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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길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는?

2017-07-20강동식 기자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의 활약(?)과 자율주행자동차, 빅데이터 분석 등 여러 가지 정황을 통해 기존의 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무대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급격한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4차 산업혁명은 지구촌 경제주체들에게 많은 변화를 요구한다. 특히 우리의 삶과 직결된 문제는 일자리의 변화, 그리고 일하는 방식의 변화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주도와 일자리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쉽지 않은 목표를 내걸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매우 중요한 순간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의 변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따른 개인과 기업, 사회의 변화 방향을 살펴본다.

 

 

새 정부의 두 마리 토끼 잡기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야 한다며 관련 공약을 쏟아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을 위해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창업 확대와 중소기업 육성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또 신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제거하고 스마트제조업 부흥을 꾀하는 것과 함께 미래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 양성에 힘쓸 방침이다.

또 현재 일자리 확대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11조 원에 달하는 추경 예산의 중점 목표 역시 일자리 확대에 맞춰져 있다. 이른바 ‘일자리 추경’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내건 4차 산업혁명 주도와 일자리 확대는 필연적으로 상충하는 키워드라는 점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 초기 최대 정책목표는 일자리 확대에 맞춰져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을 마친 후 이용섭 부위원장 등 위원들과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사진=뉴스1]

 

4차 산업혁명 대응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같은 첨단 ICT 기술을 바탕으로 각 영역에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 한편, 전통산업의 혁신까지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일자리로부터 인간의 점진적인 퇴출을 전제로 한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은 일자리의 미래와 관련해 2020년까지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늘어나는 일자리는 200만 개 정도로 예상했다. 즉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자동화를 통해 수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력의 투입을 감소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로봇을 도입한 생산현장에서 노동자를 퇴출시키고,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면 화물트럭 운전사가 사라지는 것이다.

로봇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드니 브룩스처럼 “로봇의 개념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부분을 채우는 것이며, 산업 현장에서 로봇은 인간을 보조하고 협업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거부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수일을 따르는 기업의 선택은 대체로 인공지능과 로봇의 인간 노동자 대체로 귀결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월 개최한 미래 일자리 변화 대응방안 전문가 간담회에서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갈 수도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대체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렇게 되면 실업이 폭증하고 사회적 문제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사회 서비스 분야에 투자해 노동시장에서 일할 기회를 잃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산업혁명이 일자리 수의 감소를 불러 일으켜도 이를 만회하고 남을 새로운 일자리의 출현을 불러와 일자리 총량이 늘어난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이는 사회 전반에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인해 중산층의 붕괴를 가장 우려했다. 중산층의 붕괴는 사회 안전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의 인간 일자리 대체가 저소득자나 중산층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전문직이라고 여겨졌던 고임금 근로자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이러한 예는 이미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트레이더 600명을 2명으로 줄었다. 대신 200명의 IT 전문가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 감소에 따른 일하는 시간의 축소와 함께 일자리 형태의 변화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노동자가 일하는 시간 총량의 축소와 함께 비정규직 형태의 ‘유연한’ 근무방식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확대와 함께 중점을 두고 있는 정규직 확대와 배치될 수 있는 부분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일하는 시간의 축소와 함께 정규직의 축소와 비정규직의 확대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제조업의 생산방식 변화 등에 따른 것으로 스마트팩토리의 경우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전환해 수요 발생에 따라 맞춤형으로 매우 빠르게 생산, 공급하는 형태를 지향한다. 이에 따라 인간이 개입할 여지를 줄이고 인간의 근무형태와 시간도 수요 발생에 따라 빠르게 바뀌는 형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트럭의 등장은 물류 분야의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게 된다.

 

유연생산과 고용불안

이러한 변화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고용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IT는 현재도 아웃소싱, 프리랜서, 온디맨드 서비스 등 정규직 고용 형태와 배치되는 양상이 많은 상황인데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 양상에서 문재인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적극 대응과 일자리 확대라는 상호 충돌하는 정책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가 숙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처럼 밝지 않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는 지구촌 전체를 아우르는 변화라는 점에서 한 국가 차원에서 담을 쌓고 모른 척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주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타당한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가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며,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인공지능의 확대,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따른 일자리 문제 등으로 불안과 공포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강 소장은 “불나방이 될 수밖에 없고, 공포가 있더라도 조금의 가능성이 있다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언급한 것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인간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자동화가 대체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사회안전망의 강화가 중요한 문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 일환으로 현재 논의가 시작된 로봇세의 도입, 기본소득제 시행에 대해 서둘러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상에 대한 대응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지난해 발표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 일자리 변화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 7세 이하 아이들의 65%가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업을 갖고 일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기존의 화이트칼라나 블루칼라 직업군이 아닌, ‘뉴 칼라(New Collar)’라는 새로운 직업군의 부상이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맞춰 기존의 학벌과는 다른 새로운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기업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대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근면 성실을 바탕으로 장시간 노동을 통한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러한 생각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 전반적으로는 장시간 노동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일하고 있지만, 생산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수면시간의 부족으로도 나타난다. 한국인은 서구권 국민들에 비해 1시간 가량 덜 자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는 생산성은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은 ICT 분야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게임 업계에서 는 ‘크런치 모드’로 불리는 초고강도 노동환경이 유지되고 있고, 많은 스타트업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때로 과로사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처럼 여전히 장시간 노동에 의존하는 것은 서구권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의 도입을 통해 현재보다 나은 업무 성과를 내기 위한 고민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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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큰 약점으로 부각될 
우리 기업들의 낮은 협업 문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과측정방식의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큰 약점으로 부각될 우리 기업들의 낮은 협업 문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과측정방식의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정수 소장은 “우리는 압축 성공을 경험한 기존의 경영진이 여전히 근면성실을 강조하고 열심히 일할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른바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시대’는 끝났다”며 “변화되는 상황에 맞춰 새로운 조직문화가 싹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소장은 “구글의 경우 프로젝트 베이스로 수행하는데, 프로젝트에 따라 여러 부서에서 전문가들이 모여 모두 평등하게 일하고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로 평가받기 때문에 (같은 양의 일을 하면서도) 성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강 소장은 이어 “반면, 우리는 여전히 부서별로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유도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조직이기주의를 낳을 수밖에 없어 진정한 의미의 협업이 불가능하다”며 “평가방식의 변화를 통해 전문성을 가진 구성원들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