등장하고 오래된 화석연료 발전소가 물을 닫고 있는 사실이 에너지 저장시설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말한다.

“간헐적인 재생 에너지원을 개발할수록 저장장치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입니다.”

문제는 기후 변화라는 심각한 위협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온실가스 발생량 감축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그저 시장의 움직임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변화를 촉진하는 한 가지 방법은 스마트 공공정책이다.

탄소세 혹은 배출권 거래제는 캘리포니아, 뉴욕, 그리고 다른 주의 화석연료 발전소 비용을 높였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의 수요를 늘렸다.

캘리포니아주처럼 2020년까지 주정부가 1.3GW의 에너지 저장소를 추가 설치하겠다고 약속하거나 전도 유망한 스타트업에 연방정부가 자금과 융자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 같은, 더 직접적인 정부지원도 가능하다.

하지만 사실상 이들 초기 에너지 저장기술들은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힘과 싸우고 있는 셈이다.

시장은 언제나 기존 기술과 기업의 편에 서게 되어 있다. 구 체제를 뒤집기 위해서는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지만, 에너지 분야에서 이런 일은 그렇게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3호(2017년 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