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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미래시장 퍼즐 맞추기 성공할까?

2017-08-11최관순 SK증권 액티브전략팀 연구위원

네이버가 춘천에서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각’. 네이버는 4800억 원을 들여 2020년까지 각보다 2.5배 큰 데이터센터를 용인에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테크M=최관순 SK증권 액티브전략팀 연구위원] 

네이버는 컴퍼니AI, 더웨이브톡(The Wave Talk), 레티널(LetinAR), 씨케이머티리얼즈랩(CK Materials Lab) 등 7월 한 달 동안에만 4개 사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였다.

이로써 작년 16개사 투자를 넘어서 7월까지만 17개사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최근 네이버의 공격적인 투자행보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사회에 대비하고 플랫폼 사업자로서 시장선점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네이버는 광고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포털업체다.

NHN엔터테인먼트와 분할하기 전 기준 광고매출은 75%, 게임매출은 25%였다. 당시 웹보드게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음에도 불구, 게임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매출비중보다 높을 만큼 중요한 사업부였다.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의 분할은 이해진, 이준호 의장의 결별을 위한 것이었고, 수익성 높은 게임부문 분사 이후 네이버는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노력해 왔다. 

다행히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크게 성공, 분할 이후에도 네이버는 높은 성장성을 기록할 수 있었다.

국내 포털시장에서 파란닷컴, 야후 등이 철수하면서 네이버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됐고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로 급격하게 이동하는 과정에서 온라인의 영향력이 모바일로 전이, 네이버는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분할 이후 게임부문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오히려 주가는 크게 올라 네이버는 최고의 성장주로 부각되었다. 

하지만 네이버에도 시련이 있었다. 경기 침체로 광고시장의 성장이 제한적이었으며,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의 부진이 지속된 것.

일본에서 높은 활동성을 보유했던 라인도 수익화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모바일 포털로서 네이버의 위상은 여전했지만 이용자들은 모바일 포털보다 카카오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트래픽이 매출을 발생시키는 광고사업의 특성상 모바일에서 네이버가 현재와 같은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확산되었다. 


네이버가 국내에서 하는 서비스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1위였으나 유독 국내 모바일 메신저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사실 기능, 서비스 측면에서 라인과 카카오톡의 차이는 크지 않다.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라인보다 많이 쓰는 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

라인이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이외의 남미, 북미, 유럽에 꾸준하게 진출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이유도 현지 시장을 선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플랫폼 사업의 특징이다. 

 

>>> 최근 네이버의 공격적인 투자행보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사회에 대비하기 위함이자
동시에 플랫폼 사업자로서 시장선점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AI·VR·빅데이터 공격적 투자

플랫폼 사업에서 성공의 가장 큰 조건은 선점이다.

네이버가 최근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인공지능, 가상현실, 빅데이터 처리 등의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네이버는 직접 콘텐츠를 공급하기도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플랫폼 사업자로서 이용자가 네이버라는 환경 하에서 콘텐츠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래사회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데이터가 될 것이다.

초연결사회라고 일컫는 미래사회에는 주변의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저장, 처리속도, 분석능력이 핵심 경쟁요소가 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 ‘각’을 2013년부터 춘천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경기도 용인시에 각보다 2.5배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4800억 원의 비용을 들여 2020년 개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빅데이터 저장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센터를 통해 저장 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 이후에는 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네이버는 인공지능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컴퍼니AI는 딥러닝 알고리즘 및 최적화 연구, 기계독해, 자연어 이해, 대화 모델 연구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등의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 인수로 80명의 연구원도 확보했다.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 네이버는 머신러닝 등의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XRCE 인수로 80명의 연구원도 확보했다.


이들 회사는 네이버랩스와 함께 인공지능 분야에서 시너지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경쟁사인 카카오도 루닛, 유비파이, 비트루브, 프로그램스, 데이블 등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투자 규모에서 네이버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Clova)’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일본에서 클로바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인 ‘웨이브(WAVE)’의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아직 국내 출시계획은 없으나 머지않아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웨이브는 기분이나 날씨에 따른 음악추천이 가능하며 공식적인 출고가는 1만5000엔으로, 가격경쟁력도 확보했다. 드비알레(Devialet), 사운드하운드(SoundHound) 등에 대한 투자가 인공지능 스피커와 관련 있다.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된 스피커 ‘웨이브’. 네이버는 최근 일본에서 웨이브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네이버의 클로바는 다양한 기기에 적용될 예정인데, 라인 캐릭터 기반의 인공지능 스피커인 ‘챔프(CHAMP)’, 스마트 디스플레이인 ‘페이스(FACE)’ 등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도요타자동차와 함께 클로바를 이용한 커넥티드카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LTE 대비 40배 이상 속도가 개선될 5G가 구축된 2020년 이후 상용화가 예정되어 있는 커넥티드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업체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문이기도 하다.

 

네이버랩스 자율주행차. 네이버는 최근 자동차 관련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랩스를 통해 자율주행차를 시범운행하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자동차 공유회사인 그린카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자동차 관련된 투자도 다양해지고 있다. 3D 지도 등 3D 콘텐츠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에피폴라와 지도 및 내비게이션 솔루션 개발 업체인 파토스에 대한 투자가 그것으로, 커넥티드카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해외기업·이종산업 투자 급증

최근 네이버 투자의 특징은 해외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부동의 1위 사업자인 네이버지만 라인을 제외하고 해외 성과는 다소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조기에 검색포털을 철수, ‘마토메’ 정도만 서비스되고 있다. 2010년에는 대만에서 철수했고 아워게임 인수 후 진출했던 중국 사업도 완전히 철수하였다. 

전 세계 포털은 이미 구글이 장악하고 있으며, 구글이 철수한 중국은 바이두가, 일본은 야후재팬이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태이다. 따라서 포털로서 네이버는 해외에서 성공하기 힘든 구조였다.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은 네이버에게 언제나 도전과제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코렐리아 캐피탈(Korelya Capital)’의 ‘K-펀드1’에 1234억 원을 투자했다. 유럽 IT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것으로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투자한 에스비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 프랑스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스페이스 그린, 프랑스 소재 스피커 업체인 드비알레 등 다양한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투자를 했다. 해외기업 투자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해외 진출에 대한 기회도 될 수 있다.


이종산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5000억 원 규모의 미래에셋대우증권 지분을 취득했다. 자사주 맞교환 형식으로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지분 7.1%를 확보하게 됐다. 카카오가 인터넷은행에 진출하는 등 모바일 금융분야에서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 반면, 네이버는 이렇다 할 금융부문의 성과가 없었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지분투자는 의미가 있다. 라인을 통해 동남아 진출 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어 양사간 영업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번 딜로 인해 미래에셋대우증권은 네이버의 지분을 1.7% 확보했다. 이 부분도 네이버에겐 긍정적이다. 네이버의 최대주주는 10.8%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며, 이해진 의장의 지분율은 4.6%에 불과하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우호적인 투자자에게 넘김으로써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사주 매각으로 일부에서 제기된 네이버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다소 지연될 수 있으나 감소한 자사주 비율이 1.7%에 불과하고 콜백옵션(Call back option)을 통해 자사주를 재매입도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투자도 확대, YG 유상증자와 YG인베스트먼트 펀드에 각각 500억 원씩 출자하면서 YG엔터테인먼트 지분 9.1%를 확보해 2대 주주에 등극하였다. 플랫폼 사업을 하는 네이버로서는 콘텐츠 확보가 중요한 과제인데, YG 투자를 통해 콘텐츠 확보가 용이해질 것이다. 


SM과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KT뮤직 등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의 협업이 활발해지고 그에 따른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네이버의 YG 투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단순히 YG의 음원 콘텐츠 확보뿐 아니라 검색, 쇼핑, ‘브이라이브(V Live)’ 등 다양한 플랫폼에 YG의 콘텐츠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C(Contens)-P(Platform)-N(Network)-D(Device)’ 생태계 상에서 플랫폼과 콘텐츠의 결합은 강력한 지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 들어서만 6000억 원 투자

2020년까지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의 데이터센터에 투자할 4800억 원을 제외하면 7월까지 투자금액은 6000억 원에 이른다. 투자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9개사에 대한 금액까지 합치면 투자금액은 훨씬 클 것이다.

공격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국내 광고사업의 호조와 쇼핑부문에서의 영향력 강화 등을 통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재무 부담은 낮다.

2017년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8000억 원을 넘어섰으며 단기금융자산도 1조5000억 원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올해 네이버의 실적은 매출액 4조6000억 원, 영업이익 1조2000억 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작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포털사업에서 네이버는 국내 부동의 1위이다. 광고사업은 물론 쇼핑사업도 잘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일본 등 주요 4개국에서만 1억7000만 명의 MAU(Monthly Active User)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할 수만은 없다. 미래사회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사회가 될 것이다.

데이터를 선점하고, 해외기업에 투자하며, 이종산업간의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만 한다.

최근 네이버의 과감한 투자는 미래를 위한 결정이다. 미래사회의 모습은 지금과 다르겠지만 미래에도 우리는 네이버로 검색하고, 네이버로 뉴스를 보며, 네이버로 쇼핑을 할 것이다. 다만 디바이스와 플랫폼이 다양해질 뿐이다.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자로의 성공 DNA를 보유하고 있으며, 막강한 자금을 갖고 있다.

하지만 2017년 1분기 말 70개의 계열회사와 2600명이 넘는 직원이 있는 이미 거대해진 네이버 조직에서 과거와 같이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 판단을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최근 네이버가 투자한 회사들은 기술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다. 투자를 통해 기술과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투자 목적이었겠지만 투자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벤처정신도 네이버가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소득이 될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2호(2017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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