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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11의 주연은 아이패드

2017-07-09공동기획= 한국인터넷진흥원

 

[글 윤대균 아주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매년 개최되는 ‘WWDC(World-Wide Developer Conference)’는 애플 생태계 일원이라면 가장 눈여겨봐야 할 행사다. 신제품·기술 소개를 통해 미래 제품의 방향을 엿볼 수 있어 관련 개발사 입장에서는 향후 자사의 제품 로드맵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더불어 수많은 전 세계 사용자들의 이목도 이 행사의 키노트에 집중된다. 이미 사용되고 있는 아이폰이 7억 대가 넘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매우 당연한 현상이다.

 지난 몇 년간 WWDC의 구성을 보면 iOS, 맥OS, 맥북, 아이맥, 아이패드 신제품이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2017년도 비슷한 포맷으로 iOS 11, 맥OS 하이 시에라(High Sierra), 그리고 아이맥, 아이패드 신제품이 소개됐다. 금년에 눈길을 끄는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이라면 홈팟(Home Pod). 이미 국내외 여러 회사들이 스마트 홈 어시스턴트 제품으로 시판 중인 스피커 형태의 음성인식 허브다. 물론 애플답게 음질을 강조하긴 했다.

 

주연은 iOS, 나머지는 조연?

 아이폰 경쟁 제품의 서비스와 에코시스템 담당 임원이었던 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iOS의 변화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최근 수년간의 WWDC와 아이폰 신제품 출시일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WWDC가 대략 6월 초, 아이폰 신제품 발표가 9월 중순으로 두 이벤트는 약 100일의 간격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우선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일종의 ‘튜토리얼’ 세션을 키노트를 통해 진행함으로써 아이폰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동시에 새로운 기능에 대한 일종의 ‘주입식’ 교육을 함으로써 자칫 새로운 경험에 대한 거부감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iOS 11도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아이폰 신제품 출시와 함께 개방된다. 정식 출시 전 100일 동안 개발자들, 베타 테스터들을 통해 iOS 신기능이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파되며 기대감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둘째, WWDC를 통한 개발자와의 소통을 기반으로 차기 아이폰 출시에 맞춰 새로운 iOS의 기능을 많이 활용한 iOS 앱과 액세서리 제품이 대거 선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WWDC에서 iOS를 처음 소개할 때 함께 시연하는 제품들은 애플과 매우 비밀스럽게 개발해 선을 보인다. 많은 파트너들이 비밀 유지를 위해 아예 애플사 내에서 개발을 한다는 것도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애플 매출 중 아이폰의 비중은 2015년 이후 줄곧 60% 이상이다. 여기에 아이폰 사용자로 인한 매출이 절대적인 아이튠스 부문까지 더하면 그 비중은 더 높아진다. 애플 입장에서 WWDC를 통해 약 100일 뒤 출시할 새 아이폰 매출을 최대한 레버리지하려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2017년 WWDC 역시 총 130분의 키노트 중 약 55분을 iOS 11에 할애했다. 물론 매출 비중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은 비율이지만 키노트에서 다뤄야 할 어젠다 수에 비하면 매우 높은 비중이다. 특히 이번 키노트에서는 55분의 iOS 소개 중 약 15분을 아이패드용 iOS 소개로 별도 할애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앱스토어 마케팅 활성화, 동영상에 공들여

 구글링을 하면 iOS 11의 새로운 기능을 수도 없이 많이 찾을 수 있다. 이들 중 비교적 자주 언급된 것들을 중심으로 필자가 정리해본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애플페이와 관련해 아이메시지(iMessage)를 이용해 개인 간 송금이 가능하게 했다. 이미 많은 메신저나 결제 앱에서 제공하는 기능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빨리 쫓아가야 할 절박함이 있었을 것이다.

 앱스토어는 전반적으로 리모델링을 했다. 동영상 등 리치 미디어를 최대한 활용했는데, 개발자 입장에서는 앱에 등록하려면 할 일이 너무 많아진 셈이다. 맨 왼쪽에 있는 투데이 탭을 통해 새로운 앱과 업데이트된 앱을 소개하는데 이를 통해 앱 마케팅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앱스토어 관리와 마케팅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에코시스템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게임 탭이 오롯이 투데이 탭 옆에 자리 잡고 있어 돈 잘 버는 카테고리가 이제 제대로 대접받게 됐다는 인상을 줬다.

 

라이브포토를 이용한 장노출 사진 효과

 

 라이브포토는 탄생 2년 만에 제 기능을 살릴 수 있게 됐다. 키프레임을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어 정지 화면으로 사용할 화면을 선택할 수 있다. 반복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수 있고 동영상을 역으로 돌려 동작이 앞뒤로 반복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도 있다. 여러 샷을 모아 장 노출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기능이 기대된다.

 

올해 WWDC에서는 iOS 11, 맥OS 하이 시에라(High Sierra),그리고 아이맥, 아이패드 신제품이 소개됐다.

 

 또 ‘방해 금지’ 모드로 운전하고 있는 것이 감지되면 아이폰을 거의 먹통으로 만들 수 있다. 메시지가 오면 자동으로 응답도 해 준다. 이 기능은 운전 중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모드로 법제화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되며, 이런 상황에서 결국 시리와 같은 음성 인터페이스가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아이메시지는 이제 모든 대화가 아이클라우드(iCloud)에 저장된다. 아이폰의 저장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 또 다른 기기에서 아이메시지를 사용해도 모든 대화를 동일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기본 5G 아이클라우드 용량으로 이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정작 아이클라우드 용량에 대한 언급은 아직 없다.

 

아이패드, 차세대 맥북으로 진화

 아직 정말 중요한 iOS 11 특징이 몇 개 더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WWDC 키노트에서는 아이패드를 위한 iOS 11 새 기능 소개를 위해 15분 정도의 시간을 별도로 할애했다. iOS 11에서 새로 선뵌 아이패드를 타깃으로 한 주요 기능은 3가지다.

 우선 아이패드에도 맥OS처럼 바로 앱을 런칭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독(dock)이 생겼다. 애플리케이션 독은 이용자가 변경할 수 있고 독의 오른쪽에는 최근에 사용한 앱이 표시된다. 앱이 실행 중인 상태에서는 아래에서 위로 가볍게 스와이프를 하면 어플리케이션 독이 나타난다. 이 상태에서 독에 있는 앱을 드래그해 멀티태스킹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또 앱들간 데이터를 드래그앤드롭(Drag & Drop)으로 공유하고 전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진앱에서 사진을 드래그해 메일 앱에 바로 첨부할 수 있다. 또 iOS에서도 파일 관리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로컬 파일뿐만 아니라 클라우드에 있는 파일 및 폴더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완전히 바뀐 iOS 11 앱스토어

 

 아이패드에서의 이러한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7년 WWDC에서 10.5인치짜리 새 아이패드를 소개함과 동시에 iOS11에서 생산성을 더욱 높인 아이패드의 신기능이 강조됐다는 점은, 아이패드가 맥북의 기능을 본격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터치스크린의 강점을 살려 오히려 맥북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사용자 경험에 기반한 생산성 강화를 앞으로 더 표방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아이패드 프로가 키보드, 펜슬과 같은 액세서리와 번들됐을 때의 모습은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를 연상시킨다. 비록 서피스 세일즈가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상태이지만, 실제 서피스를 사용한 사람들의 만족도는 꽤 높은 편이다. 태블릿끼리의 비교에서도 사용자의 만족도는 애플의 아이패드를 능가하고 있다. 이런 점을 애플이 간과하고 있지 않음을 이번 iOS 11에서도 알 수 있다.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WWDC 2017에서 iOS 11의 주연은 아이폰이 아닌 아이패드다. 애플의 노트북 라인업에서 이미 그 징조는 나타나고 있다. 맥북에어는 이미 사라졌고, 이를 대체한 맥북의 후속 제품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가장 하이엔드급인 맥북프로에 띠 모양의 터치스크린을 도입, 태블릿의 경험을 살짝 얹은 부분도 무언가 더 큰 변화에 대한 사전 실험인 것처럼 보인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iOS 11 발표를 보며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를 무기로 밖으로는 서피스 프로와 승부를 벌이며, 안으로는 휴대형 컴퓨터의 파괴적 혁신을 이끌어 낼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한국인터넷진흥원 (KISA)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