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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초대석]“모방전략 발판 삼아 모험전략 펼 때”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2017-07-03장윤옥 편집장

[테크M 초대석]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다양한 분야의 협단체,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600개가 넘는 조직을 아우르고 있다.  지난 2월 과총 최초의 여성회장이 된 김명자 회장은 그동안 흐트러졌던 조직을 추스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과학기술의 방향을 다시 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명자 회장을 만나 문재인 정부가 추구해야 할 과학기술 정책방향과 과총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김회장은 “과학기술이 역할을 할 소중한 기회”라며 “과학자들이 다양한 분야와 소통하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담=장윤옥 테크M 편집장] 

 

Q. 과학기술과 관련해 꼭 나오는 이야기가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세계 1위지만 성과는 그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진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60년대 이후 우리 과학기술 정책은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에 초점을 맞췄다. 과학기술이 정말 온 힘을 다해서 열정과 자부심을 갖고 노력한 덕분에 여기까지 왔고 세계가 놀라는 기적 같은 압축 성장을 이뤄냈다. 과학기술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선진기술을 모방하는 전략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고유의 프런티어를 창출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려면 연구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단기 목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원천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 그래야 노벨상도 나올 수 있다.

  언급한 것처럼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절대액수 면에서는 지난 32년간 미국은 15배, 일본은 7배 더 많은 투자를 했다. 역사가 짧은 우리는 축적된 게 적고 그마저도 하드웨어가 주를 이뤘다. 이제부터는 사람에 투자하고 지금까지의 역량을 개척자 정신으로 되살려 다시 한 번 뛰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소위 모방전략을 폈고 상당히 성공을 했다. 단기적인 목표를 세워놓고 선진국을 모방해 산업발전을 이뤄낸 거다. 이제는 장기적인 기초 연구를 하는 또 하나의 트랙을 만들어야 한다. 모험적인 연구를 강화해야 하는 거다. 이 두 가지를 잘 결합시키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그런 의미에서 ‘투 트랙’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Q.기초연구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제대로 수행하면서도 효율을 높이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하나.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은 전국에 25개 본원, 64개 정부 출연연 분원(2015년 6492억 원 지원, 9개소는 건설 중)이 분포돼 있고, R&D 특구 5개구, 지자체와 정부 지정의 클러스터(산학연 복합단지) 100여 개(미래창조과학부) 등이 산재해 있다. 그러나 특구·클러스터·산업단지의 성격 구분도 모호하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곳이 여럿이다. 연구비 관리 시스템은 날로 복잡해져서(2013년) 2만 명의 출연연 연구자들이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고 불만이다.

  정부 R&D 예산 기초연구비 2조5000억 원 가운데 상향식 방식의 자유공모과제 연구비는 1조 원이다. 그런데 각 부처의 기획 사업이 목적기초과제로 분류돼 있는 탓에 기초연구 지원으로 통계가 잡히고 있다. 그나마 거의 하향식의 지정 공모형이라 개인의 창의적 연구과제 수행이 쉽지 않다. 기초연구는 현장의 창의성, 자율성, 다양성을 먹고 자란다. 그런데 우리의 R&D 관리 프로세스는 이들 덕목을 고사시키고 있다. 하고 싶은 연구, 필요한 일보다 행정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다.

  역대 정부마다 R&D 예산과 정책을 총괄한다고 컨트롤타워를 만들었다 없앴다 했지만 결국 부처간 장벽을 허물지 못했다. 1년마다 실적 중심의 평가를 해서는 독창적 모험 연구가 설 자리가 없다. 부처별 실태조사를 거쳐 자율과 책임 중심의 과제 평가로의 개선해야 한다.”

 

Q. 연구개발 성과가 사업화까지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를 극복하려면.

  “2015년 7000억 원을 투입한 정부 원천기술 개발 과제 성공률은 96%(한국연구재단)에 이른다. A등급(52%)이 가장 많고, 124개 과제 중 D등급은 단 한 건이다. 기초연구과제(5000억 원 투입 650개)도 C와 D 등급은 극소수다(4%). 그런데 정작 기업이 사가거나 사업화에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다. 한 해 19조원을 투입하는 정부 R&D의 성과 중 특허의 70%가 이른바 ‘장롱 특허’로 사업화 성공률이 매우 낮다(한국 20%, 일본 54%, 미국 70%, 영국 71%).

  지난 20년간 4차 산업혁명 관련 4대 분야 18개 기술의 특허 출원 비중은 미국(53%), 일본(20%), 한국(17%), 유럽(10%) 순이었다. 그러나 질적 수준과 시장확보 능력은 한국이 크게 뒤져서(한국지식재산전략원) 뇌과학, 유전체연구 등 생명공학 특허 비중은 1% 이하로 매우 저조하다. 노벨상 유력 후보 분야라고 했던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교정(Genome Editing) 기술의 경우 생명윤리법 등 한국의 강한 규제가 걸림돌이다. 적어도 기초연구에 대해서는 국제적 수준으로 규제를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

 출연연에서 연구한 성과를 바탕으로 벤처기업에 실시권을 양도하는 것도 그렇고, 벤처 기업의 코스닥 상장도 여의치 않다. 원천 특허를 가출원한 경우에도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을 허락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쟁사는 특허 등록도 하기 전에 나스닥에 상장돼 시총 1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연구개발의 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기술기반 벤처 창업은 구호에 그친다.

  연간 창업 19만 건 가운데 요식업 등 생계형 1, 2차 산업의 창업 비중이 70% 이상이다. 한국은 비상장 벤처기업에도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를 적용하고 있어 창업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무 지표 중심의 기업 가치 평가로 인해 벤처 기업의 상장(IPO)도 어렵다. 코스닥 본연의 기능이 상실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허 소송이 급증하는 가운데 패소율이 70%에 달해 한국특허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과총이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신정부의 과학기술 진흥 공약으로 자율·책임이 강화된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49%), 기초연구 비중 확대 및 관리 개선(22%), 과학기술 행정체제 정비(15%)가 상위 순위로 꼽혔다. 연구현장에서 이들 가치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혁신의 열쇠다.”

 

 


 

​Q. 연구개발의 혁신을 위해서는 과학계 내부의 변화도 필요한데,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정부의 정책은 공무원 단독이 아니라 전문가 그룹의 참여를 통해 결정된다. 법률과 대통령령에 근거해 설치된 것만 해도 정부에 554개 행정기관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2016년 6월 기준). 대통령·국무총리·중앙행정기관에 설치된 행정위원회가 36개(816명), 자문위원회가 518개(1만1036명)로 총 1만1852명의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여기엔 정부 R&D 예산을 집행하는 10개 부처와 9개 처·청 등도 포함돼 있다. 10여 년 전부터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정책 결정과 추진에 참여한다는 명분 아래 부처마다 경쟁적으로 설치했다.

  과학기술 정책도 소수 공무원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가 없다 보니 각종 위원회와 TF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전문가 그룹이 의사결정에서 본연의 역할을 하고 책임도 함께 진다는 자세로 일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 책무가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학계-기업-정부가 삼중나선 모델의 혁신주체가 되는 선도형 R&D를 실현하는데 과학기술계가 나서야 한다.

  과학기술계도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을 펼치는 정부만을 기다리고 모든 탓을 돌려서는 안 된다. 정부의 ‘혁신’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수 없다. 각 연구 주체가 자립적이고 경쟁력 있는 혁신을 하고 PBS로 인한 경쟁문화를 탈피한 생태계를 구현해야 한다. 분야별 이기주의 타파, 연구윤리 인식 함양 등 스스로 풀어가야 할 문제들이 많다. 무엇보다 소통과 융합이 중요하다. 과학계의 다양한 세대가 스스로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 거버넌스 체제 못지않게 연구현장에서의 민주적 의사소통도 매우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을 연착륙시키려면 사회문화적 차원을 포함하는 통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기술혁명의 격동기에는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로 사회적 불평등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과학기술계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 앞에 기존 방식과는 다른 학제적, 융합적 접근에 의해 ‘포용적인 혁신’이 되도록 대비해야 한다.

 

Q. 과학기술계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사실 소통이 쉽지가 않다. 과학자, 공학자, 모든 과학기술인은 한 분야에 깊게 들어가야 좋은 논문이 나온다. 집중도가 높아야 SEI에 등재할 수 있는 논문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까 커다란 단체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가 않다. 시간 여유가 좀 있는 원로과학자들의 참여가 많다. 젊은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여성 과학기술인의 문제다. 여성 과학기술인들은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다. 정규직이 13%에 불과하고 비정규직은 40%가 넘는다. 전문 인력이 모자란다고 하면서 많은 투자를 해 오랜 기간 양성한 여성인력을 그대로 두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다. 이들의 참여를 어떻게 활성화할지 논의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소통을 해야 서로 이해하고 그래야 융합이 된다. 이를 기반으로 과학기술계가 사회나 국민을 위해 어떤 봉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세금을 낸 국민들이 ‘연구비가 많이 들어가는데 우리한테 돌아오는 건 뭐지’하고 생각하지 않게 국민에게 경제적, 사회적 이익을 줘야 할 책무가 있다.

  또 이러한 역할을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예산을 확보해야 하니까. 소통, 융합, 신뢰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하나로 묶을 수 있겠다. 안전, 재난, 질병, 사이버보안, 에너지 등 많은 사회적인 이슈들을 과학기술 없이는 풀 수 없다. 이런 면에서 과총의 사회적 역할이 매우 막중한 시기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Q. 여성 과학기술인 문제를 지적했는데 젊은 여성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일·가정 양립의 딜레마는 과학기술 전공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여성 과학자들이 일·가정 양립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는 남성들은 모른다. 고리타분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는 ‘견디고 인내하는’ 시대적 가치를 갖고 살았고, 또 그 속에서 우직하게 최선을 다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수퍼우먼으로 사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과학기술 분야는 특히 훈련과 교육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투자도 더 많이 해야 한다. 이렇게 키워놓은 인력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장시키는 악순환은 차단돼야 한다. 개인으로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사회적 차원의 전략적이고도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저출산, 인구절벽 등의 커다란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성 보호와 고용 촉진 등 사회적인 맞춤형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언제 어느 자리에 가건 준비가 돼 있어야 기회를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여성에겐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다. 미래 일자리와 산업구조에서는 예리한 감성과 융합적 성향이 중요한데, 이런 덕목에서 여성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총차원에서 ‘과학기술젠더네트워크’를 신설, 운영하고 있다. 여성 과학기술 단체뿐 아니라 남성중심 학회나 단체들과 네트워킹을 구축, 과학기술계 젠더(gender) 문제를 논의하는 역할을 한다. 과학기술계 내 각종 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마련해나가면서 작은 부분부터 해소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

 

Q. 과학기술혁신 신문고의 설치를 제안한 것도 이같은 실천 방안이라고 보면 되나.

  “국내에서 연구하는 과학자, 공학자 중 해외로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설문조사가 있었다. 미국 국립연구재단의 조사에는 공부를 마친 후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사람의 비율이 많은 것으로 나왔다.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고 원하는 일자리를 찾는 것은 더 힘들기 때문이다. 우수 인력이 빠져나가고 싶어 한다는 것은 우리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그런 분위기에서는 좋은 연구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과학자들이 다시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연구개발 활동에 보람과 열정을 가지게 하는 분위기와 교육, 연구풍토, 생태계 혁신이 절실하다.

  R&D 과제(2015년 5만4433개)중 불과 0.4%가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지만 모조리 추가 행정규제로 묶여 있다. 자율과 창의를 먹고 자라는 R&D의 속성을 고려하고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는 합리적 감사시스템이 필요하다. 연구자들의 현장 애로를 해소할 수 있는 창구로 ‘STI(과학기술혁신) 신문고’를 제안한 것이다. 전국의 연구현장에서 기술이전에 고전하고 있는 R&D 사업을 한데 모아 맞춤형 솔루션을 찾는 프로젝트다.

  ‘사람중심의 과학기술’을 내건 신정부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공약에 나타난 핵심 키워드 또한 과학기술인의 목소리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계획과 포부만큼 공약이 잘 실천되려면 국정 전반의 큰 그림에서 과학기술의 퍼즐을 맞춰 나가야 한다. STI 신문고를 통해 다양한 정책 제안과 모델을 검토하고,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종합 수렴해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Q. 미래부장관 인선이 마무리됐고 현역이었던 문미옥 의원이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에 선임됐다. 과학기술 분야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하는 데 정부조직에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6월 14일 과총 주최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편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청와대 과학기술 담당 조직을 강화하고 국가과학기술혁신(STI)위원회를 신설하며 미래부내 과학기술혁신본부의 기능을 정립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기존 과학기술, 연구개발 정책을 넘어 범부처 차원의 혁신정책을 총괄 기획·조정하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선수-심판론’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R&D사업을 집행하는 미래부의 예산배분과 평가 권한을 강화하는 데 대해 타 부처들이 불공정하다는 비판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본연의 역할을 하려면 독립성을 확보하면서 기재부와 공정하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재부와 미래부로 이원화된 현재의 R&D 예산편성 프로세스에서는 과학기술 전문성에 기반을 둔 장기적이고 전략적 자원 배분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수-심판론’ 프레임을 극복하고 과기혁신정책 총괄·조정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혁신본부의 예산과 인사, 조직을 미래부 1·2차관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혁신본부장 산하에 차관보(실장급)를 두어 혁신본부의 사무 관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본부의 주요 직위를 민간 중심으로 충원해 전문가들이 조직의 주축을 맡게 하고 평가와 관리업무를 전문가들에게 위임해야 한다.”

 

​Q. 국가과학기술혁신위원회의 신설을 제안했는데 이전과 어떻게 달라지는 건가.

  “신정부는 기존 국가과학기술심의회(국과심)와 과학기술전략회의를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로 통합, 과학기술 혁신 컨트롤타워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과학기술자문회의에 조정기능을 부여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과기기본법상 조정기구인 국가과학기술심의회와 헌법상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역할과 기능 차별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총은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과학기술혁신위를 신설해 조정기능을 맡게 하고 별도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두어 민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중장기 국가혁신과 정책방향을 정하게 하자는 것이다.

 

   

 

Q.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을 많이 하는 데 어떻게 생각하나. 과학기술계의 역할은 뭔가.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은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처음 주장했는데, 시작은 독일이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었던 인더스트리 4.0 이었다. 제조업 혁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하지만 사실 제조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전체 과학기술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큰 혁신이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에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게 우리나라인데 이것이 한국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와의 대결이 계기가 된 것도 같다.

  역사적으로 1, 2차 산업혁명은 그 기술혁명이 다 진행된 다음에 용어가 나왔다. 3차의 경우는 용어를 학술적으로 확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몇 십 년을 오다가 2016년부터 4차 산업혁명으로 넘어 가버렸다. 그래서 3차는 뭐였지? 하고 복기를 하는 상황에서 4차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슈가 됐다.

  성장 동력의 침체국면의 대한민국에서 4차 산업혁명이 분명히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하려면 과학기술계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과학기술계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잘 만들어줘야 한다. 풀 것은 풀고 만들어야 하는 것은 빨리 잘 만들고 연구개발 활동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계속 현장을 모니터링하면서 그때그때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답을 내줘야 한다. 민간 주도로 가야하지만 정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정부와 민간 사이의 파트너십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Q. 다른 나라 과학자들과의 교류에 힘을 쏟고 있는데 활동을 소개해달라.

  “세계 각국에 한인 과학자들이 있는데 그들과 국내 연구자들과 정례적으로 만남을 갖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 18개국에 한인과학자협회가 있는데 이 기관과 함께 모임을 갖고 각국의 동향이나 정보를 공유한다. 어느 분야에서 누가 어떤 일을 잘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 굉장히 유용한 자산이 된다.

  이 외에 과학기술외교센터와 과학기술ODA센터를 신설했다. 과학기술외교센터는 한중일 사이에 과학기술교류협력체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지역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한국이 적극적으로 기여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외교관계가 다시 자리를 잘 잡아야 하는데 과학기술 외교에 과총이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응이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상당히 좋다.

  이외에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 조직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를 통한 교류도 하고 있다. IPCC는 기후변화에 대해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보고서를 내고 있는 UN산하 기구인데 의장이 한국인 이회성 박사다.”

 

Q.​ 그동안 추진해 온 과학기술인복지콤플렉스 건립사업의 방향을 전환했는데.

  “지난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던 ‘과학기술인복지콤플렉스’ 건립사업은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통해 건축전문가를 비롯한 과학기술계 전반의 의견을 수렴하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기조에 맞게 ‘(가칭)대한민국과학기술전당’ 사업으로 변경해 추진 중이다. 단순 임대공간이 아니라 관련 단체들이 지식을 교류하고 과학기술인들이 카운슬링과 멘토링을 할 수 있는 테헤란밸리의 창업과 지식교류 허브로 만들려고 한다.

  예산도 먼저 과학기술계 스스로 작지만 큰 힘을 모아볼 생각이다. 또 기업들도 인센티브가 있도록 모금 활동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 건립 사업을 완수하는데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학기술계가 담아내고자 하는 공공성, 시대정신과 상징성을 정부에 정확하게 전달,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구하겠다.”

 

김명자 회장은

 김명자 회장은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후진 양성에 매진하다 제7대 환경부 장관으로 국민의 정부 최장수 장관이며  당시 가장 오래 근무한 여성 장관으로 화제를 모았다.

17대 국회의원으로 국방위원회 간사, 국회윤리특별위원장을 지내며 정치권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 이후 제6대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이사장을 맡아  여성 과학기술인을 양성,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7년 2월부터 제19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을 맡아 과학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1호(2017년 7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