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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가상화폐, 섣부른 개입대신 시장의 힘 키워야”

[대담] 가상화폐 어떻게 볼 것인가

2017-08-07정리 강진규 기자

2008년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등장했다. 비트코인은 분산원장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순수 민간 영역에서 발행(채굴), 운영됐다.

사람들은 비트코인 성공에 반신반의 했지만 일본 등 일부 국가가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1비트코인이 수백만 원대에 달할 정도로 가치가 커졌다.

비트코인에 이어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등 다양한 가상화폐가 쏟아지고 가격도 급상승하면서 투기 열풍까지 불고 있다. 가상화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화폐로 주목받고 있지만, 최근의 ‘세그윗’ 논란과 같이 불안 요소 역시 공존한다. 금융전문가와  IT전문가의 대담을 통해 가상화폐의 미래를 조망했다.

 

대담: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 오동환 한국인터넷진흥원 전자거래산업단장

사회: 강동식 테크M 부장

날짜·장소: 7월 19일 테크M 회의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왼쪽)과 오동환 한국인터넷진흥원 전자거래산업단장이 7월 19일 서울 여의도 머니투데이방송에서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가 주목받고 있다. 가상화폐가 사회·경제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는가.

최공필 센터장 화폐는 거래 단위, 가치 저장, 거래 수단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가상화폐는 현재 이러한 기능 중 가치 저장의 성격만 인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비트코인을 비롯해 현재 거론되는 가상화폐가 디지털화폐와는 조금 다르다. 우리가 화폐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은 (이를 발행하는) 정부, 중앙은행 등을 법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이고, 이에 따라 화폐가 통용되는 것이다.

반면, 가상화폐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 법정 화폐에 견줄만 한 안정적 가치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고 생각한다.

오동환 단장 미래 사회에서 통용될 통화가 가상화폐와 비슷한 형태가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가상화폐는 아직까지 화폐로서의 가치를 논하기 어렵다.

최공필 가상화폐는 여러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 소비자 보호 등 이슈가 많다. 가상화폐가 혁신을 수용하는 자세는 좋다고 본다. 가상화폐를 발전시켜야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가상화폐가 혁신적이니까 이를 키워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상화폐에 대해 포괄적 이슈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고민이 필요하다. 경계해야 할 것은 투자 대상으로서 너무 과장된 측면이 있고 비트코인 등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가상화폐를 새로운 통화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라는 가치보다 투기에 주목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공필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해 여유가 많은 사람이 투자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가치가 급등락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또 법정 화폐에 견줄만한 안정적 가치를 기대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본다.

오동환 가상화폐 가격이 크게 변동하고 있다. 투자 대상은 등락의 안정성을 가져야 한다. 큰 폭으로 등락하는 모습을 보면 투자 가치가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 “가상화폐는 기존 통화의 대안으로 등장해 기존 시스템 참여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긴장감을 갖게 했다는 측면에서 기여한 바 크다.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가상화폐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관리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가. 아니면 시장에 맡기는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

최공필 돈의 흐름은 신뢰에 의해서 결정된다. 화폐가 통용되기 위해서는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가상화폐는 기존 통화의 대안으로 등장해 기존 시스템 참여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긴장감을 갖게 했다는 측면에서 기여한 바 크다.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참여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할까. 기술 활용은 각자 필요에 맞게 하면 된다. 다만,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의 기본 철학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의 정신은 개방이다. 중앙은행 등이 이를 존중하고 받아들였으면 한다.

오동환 가상화폐는 오픈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중앙은행 등에서 간섭을 하면 가상화폐로서의 고유의 역할이 희석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국가가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좋지만, 현재의 가상화폐는 자생적으로 운영되고 발전하게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또 가상화폐는 기본적으로 이를 이용하는 개개인이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최공필 기존 금융 분야는 규제가 핵심이다. 가상화폐가 기존 금융 영역에 들어오면 기술 이슈가 아니라 규제 이슈가 된다. 규제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기술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동환 사실 금융 분야는 너무 규제가 촘촘하다. 규제가 좀 정리될 필요성도 있다. 비트코인 등을 보면 개인이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를 빼고) 우리끼리 하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규제가 있었고, 이에 대한 고민을 통해 가상화폐가 나오게 됐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오동환 한국인터넷진흥원 전자거래산업단장 “가상화폐는 오픈플랫폼이다. 중앙은행 등에서 간섭을 하면 가상화폐로서의 고유의 역할이 희석될 수 있을 것이다. 국가가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좋지만, 현재의 가상화폐는 자생적으로 운영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비트코인과 관련해 ‘세그윗(Segwit: 비트코인 플랫폼의 교체로 화폐량을 늘리는 것)’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오동환 비트코인의 활용성이나 미래를 생각하면 기술적으로 볼 때 세그윗을 해야 한다고 본다. 비트코인이 다양한 활용될 수 있는데 지금의 상태로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비트코인도 변해야하는 것은 맞다. 세그윗은 해놓는 것이 활용성을 확장하는 측면에서 좋다고 생각한다.

최공필 비트코인 세그윗 문제와 관련해 몇몇이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에 따라 좌지우지 되면 비트코인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측면이 우려스럽다.

세그윗과 관련한 싸움은 두 진영 모두에게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비트코인의 원래 철학에 맞도록 해야 한다.

오동환 비트코인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확인해볼 수 있다. 세그윗 얘기가 나온 것은 비트코인의 처리 속도가 한계에 봉착한 문제 등을 풀기 위한 것이다.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의 논의가 충분히 진행돼야 한다. 세그윗 이슈가 일부의 주장에 좌우되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가상화폐는 핀테크와 연관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새로운 핀테크 모델 창출과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최공필 핀테크를 왜 키워야 하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시대 변하고 있다. 시대 변화에 따라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 과거와는 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핀테크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핀테크는 시장에서 자유롭게 발전해야 한다. 정부가 과도하게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또 보여주기 식의 핀테크 접근법에서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금융 분야는) 규제가 너무 많다. 정부는 규제를 풀어주고 핀테크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해외에 어떤 규제가 있는지 알려주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까지 도움을 주면 된다. 정부는 핀테크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과도한 개입보다는) 규제를 제거하는 역할에만 집중하는 것이 맞다.

오동환 핀테크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스타트업 등이) 먼저 서비스를 만들고 보안성 인증만 거치면 무엇이든 서비스 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현재의 상태에서는 새로운 모델이 나오기 어렵다.

 

앞으로 현금 없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는가.

오동환 빠른 속도로 현금 없는 사회로 갈 것 같다. 이미 사람들이 현금을 잘 갖고 다니지 않는다. 현금 없는 사회는 10년, 20년 후가 아니라 정말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최공필 현금이 없어지는 추세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가상화폐의 경우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경우와 민간에서 발행하는 두 가지 경우 모두 존재할 수 있다. 현재는 제로금리 이하로는 금리를 내릴 수 없는데 향후에 디지털화폐로 전환되면 네거티브 금리로 갈 수도 있다.

다만, 현금도 일정 부분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양한 형태로 화폐가 존재할 것 같다. 완전히 하나로 디지털화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동환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보다는 사회가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 문제로 귀결될 것으로 본다. 직장인들은 선호하는 화폐 형태가 있을 것이고 노인 등 취약계층이 선호하는 화폐 형태도 있을 것이다.

최공필 블록체인은 변조가 불가능하고 기록이 보관된다는 특징이 있다. 블록체인은 용도에 맞게 써야지 모든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여러 종류의 화폐가 경쟁을 하는 것이 사회 구성원에게 유리하다. 모두 어느 한 가지를 쓰라고 강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

 

향후 가상화폐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오동환 기술적으로 보면 가상화폐는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 고유의 기능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도 가상화폐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해외에서는 가상화폐를 통화 화폐로 인정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 시범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우리도 가상화폐에 대해 고민을 확대해야 한다. 지금은 가상화폐를 투기의 대상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 가상화폐 활용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필요하다.

최공필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적합한 용도가 있다. 용처에 맞게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수준에서 사용하면 된다. 적합한 곳에는 빠르게 도입했으면 한다. 다만, 법정 화폐 등 중앙은행 중심의 시스템에 억지로 끼워 넣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 인위적으로 하려고 하면 부작용을 일으키고 오히려 가상화폐 도입이 늦어질 수 있다.

정리: 강진규 기자, 사진: 성혜련

<본 기사는 테크M 제52호(2017년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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