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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트럼프 당선이 보여준 직업위기의 경고등(하)

2017-06-02독점제휴= MIT테크놀로지리뷰

 

[테크M= MIT테크놀로지리뷰 독점제휴]

인공지능과 고도화된 자동화가 미래의 직업 시장을 어떻게 바꿀 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어떤 직업이 대체될지, 얼마나 빨리 그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예상은 매우 여러 가지다.

흔히 인용되는 2013년의 한 연구는 오늘날 미국의 일자리 중 47%가 쉽게 자동화될 수 있으며 따라서 향후 10~20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른 보고서는 여러 직업들이 자동화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따라서 기계에 의해 사라질 직업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연구는 미국의 일자리 중 9%가 매우 위험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일자리 문제의 다른 한축, 곧, 얼마나 많은 직업이 다시 생길 지에 대해서는 아직 누구도 알지 못한다. 1980년대에 누가 수십 년 뒤에 앱 개발자를 위한 시장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을까?

지금까지 새로운 기술은 일자리를 크게 늘여왔다. 하지만 언제나 이 원칙이 지켜질 것이라고 보장하는 경제학의 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경제학자들은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일으킬 변화에 대해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MIT의 에이스모글루 교수는 “인공지능은 이제 시작단계”라며 “인공지능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더욱이 직업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한다.

그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기술이 얼마나 인간을 대체할지, 또는 기계가 얼마나 사람의 일을 도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지난 수십 년 간, PC와 인터넷, 그리고 다른 기술들은 은행의 창구직원과 마트의 점원, 그리고 다른 반복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을 대체했다.

하지만 이들 기술은 사람들의 능력을 보완했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될까?


그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더해질 경우 직업을 대체하는 현상은 더 광범위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자동화와 인공지능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쉽게 빼앗을 수 있는 기술일 뿐 아니라, 과거 기술변화의 사회적 효과를 완화시켰던 정부의 정책이 큰 효과를 보기 힘든 기술일 가능성이 있다.

백악관의 보고서는 자동화로 직업을 잃은 이들을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직업을 찾는 이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규모를 키울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프로그램이 정치적으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나는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다음 파도가 몰려오고 있음에도 우리가 적절한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버드의 경제학자 로렌스 카츠의 말이다.

카츠는 20세기 초 미국의 2차 교육기관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농업 기반에서 제조업 기반으로 산업이 옮겨가는데 도움을 줬다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지금이 바로 교육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몇몇 지역은 커뮤니티 칼리지의 훈련 프로그램을 지역 기업들의 요구에 맞춰 성공적으로 연계했지만 다른 지역은 그렇지 못하며 연방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는 이 결과 “여러 곳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의 활용은 소득 불균형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득을 보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간 소득 격차를 벌리고 있다. 미국 중서부와 실리콘밸리 지역에 디지털 기술과 자동화가 매우 다른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 백악관의 전문가들이 쓴 보고서를 읽어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선거 이후 분석에 따르면 각 지역의 투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확실한 기준은 해당 지역의 실업률이나 소득이 아닌 ‘반복적인’ 직업의 비율, 곧 쉽게 자동화될 수 있는 직업의 비율이었다. 반복적인 직업이 높은 지역은 압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그리고 시계를 뒤로 돌리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그의 메시지를 지지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에 대한 경제적 불안은 현실의 문제이며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기술적 진보에 후퇴는 없다. 우리는 이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수많은 이들을 재정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생산성의 정체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의 발전은 의약 등 다른 분야에서 우리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것이다. 우리가 이 기술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이들이 이득을 보도록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는 자동화와 이를 추진하는 이들에 대한 사회의 분노를 부채질할 위험이 있다.

그 결과가 직접적인 정치적 역풍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고 해도- 비록 러다이트 폭동의 예가 있긴 하지만- 신기술의 수많은 가능성들을 받아들이도록, 그리고 여기에 투자하도록 만들지 못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최근의 흥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공지능은 이제 시작 단계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맑은 날에는 잘 동작해도 안개나 눈이 내리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있으며 위기 상황에서 믿고 맡기기도 부족하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수많은 데이터에서 복잡한 패턴을 파악할 수 있지만 아이 수준의 상식이나 두 살 난 아기의 언어 능력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수많은 기술적 문제들이 남아있다. 인공지능이 자신이 가진 경제적 가능성을 모두 활용하려면 우리는 기술에 신경 쓰는 만큼 사회적, 직업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9호(2017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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