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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족시대, 노인 위로하는 로봇이 뜬다

2017-07-12마송은 기자

 

영화 ‘로봇 앤 프랭크’는 노인 치매 환자 프랭크와 가정용 로봇이 한 집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로봇은 치매에 걸린 프랭크에게 말동무가 돼주고 함께 생활을 한다. 로봇은 또 전직 도둑이었던 프랭크와 새로운 도둑질을 도모하면서 동료로서의 역할(?)까지 맡는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프랭크와 로봇이 함께 만들어 가는 우정을 지켜보는 것이다. 과연,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상을 공유하면서 교감을 나눌 수 있을까.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치부해온 일들이 현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로봇이 노인을 위로하는 것은 물론, 건강도우미로 사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초 노인 간호 로봇 등장

6월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시도별 장례인구추계(2015~2045)에 따르면, 유소년인구(14세 이하) 100명 당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율을 나타내는 노령화 지수가 2015년 93.1명에 이어 2017년 100명을 넘어서고, 2045년에는 352.7명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된다. 고령화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노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201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노인 간호 보조로봇 ‘KIRO-M5’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의사표현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노인의 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기저귀 센서를 활용해 노인들의 기저귀 교환 시점을 알려주기도 하고, 병실에 있는 노인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실시간으로 전하는 역할도 맡는다.

실제로 이 로봇은 노인전문간호센터 등에서 노인요양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KIRO-M5는 수시로 병실을 돌면서 병실 환자들의 상태를 살피기 때문에 간호사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환자의 위급 상황을 막아 주는 역할도 맡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치매로봇 ‘실벗’의 경우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노인들의 치매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노인들의 인지 능력 향상을 위한 퀴즈, 노래 맞추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저장돼 있다. 이 로봇은 현재 실버타운과 치매 지원센터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2015년 대한간호학회지에 실린 ‘실버케어로봇 프로그램이 시설 노인의 인지기능, 우울,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논문에 따르면, 실버케어로봇 프로그램이 시설 노인의 건강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실버케어로봇 프로그램은 인간의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고,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높인다”고 밝혔다.

영화 ‘로봇 앤 프랭크’는 인간과 로봇이 일상을 공유하며, 감정을 교류하는 모습을 그린다. 오른쪽 사진은 세계 최초 감정 인식 퍼스널 로봇 ‘페퍼(Pepper)

 

 “실버케어로봇 프로그램은 인간의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고,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높인다”

 

애교부리고 사람 얼굴 표정 읽는 감성 로봇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에 의해 사람의 손짓을 인식해 표정을 바꾸고 애교를 부리는 로봇도 등장했다. 한재권 한양대학교 융합시스템학과 교수팀은 온몸이 털로 덮여 있는 가로, 세로 25㎝ 크기의 로봇 ‘에디’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털에 정전기 변화를 감지하는 전도성 실이 들어있어 주변과 교감할 수 있다. 이 로봇은 고성능 모터가 달려있어 마치 애완 로봇처럼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기도 한다.

연구팀은 “에디는 인간과 교류할 수 있는 감성 부분에 집중한 로봇”이라며 “애완 로봇의 개발을 위한 시도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인간과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로봇으로는 일본의 ‘페퍼(Pepper)’가 유명하다.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페퍼는 1만 대 이상이 판매됐으며, 감성 기술 발전의 사례로도 꼽힌다. 사람의 표정 변화와 목소리 톤을 통해 감정을 파악할 수 있다. 카페, 식당, 미용실 등에서 활용되다가 최근에는 요양시설에 투입돼 외로운 노인들의 친구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노인 치매환자의 요양을 위한 로봇도 나왔다. 한국 로봇융합연구원의 ‘KIRO-M5’(왼쪽)와 MIT 학생들이 만든 애완로봇 ‘아기수달 올리’.

2005년 처음 상용화된 아기 하프물범 모양의 로봇 ‘파로(Paro)’ 역시 감성 로봇이다.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가 개발한 이 로봇은 요양시설 수용자, 입원환자, 간병인 등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개발됐다. 촉각, 시각, 청각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내장돼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경치료용 의료기기로 인정받기도 했다.

이밖에 MIT 학생들이 치매환자의 우울증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애완로봇 ‘아기수달 올리(Ollie the Baby Otter)’를 비롯해 프랑스 알데바란의 ‘나오(NAO)’, 영국의 ‘카스파(KASPAR)’ 등 다양한 감성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많은 국가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듦에 따라 심리치료용 애완 로봇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민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은 “고령화 시대에는 심리치료형 애완로봇 시장이 커지면서 로봇의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본다”며 “애완로봇이 노인 요양원뿐 아니라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성 로봇에 대한 과학자들의 ‘말말말’

“사람이 쓰다듬으면 반응을 하는 강아지 모양의 로봇이 실제로 쓰다듬는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은 아니다. 로봇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것 역시 실망감을 낳을 수 있으며 기계는 기계로 남는 것이 좋다.”

- ‘로봇의 아버지’ 로드니 브룩스 리씽크로보틱스 회장

“로봇의 외형이 사람과 비슷해질수록 인간의 로봇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강한 거부감을 갖게 된다.”

- 일본 로봇 과학자 모리 마사히로

[테크M= 마송은 기자(running@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1호(2017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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