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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트럼프 당선이 보여준 직업 위기의 경고등(상)

2017-06-02독점제휴= MIT테크놀로지리뷰

 

인공지능은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상을 크게 바꾸겠지만 
그  혜택이 모두에게 고루 돌아가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테크M 독점제휴= MIT테크놀로지리뷰]

지난해 10월, 우버는 자율주행트럭으로 미국 포트 콜린스에서 콜로라도 스프링스까지 200km의 고속도로로 버드와이저 맥주를 날랐다. 트럭에는 사람이 하나 타고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운전석 뒤 침상에서 자동화된 시스템을 관찰하며 보냈다. (이 시범주행 몇 주 전, 우버는 피츠버그에서 무인주행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우버가 최근 인수한 오토의 자율주행트럭은 놀라운 최신 기술의 집합이며(테크M 4월호, MIT선정 10대혁신기술 참조) 커다란 정치적 문제가 될 수 있는 경제적 변화의 다른 신호이기도 하다.

자율주행트럭과 자동차가 도로를 언제쯤 지배하게 될지는 확실치 않다. 지금 자율주행을 표방하는 자동차들은 역할이 없더라도 운전자의 동승을 요구한다.

지난해 12월 미국 행정부가 발간한 보고서의 부록A는 이로 인해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잠재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 과학 자문단이 발간한 ‘인공지능, 자동화, 그리고 경제’ 보고서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 어떻게 일자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명쾌하게 보여 주고 있으며, 이러한 격변의 시대를 대처하는 방법들을 자세하게 나열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미국에서만 220만 명에서 31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기에는 항상 고속도로 위에 있는 대형 트럭 운전사 170만 명이 포함돼 있다.

이 보고서는 이들 트레일러 운전사들이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이들에 비해 노동시장에서 더 높은 소득을 누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이들이 만약 직업을 잃는다면 그 처지가 더욱 곤란해 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백악관의 보고서를 읽으며 이후 일어난 미국 대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대선을 판가름한 것은 오랫동안 러스트 벨트라고 불렀던 몇 개의 중서부 주다.

이 지역의 많은 유권자들은 경제를, 아니 정확히 말하면 좋은 보수를 받는 직업이 사라지는 문제를 중요한 선거 이슈라고 여겼다.

대선 기간 동안, 캠프에서는 좋은 직장이 사라진 이유로 세계화와 공장의 해외이전을 들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에 대한
경제적 불안은 현실의
문제이며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기술적 진보에
후퇴는 없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은 어떤 면에서 미국의 중산층에 의해 국내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제조를 하던 시절에 대한 넋두리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은 해당 지역 공장에서 일자리를 줄이고 중산층의 배를 곯게 한 주범이 세계화가 아닌 자동화라고 주장한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시카고컨벤션홀에서 열린 그의 작별연설에서 수천 명의 관중들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앞으로 일어날 경제적 지각변동의 물결은 다른 나라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수많은 중산층의 직업을 없앨 무자비한 자동화의 물결입니다.”

백악관의 보고서가 지목한 것은 이들이 2010년 쯤 시작됐다고 말하는 인공지능의 물결이다.

2010년, 기계학습과 빅데이터 기술의 진보, 그리고 컴퓨팅 파워의 향상은 이미지를 인식하는 등의 과제에서 전례 없이 높은 정확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의 보편적 활용과 자동화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보고서는 말한다. 이와 함께 직종이 사라져 소득의 불평등이 커질 것이라는 문제점도 지적한다.

적어도 지금은 “낮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자동화에 의해 직업을 잃을 가능성이 더 높다.”

보고서는 아직까지는 자동화가 고숙련 노동자를 대체하지는 못했다고 말하지만, “인공지능과 새로운 기술들이 더 발전할수록 인간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이는 영역은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노동 경제학자들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가져올 실업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왔고, 백악관의 보고서는 그들의 결론을 성실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들은 로봇에 의해 인간이 전혀 일을 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 당면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러한 ‘노동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아직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며, 보고서 역시 크게 다루지 않는다. 반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훨씬 우려스러운 일이다. 바로 일자리의 종류가 급격하게 바뀌는 현상이다.

바로 이 점에서 보고서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곧, 워싱턴의 정치인들에게 자동화와 지금 한창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지, 왜 지금 기술에 의해 밀려나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준비하지 못한 이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교육과 노동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지 강조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불보듯 명백합니다.” MIT의 경제학자 대런 에이스모글루는 정치인들이 자동화가 일자리를 바꾸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자동화는 제조업을 비롯한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을 대체해왔다. 그는 이제 자동차, 철강, 제약, 요식업, 배송 등 다양한 직종에 인공지능과 로봇이 활용됨에 따라 그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아직 논쟁을 시작하지도 못했고 그저 문제를 숨기고만 있었을 뿐”이라고 경고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9호(2017년 5월) 기사입니다>